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오류는 아이디어 시장의 작동 방식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다. 데일리 코스 구독자의 80퍼센트가 민주당 지지자라는 사실은 전혀 걱정거리가 못 된다. 그건 마치 맥도널드 손님의 80퍼센트가햄버거를 좋아한다고 걱정하는 거나 다름없다. 데일리 코스나 맥도널드가 제공하는 상품으로 미루어 오히려 그런 결과가 안 나오면 이상한 일이다. 진짜 우려해야 할 일은, 민주당 지지자의 80퍼센트가 데일리 코스만 읽을 경우다. 총인구의 80퍼센트가 맥도널드 햄버거만 먹으면 심각한 공중보건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현상황이 그 지경에 이르렀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독자는 온라인으로 편파성 적은뉴스를 직접 찾아나서는 것일 뿐, ‘내 맘대로 뉴스라는 자기도취에빠진 건 아니라는 뜻이다. 사람들이 기존 편견을 재확인받으려는 목적으로 온라인 미디어를 소비한다는 근거는 없다. 사실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이유는 편향성이 덜해 보이는 정보, 다른 데서는찾아볼 수 없는 뉴스를 찾기 위함이다. 주류매체는 사망할지 모르나,
민주주의는 아마 그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 건강해질 것이다.

하지만 투표율이 한 나라의 민주주의를 진단하는 그렇게 대단한 척도일까? 역사를 되돌아보면, 국민들이 정치에 ‘도에 지나치게 참여하던 사회라는 게 존재했다.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에는 체육관, 음악연주단, 야외활동 동아리 할 것 없이 시민사회의 거의 모든조직이 정당 노선을 따라 조직됐다. 이 과열된 민주주의 체제 아래에서 투표율은 사소한 선거에서조차 어김없이 80퍼센트 이상을 자랑했고, 독일인들은 공적 영역에서 취하는 모든 행동이 자신의 암묵적인정치 성향을 반영한다는 사고방식에 익숙해졌다. 독일사회가 이렇게심하게 정치화되어 있었던 덕택에, 집권한 나치는 그런 조직들을 너무나 쉽게 재조직화할 수 있었다. 시민사회를 새삼 새로 정치화할 필요 없이, 이미 위태롭게 정치화된 조직을 나치화하기만 하면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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