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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닌 1
아사노 이니오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소라닌, 벼르고 별러서 샀는데 멍청하게 2권이 있는지 모르고 1권만 샀다.
2권을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감상을 적는 이유는 2권을 살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왜 2권을 사지 않느냐 하면, 뻔할 것 같아서다.
많은 알라디너들이 격찬한 이 만화책에게 ‘뻔하다’라는 수식어를 쓰는건 좀 미안하지만,
주인공들이 고민하는 내용이나 말들이 식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왜 나만 이렇게 감동을 못 받는지 반성해봤다.
아무래도 그녀들과 그들의 사고방식이 나랑 너무 비슷해서 그런 것 같다.
아무래도 그녀들과 그들의 생활방식도 너무 비슷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니 죽을 때까지 찾을 수 없는, 답 없는 고민 내용도 너무 비슷한 건 당연하다.
나는 아마 막연히, 좀 더 신선한 것을 기대했나 보다.
예를 들어,
프리터로 일하는 남자 주인공이 프리터 생활도 지겹고 돈을 위해 자기 꿈을 포기하는 것도 싫어서 음악을 하기로 하고 밴드를 구성하고 자신만의 음악을 CD에 담는 과정까지는 식상하더라도 괜찮다.
그러나 그런 그가 음반사에서 연락을 받고 신이 나서 뛰어갔지만, 음반사에서는 아이돌 가수의 백밴드를 제안하므로 거절하고 다시 좌절하다가 프리터로 돌아가는 과정, 거기다 음반사의 매니저 역할의 남성이 (알고보니) 한 때는 꿈을 이루기 위해 좋은 음악을 하기도 했다라는 설정은, 너무 너무 식상하다.
숱하게 드라마나 영화 (라디오스타 같은)에서 봐온 것이지 않은가.
고민에 대한 답을 달라는 건 (당연히) 아니다.
다만 고민을 그리는 깊이가 모자라다고 느낀다.
만화책이라서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깊이를 줄 필요가 없다면, 그저 담담하게 그린 거라면, 물론 이 정도면 훌륭하다.
하지만 작가로서는 적어도 다른 만화책들과 차별되는 깊이를 주고 싶었던 것만 같다.
그래서인지 지나치게 사변적이고 현실감이 떨어지는 대사가 많다.
우리 시대의 청춘 군상, 혹은 자본주의 시대의 싱글 라이프를 그리는 것에 조금 더 요령 있는(?) 재간을 부리는 작가가 있다면, 오히려 <무슈장>의 작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일까. 그러고보니, 이 만화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런 ‘요령을 피우지 않는 점’을 높이 사는 것일게다.
훔, 이도 저도 아니고, 그냥 내가 늙은 나이에 이런 만화를 보니 감흥이 없는걸까.
오늘의 새꼬롬한 날씨처럼 애매한 기분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