테디는 자신도, 포켓도 삼일 전부터 한 끼도 먹지 못했는데 어제부터 갑자기 포켓의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정신과 응급실에 왔으나 응급실에는 강아지를 데려올 수 없다는 이야기가 떠올랐고, 입원 병동에 가면 몰래 강아지에게 먹을 것을 주면서 생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는 것이었다.


  강아지를 데리고 입원하는 것은 규정상 불가능했다. 결국 다시 오랜 팀 회의 끝에 우리는 테디에게 강아지는 입양 센터에 보내고 그는 노숙자 쉼터로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포켓이 안락사당하지 않겠느냐는 테디의 질문에 입양 센터를 잘 아는 동료 레지던트가 ‘그럴 일은 없다’고 안심시켰다. 테디는 예상 외로 순순히 우리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그는 뉴욕의 추운 겨울로부터 포켓을 지킬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러고는 우리에게 잠시만 자리를 비켜달라고 부탁했다. 우리가 자리를 뜨자 늘 밝았던 테디는 포켓을 안고 자식을 잃은 엄마처럼 목 놓아 울었다. 굳게 닫힌 문 사이로 새어나오던, 그 깊은 흐느낌을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 밀리의 서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