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하다는 기분이 들 때의 상황이 나와 너무 다른 점에 대하여

그리고 공포도,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맴돌았다. 이 세계에 내 자리가남아 있겠어? 내가 말하고 싶은 것, 쓰거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루리야가 이미 다 보았고 말했고 썼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나는 너무 분해 그 책을 반으로 찢고 말았다(결국도서관 반납용으로 한 부, 내 것으로 한 부 해서 새 책으로 두 권을 사야 했다).

한번은 신경학과에서 시험을 쳐서 학생들 점수를 매겨달라고 했다.
나는 평가서를 제출하면서 전원 A를 줬다. 학과장이 분개해서 물었다.
"어떻게 이 학생들 전부 A를 받을 수 있습니까? 이게 무슨 애들 장난인 줄 알아요?"
나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장난이 아니라고, 개별 학생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그 학생의 뛰어난 점이 보였을 뿐이고, 내가 모두에게 A를 준 것은 무슨 얼치기 평등주의를 실현한 것이 아니라 각 학생고유의 두드러지는 점에 점수를 준 것이라고, 나는 어떤 학생이건수나 시험 성적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느꼈다. 어떤 환자는 그렇게할 수 없듯이. 그 학생의 다양한 면면을 접해보지 않은 내가 어떻게 평가를 내릴 수 있겠는가? 그들의 공감 능력과 배려심, 책임감과 판단력같은 점수를 매길 수 없는 자질은 또 무엇으로 평가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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