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이 유우가 나오는 영화는 아마도 처음? 얼굴은 많이 봤으나 요렇게 동안인지 몰랐다.
은근 귀엽고.. 캐릭터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특히 입고 나오는 옷이 알록달록했는데 참 잘 어울리네 싶더라
만화원작은 보지를 못해서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다.
(사실 특별히 대단한 내용이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대단히 두드러지는 캐릭터도 없었던 것 같다.)
청춘, 대학, 사랑, 타인과의 소통, 예술, 여행, 방황, 추억, 땀, 좌절, 눈물, 실연(또는 시련), 외로움...
영화가 시작되고 처음 부터 몰입이 되지 않았다. 영상도 괜찮고 배경음악, 배우들도 나쁘지 않았는데도 중반부에는 하품이 나오기까지 하더라.. 순간 알았다. 저건 지나간 나의 청춘이구나.. 현재가 아니고 미래가 아닌 지나간 청춘이기에 하품이 나오는거구나.. 이런..
대학 때는 줄곧 혼자 영화를 보러 다녔다. (그것도 남들이 잘 안보는 영화.. 이런건 같이 볼 사람이 별로 없다;)
그 때에는 가끔 등장하는 장면들과 흘러나오는 음악, 장소, 배우의 말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내내 마음이 뭉클했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오늘 '이런..'하고 놀랐던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고 흙을 빚는 학생들이 나오는 영화에 나오는 캔버스, 물감과 물감에 젖은 손 등등을 보면서도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음이 너무 서글프다. 그 옛날 그런 장면이 나올때면 으레 물감 냄새까지 느껴지던 때가 있었는데..
그렇게 스스로 좌절하고, 신파극 흐르듯 늙어지는 내 영혼에 미안함을 느끼고 있는데 정신이 벅쩍 들었다.
'내가 최고다!!'
'청춘이 최고다!!'
라고 외치는 주인공이 있었다. 바다로 떠난 5명의 주인공들은 젊었고 그야말로 청춘이었다.
청춘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본적이 있다. 그 때에는 나도 그녀도 청춘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그래 정말 청춘이다 청춘...' 하고 감탄하며 그림을 보았었다.
그에 비하면 청춘이라는 말이 낯설었던적이 더 많다. 역시 멋진것은 낯선것일까.
나는 아직 청춘이란 무엇인지 알지 못할 때 청춘을 빠져나온 것 같다. 그래서 분하고 슬퍼졌다.
그러나 짧은 시간동안 이런 생각도 들었다.
돌이켜보면 너무도 힘겨웠던 시간들이 지금은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되는 때가 있다.
추억이라고 하기엔 잔인하지만 젊었기에 힘들고 슬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그 때.
그렇다면 분명 지금 내가 허망해하는 이 순간도 지나고 나면 '청춘'이었지 않을까.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슬프다면 좀 더 슬퍼하고 기쁘다면 좀 더 기뻐해야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아파서 흘리는 눈물도 감동적인 것이 '청춘'이니까.
그래, 영화 속 대사처럼 "이 것은 이것대로 청춘이겠지"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던 중반이 지나는데 다케모토 군의 대사 때문에 주변이 환해졌다.
"도망갈 때가 아니다. 지금 도망가면 전부 없었던 걸로 되버린다."
점점 뭔가를 할 수 없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더 지나면 지날 수록 더 약해지고 말거라는 생각.
그런 생각들이 나이듦을 두렵게 했고, 현재의 어려움으로부터 도망치게 만들었다.
지금 순간이 쓴 약이 될지라도 지금은 도망갈 때가 아니다. 나는 아직 청춘이니까.
+ 모리타가 거금에 팔린 자신의 조각상을 불태우며 '지금 불타는 것은 돈다발이야'라고 말했을 때
왜 위대한 예술가는 굶주리다가 죽어서야 빛을 발하는지 알게 되었다.
작품이란 분신과 같아서 돈이 개입되는 순간 마치 '물물교환'처럼 되어버린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돈이 개입 된 예술은 공장에서 나오는 여느 제품과 다를바가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시각으로 본다면 예술가도 사람일진데 생계를 위한 돈의 개입이 없다면 참으로 어려운 인생이 되고 말것이다. 그래서 예술은 어려운가보다.
아, 그리고 야옹돌이 신난거 귀여웠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