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 창해 맑은내 소설선 3
이승우 지음 / 창해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식물들의 사생활도 그러더니,

또 이런다.

뭔가 있을 법해서 자꾸 열심히 읽고 싶은데, 그 뭔가를 구태여 안 보여주니, 감질맛이 나고 읽고나서 시원하지가 않다.

불륜의 이야기이지만, 우연의 사랑을 철저히 믿는 작가의 힘이 작품 전체에서 진하게 배어나오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격정의 사랑 이야기를 자신이 흠뻑 빠져서 내쳐 쓰지 않는 이 작가의 경직을 어떻게 받아주어야 할 지 난감하다.

아무래도 나에게 이제 비극적인 사랑의 소재가 끌리지 않는걸까.

고개를 갸우뚱하며 책장을 덮고 어디엔가 있다는 광화문 땅굴을 그려보지만, 어둑하고 추울 뿐 아늑할 거라는 사랑의 보금자리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

식물처럼 사생활을 갖는 여리면서도 질긴, 울음을 애써 참고 눈에 핏발을 세운, 이런 사람을 이제 이쁘게 보지 못하는건가.

아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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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의동화 2006-11-22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우의 소설을 무슨 이유에서인가 읽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었죠,
아마도 공지영이나 김영하와는 또 다른 이유였던 것 같은데,
불륜의 이야기라니 한번 읽어볼까 합니다 ^^
시차적응에는 '한잔~' 아시죠? 총총

치니 2006-11-23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륜의 동화 / 맞아요 또다른 이유였을거에요. 어쩌면 저와 비슷한 이유일지도.
'한잔 ~ ' 으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