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변모에 대한 역설이 있다. 우리의 상상력은 세계가 돌아가는 방법에 대한 기존의 지식에 구속되어 있기 때문에 가장 위대한 변모가 어떻게 다가올지 우리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친숙한 것들과 완전히 동떨어진 사건과 만날 때, 현실의 지도가 변화하고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되도록 떠밀린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기적 같은 발명품들이 쏟아진 끝에 지금 내가 비행기에서 무선 인터넷에 접속된 디지털 태블릿으로 플라톤을 읽을 수 있으리라고는 절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역설은 문명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상상력에도 적용된다.

불행한 집착이 중독적으로 반복되는 이유는 실망감 자체가 마약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위대한 사랑이라도 오직 "일시적"으로만 존재한다는 사실에 우리는 절망해야 하는가, 기뻐해야 하는가? 시간에는 탄성이 있어서 사랑의 깊이와 정도에 따라 수축하고 확장하지만 결국 그 양은 한정되어 있다. 책처럼, 삶처럼, 우주 자체처럼 유한하다. 그러므로 사랑의 승리는 용기와 성실함에 있다. 그 용기와 성실함으로 우리는 초월적인 일시성이 우리를 결합시켜주는 사랑의 순간을 살아가며, 똑같은 용기와 성실함으로 그 사랑을 떠나보낸다.

혁명가가 된다는 것은 곧 상상력을 펼친다는 뜻이다. 친숙한 것의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질서를 머릿속에 그리며, 새로운 질서 안에서 얻게 될 것이 잃어버릴 것이 주는 잘못된 위안을 뒤덮고도 남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