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내리고, 스키장은 개장을 하고, 구세군은 명동으로 출근하고, 사무실은 점점 더워만지는 걸 보면 겨울이 오긴 온 모양입니다. 물론, 저 같은 경제인(?)들은 SERI 전망(이하 '세리 전망')이 출간되어야 비로소 겨울이 왔음을 실감합니다만. 어쨌든, 하루하루 바쁘게, 세월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는 것도 잊고 살았더니, 어느덧 올 한 해가 다 지나갔네요.


매년 이맘때면 늘 기다려지는 책이 바로 '세리 전망'입니다. 올해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불거진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끌벅적했던 해였기에 더욱 애타게 기다렸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세리'는 우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세계 금융위기 파장과 전망'을 특집기획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죠. 그것도 매년 해오던 세계경제, 국내경제, 산업 전반에 대한 전망들보다 우선하여, '보란듯이' 말입니다. (근데, 현재까지의 판매 추이는 전년만 못합니다. 불황은 불황인가봐요. 다들 내년도 경제 상황을 궁금해할텐데 말이죠..) 

살짝 말씀드리자면, 아쉽게도 세리는 2009년의 세계 경제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글로벌 금융 불안이 깔끔하게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한국을 둘러싼 대외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거죠. 세계 경기 침체는 곧 수출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국내 경기 하락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효과적인 내수활성화 정책이 뒷받침될 경우에는 2009년 하반기를 전후해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세리 전망'을 찾는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날카롭고 정확한 현실 진단을 바탕으로 보다 효과적인 처방전을 제공하는 'economic doctor'로서의 권위와 공신력.. 어쨌든 이번 '세리 전망 2009'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이슈들을 고루 다루고 있어, 직장인, 경영진, 정부관료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필독해야할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
개인적으로, 200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 일관된 컨셉의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그러고보니, 세리 전망 2004~2008은 참여정부 시절에 나온 책이네요. 정권도 바뀌고 했는데도 변함없는 저 표지를 보고있자면, '정권? 바뀌든 말든!'이라고 하는 듯한.. (지난 페이퍼에 이어 또 억지;;)

     


'세리 전망'이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연구 집단의 성과물이라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공황전야'는 어느 개인(더 정확하게는 '야인'이랄까요)의 연구를 집대성한 책이어서 더욱 돋보입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경제토론방에서'SDE'라는 필명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저자는 공학박사로서 경제연구에 몰두해 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이미 지난 1997년 IMF 구제금융 때부터 탁월한 경제 분석으로 필명을 날렸다고 합니다.

사실 '아고라의 SDE님이 쓴 책!'이라 강조하는 것은 온라인 경제대통령이라 불리우는 '미네르바' 열풍에 따른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말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이 '공황전야'는 최근 출간된 수많은 경제분석, 전망, 예측서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책 중의 하나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게다가 약간의 경제 상식만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술술 읽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구요.(사실 제목이나 목차가 주는 임팩트에 비해 그 내용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어렵고 따분한 책들도 많죠..)

제목에서 짐작 가능하듯, 이 책 역시 '세리 전망'과 마찬가지로 한국 경제의 앞날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합니다. 특히 '세계 경제가 이 모양이니 한국 경제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안이한 대응은 한국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합니다. 정부의 무지와 임기응변식 처방 때문에 한국 경제는 이미 '공황 전야'라는 것이죠. 물론 저자 역시 서문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나의 예측이 제발이지 틀리기를 바라는 수많은 한국 국민 중의 하나"임을 밝히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작금의 경제 위기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인 것만은 분명한 것이겠죠. 


그러나 저러나, 제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사람들은 살 거 사고 먹을 거 먹으며 살아갑니다.(물론 조금 줄어들기야 하겠습니다만. 아! 20대는 경제 어려운 줄 모르고 펑펑 쓴다는 기사도 본 것 같군요..) 따라서, 경제 전반에 대한 전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소비 트렌드에 대한 분석이라 하겠습니다. 기업이나 개인사업자들에게는 특히 더 그렇겠죠.

2007년부터 주요 일간지에 '올해의 트렌드 예측'이라는 신년 특집 기사들이 실리기 시작했는데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 주인공은, 2008년의 트렌드 키워드가 MICKEY MOUSE(각 단어의 머리글자를 따온 말이죠)라고 발표하기도 했었던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입니다. 지난 2005년부터 트렌드 전망(특히 소비트렌드)에 몰두해 온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김난도 교수를 중심으로 보다 과학적인 트렌드 예측 방법론을 개발하고 축적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합니다.

올해는 그 노력의 결실을 아예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제목은 '트렌드 코리아 2009'인데요 왠지 기념비적인 일이라고나 할까요. 세리 전망과 같이 매년 계속될 것만 같은 느낌도 들구요, 그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2009년의 트렌드 키워드는 BIG CASH COW라고 합니다. 이것 역시 각 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조어인데요, 쥐띠 해였던 올해는 MICKEY MOUSE, 소띠 해인 내년은 BIG CASH COW 라 하니 참 절묘하네요. 그런데 억지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그저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져요"라 말하던 오래된 샴푸광고가 떠오를 따름입니다.('비단 샀어'와 비슷한 이름의 샴푸였죠)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있는데요, 제1부에는 2009년의 트렌드 예측과는 별도로 MICKEY MOUSE로 명명했던 올해의 트렌드를 정리하는 시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덤'을 받은 듯 기분이 좋아집니다. 예측이 얼마나 적중했는지, 앞으로의 추가적인 진행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지를 회고하고 점검합니다. 2부에서는 본격적인 2009년 트렌드 예측을 선보이고 있구요.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랄까요, 내년도 트렌드 키워드인 BIG CASH COWI I'm so hot이라고 하는군요! (김난도 교수님 원더걸스 팬이신지? ㅎ)


아, 벌써부터 내년이 기다려 집니다.(나이먹는 것만 빼구요;;) 내년에는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경제는 과연 좋아질까요. 그리고 내년 이맘때 나올 세리 2010에는 또 어떤 글들이 실릴까요. 트렌드 코리아 2010은 나오게 될까요...
당분간은 "예견이 가능하다고 예견할 수 있는가?"라며 검은 백조의 가능성을 생각지 못하는 예측은 엉터리에 불과하다는 탈레브('블랙 스완'의 저자)의 말을 잊어두고, 2009년 전망서들에 몰두해봐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ps.
참, 내년이 궁금하신 분들, 아래 이벤트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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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유랑자 2008-12-1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도 힘내세요 홍MD님 ;

땅이 2009-01-19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지안... 정경원입니다.

홍MD님 계속 힘내세요~! ㅋㅋ

K군 2009-02-20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홍MD님 건강 유의하시고 힘내세요 ㅠ,.ㅠ 으엉엉

안티크 2009-02-2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200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 일관된 컨셉의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 저 역시도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매년 다 읽지도 못하는(저에게는 어렵습니다;) 책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엠디님의 2009년 1, 2월은 기다린만큼 좋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시크릿>을 버리면 <꿈꾸는 다락방>이 보인다" - <노 시크릿> 203쪽

이런 걸 삼위일체라고 하나요. 제목, 표지, 저자가 한데 어우러진 문제작이 출간되었습니다. 눈에 확 띄는 저 새빨간 표지에 저자는 <꿈꾸는 다락방>의 이지성, 제목은 아주 직설적이고 용감하게도 <노 시크릿>입니다. 내용 여하를 떠나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기에 충분한 책입니다.

책 표지에 '시크릿은 없다. 최고의 실력을 갖춰라!'라고 써있듯, 노골적으로 전세계적 베스트셀러 <시크릿>을 비판합니다. 이는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죠. 하지만 문제가-혹은 논란이 되는 것은 이 책을 쓴 저자가 <꿈꾸는 다락방>을 쓴 이지성씨라는 점입니다.

<꿈꾸는 다락방>의 부제를 기억하시나요? 놀랍게도(?)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 입니다. 그렇다면 <시크릿>의 핵심은요? 간절하게 원하면 온 우주가 당신을 도울 것이라는 '끌어당김의 법칙'이었죠. 이쯤 되면 이런 의문을 품을 법 합니다. '아니, <노 시크릿>의 이지성 역시 <꿈꾸는 다락방>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으면서 이래도 되는거야?' 라고..

이 당연한 의문에 대한 답은 <노 시크릿>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저자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죠.

"내가 보기에 <시크릿>은 힌두교를 변질시킨 미국식 자본주의 명상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우주를 종처럼 부리고 카탈로그처럼 넘기면서 현금을 주문하라고 충동질하는 책이다. 당신은 신이다, 라는 뉴에이지 메시지를 충실하게 전하는 책이다. 대가 지불의 법칙에서 말하는 행동과 노력이 쏙 빠진 책이다. 아니 대가 지불의 법칙을 따르면 오히려 실패한다고까지 말하는 책이다. 사랑과 용서 등에 관한 멋진 조언도 하지만 이 또한 철저하게 뉴에이지의 입장을 따르고 있다. <꿈꾸는 다락방>을 한국판 <시크릿>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꿈꾸는 다락방>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가?"

물론 <시크릿>만을 대놓고 비판하는 책은 아닙니다. <꿈꾸는 다락방>에 대한 변명이나 홍보만을 위한 책도 아니구요. 저자가 진정 답답해 하는 것은 <시크릿>에 열광하는 일종의 '현상'인 것입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실현하려는 무서운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노 시크릿>을 통해 저자가 말하는 핵심이라 하겠습니다.

거대한 베스트셀러 앞에 도전장을 던진 또 한 명의 베스트셀러 작가 이지성. 그의 주장이 얼마나 먹힐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만, <시크릿>과 <꿈꾸는 다락방>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며 읽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실천하는 당신이 아름답다" - 다들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결국,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 하겠습니다. <시크릿>을 읽고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비밀'을 알았든, <꿈꾸는 다락방>을 읽고 다락방에 올라가 생생한 꿈을 꾸게 되었든 말입니다.

때마침, 10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이자 자타공인 대표 자기계발서로 손꼽히는 <이기는 습관>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실천편 격의 책들도 출간되어 화제입니다.

<이기는 습관>의 저자 전옥표박사의 신작 <동사형 인간>은 '습관'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행동전략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이기는 습관>이 '숙련된 조교의 시범'이라면 <동사형 인간>은 '준비된 사수로부터 사격 개시!' 정도가 될 것 같네요. (억지인가요?;;) 여담이지만, 동사형 인간과 상반되는 유형은 '형용사형 인간'일까요? 항상 그럴듯한 말만 앞세우는... 아무튼 이 <동사형 인간>은 굳이 <이기는 습관>의 실천편이라는 꼬리표를 달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히 제값을 해내는 책입니다. 뭐랄까, 전옥표씨의 글을 읽고있자면, '야전사령관'이라는 별명이 딱 어울릴만치 내용 전달에 탁월한 힘이 실려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동사형 인간에게 실패란 없다. 그들은 방식을 바꾸면 실패도 좋은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시련과 역경 앞에서 필자는 '어느 것이 옳은지, 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되었는지, 미래의 또 다른 세계는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대해 항상 몰입하는 자세로 견지한다. 그러다보면 시련은 어느덧 희망과 기회의 방향으로 발전하고 진보한다."
"동사형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은 바로 이와 같다. 일단 실행한 후에 생각하는 것이다. 가능한 모든 변수를 다 동원하여 머릿속을 거미줄로 만들 시간에 행동부터 하는 것. 물론 이런 행동구조가 쉽게 몸에 배기는 힘들지만, 오늘 당장 아주 사소한 일부터 시작해보라.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하느라 5분 늦게 나가면 이미 식당에 자리는 없다!"

백번 맞는 말 되겠습니다.(꾸물댔더니 진짜 식당에 자리가 없더라구요;) 실패가 두려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면, 전옥표 박사의 강의를 한 번 들어보셔야겠습니다. 물론 책으로요.

혹시 <동사형 인간> 강의를 듣다가 왠지모를 압박감(상사의 명령이 떠올랐다거나)을 느끼셨나요? 그렇다면 <춤추는 고래의 실천>으로 정화가 가능합니다. 전세계에서 무려 1,800만부나 판매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자기계발 전문가 캔 블랜차드의 최신작으로, 원제 "Know Can Do"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역시 '실천'을 강조하고 있는 책입니다.

"내 책을 읽은 전 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이 나의 가르침을 따르거나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많은 수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캔 블랜차드는 이러한 고민 끝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는 것과 실천 사이의 틈(knowing doing gap)'을 없애기 위해 내면의 의식을 다잡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춤추는 고래의 실천>의 주제입니다. 형식은 '명령형'인 <동사형 인간>과는 달리 이야기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스토리텔링형' 입니다. 지식과 실천사이의 틈으로 고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실천하지 못하는 세 가지 이유(1.정보의 과부하, 2.부정적 필터링, 3.의지의 부족)를 제시하고 지속적 실천을 위한 행동방안을 제시합니다.

<춤추는 고래의 실천> 책 앞 띠지에 이렇게 쓰여있네요. '2009년은 실천의 해'라고. 실은 이것이 요즘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실천합시다' 캠페인을 벌여도 좋을 만큼. 읽을 때는 '그래 그래'하면서도 막상 실천과는 거리가 멀었던 자기계발서의 함정에 빠져있는 우리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고 있다고나 할까요. 자, 더이상 뜸들이지 말고, 작은 것부터라도 어서 실천에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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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SBS 스페셜 '개미들의 쩐의 전쟁'을 시청하신 분이라면, 이 '원형지정'이라는 분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이미 팍스넷에서 '원형지정'이라는 필명으로 '똥파리 거지가 왕거미 귀족이 된 이야기' 를 연재하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는데요, SBS 스페셜을 통해 '3초의 승부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전국구 스타(?)로 거듭났던 것이죠.

출간 전부터 투자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던 이 원형지정 주식실전매매는 총 세 권 (1.기본편, 2.기법편, 3.심리편)으로 나뉘어있고, 각 권당 400 페이지씩 총 1200 페이지에 달하는 막강한 분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모든 경험과 역량을 집대성했다고나 할까요.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은 저자가 지난 5년 동안 기록해온 매매일지, 1년 6개월간의 팍스넷 실패담 연재분, 원형지정 나눔터에 올렸던 글, 약 3천권의 책을 읽으며 틈틈이 메모해 두었던 원고를 바탕으로 하고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 '콘서트 7080' 분위기의 표지는 얼핏 '구려' 보이지만 왠지 '강하다'는 느낌을 줍니다.(2권이 특히 재미있군요!)

이쯤에서 등장하면 딱 어울릴 책이 있습니다. 예상하셨겠지만, 바로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입니다. 필명을 사용한 점(시골의사, 원형지정), 저자의 역량이 총 동원된 역작 이라는 점(시골의사의 책도 1,2권 합이 900 페이지에 달합니다) 등 여러모로 비슷한 구석이 많은 책입니다. 아, 두 분 모두 전문 투자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야인'이라는 점도 같군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시골의사는 '그래도 개미는 위험하다'는 입장이고, 원형지정은 '개미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정도랄까요.

 

      

물론 원형지정, 시골의사의 책을 읽고 투자에 나서는 것만이 재테크는 아닐 것입니다. 알게모르게 새는 돈을 막고, 아예 안쓰지 못할바엔 조금이라도 아껴 쓰는 것이야말로 진짜 재테크라는 말도 있죠. 아니나 다를까, 최근 '재무설계'를 다룬 책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습니다.

머니클리닉은 네이버 재테크 카페 '저축협회'의 운영자인 임영철씨의 책인데요, 대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한 재무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상담의 거의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대폭락 시대에도 살아남는 재무 설계는 '은행이 망해도 나는 웃는다'라는 부제가 재미있네요. 저자는 현재 포도재무설계 이사로 재직중이며, 일전에 '내 인생 첫 번째 재무설계'라는 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머니클리닉이 실제 상담을 받는 느낌을 준다면 이 책은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재무설계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게 짜여져 있습니다.

재테크 잔치는 끝났다는 제목이 주는 뉘앙스와는 달리 재테크를 하지 말라는 책은 아닙니다. '잔치'같은 재테크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재테크를 추구해야 함을 역설하는 책이죠. 세 명의 저자들은 각각 ING생명의 재정컨설턴트, 재무설계전문회사 TNV Advisors의 책임컨설턴트, 프리랜서 PB그룹인 FPSG의 수석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잔치'를 하던 시절의 재테크 공식을 머리속에서 지워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결국 이 책에서 강조되는 것 역시 재무설계입니다. 경제위기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재무설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죠.

이쯤되면 재무상담을 한 번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 법도 합니다. 하지만 책이 존재하는 이유를 망각해서는 안되죠.('좋은 책 한 권, 열 컨설턴트 안부럽다'는 말..............은 없지만서도ㅎㅎ) 아무쪼록, 위기랍시고 가만히 웅크리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식이다 재무설계다 아직 자신 없으시다구요? 그렇다면 우선 독서 재테크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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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영국의 중앙은행 뱅크오브잉글랜드(BOE)는 글로벌 금융대란으로 전 세계 금융기관이 2조8000억달러의 자산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또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자국의 10월 제조업 경기지표가 1982년 9월 이후 2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3일 발표했다.

이러한 위기 국면을 맞아 최근 서점가에서는 세계 경제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책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 가운데 한·중·일 3국의 시각을 각각 엿볼 수 있는 책들이 있어 특히 눈에 띈다.

     

‘연쇄하는 대폭락’(소에지마 다카히코 지음, 예문)에서 저자는 일본의 국가전략가로 활동하며 이미 수차례 경제위기를 예측했던 통찰력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의 장기 침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환율과 주가가 요동치는 현 상황에서,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채권이라 진단하고, 이마저 무너진다면 대공황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미국이 그렇게도 자랑하던 금융공학의 실체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90년대에 이미 비슷한 위기를 겪었던 일본의 시각에서 날카롭게 분석한다.

‘화폐전쟁’(쑹훙빙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은 중국의 시각이라 할 만하다. 저자는 미국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중국인으로, 18세기 자본주의의 태동 이후 일련의 금융사건에는 이를 주도한 거대 세력이 있다는 음모론으로 금융의 역사를 새롭게 파헤친다. 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엘리트 그룹들 간의 총성 없는 전쟁에서 최근의 위기 상황도 예외일 수는 없다고 말하며, 세계 경제의 부조리한 면들을 낱낱이 밝힌다.

한국의 시각으로는 ‘위기의 한국경제’(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휴먼앤북스)가 대표적이다. 김광수경제연구소 경제시평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위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한국경제에 대한 서슴없는 비판과 함께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모색을 꾀한다. 특히 한국경제가 2000년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비생산적인 투기에 몰입해온 나라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오바마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시적 반등세를 보였던 세계 증시가 다시 동반 하락하면서 장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위기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장기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함은 한국, 중국, 일본 할 것 없이 우리 모두의 숙제라 하겠다.

- 2008년 11월 8일, 세계일보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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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의 대외 개방은 조금 심하게 말하면 
 미국의 모든 항공모함 편대가 중국 근해로 출동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일 수도 있다" 


특정 상품의 공급을 독점하는 자가 높은 이윤을 창출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화폐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종의 상품이다. 한 나라의 화폐 발행을 독점할 수 있다면 무한정으로 높은 이윤을 내는 수단을 갖게 된다. 이것이 곧 수백 년 동안 국제 금융재벌들이 한 나라의 화폐 발행권을 독점하고자 온갖 지혜와 수단을 동원했던 이유다. 그들이 원하는 가장 높은 경지는 전 세계 화폐 발행권의 독점이다.
20년 전에는 전 세계 파생금융상품의 형식상 가격 총액이 거의 제로였다. 그러나 2006년에는 파생상품 시장의 규모가 370조 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 GDP 합계의 여덟 배를 넘는 숫자다. 그 성장 속도와 규모는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파생금융상품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 역시 달러와 같다. 즉 채무인 것이다! 파생금융상품은 채무를 포장한 상품이며, '채무의 컨테이너', '채무의 창고', '채무의 히말라야산'이다!

 <화폐전쟁>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이 책은 중국에서 2007년 6월 출간 이래 엄청난 관심을 모으며 1년만에 100만부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7월 출간 즉시 경제경영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7월은 아직 '제2의 세계대공황' 운운하던 시기는 아니었죠. 게다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AIG 구제금융 등 일련의 '사건'이 터졌을 때도 이 책의 상승세는 지금만 못했습니다.

왼쪽 순위표11월 4일자 경제경영 베스트순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최근 도드라진 이 책의 상승세는, 극심한 충격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도대체 금융 위기가 왜 온거야?'라는 물음을 가지게 된 무렵의 일이라 더욱 흥미롭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쑹훙빙은 '미국'에서 금융전문가로 활동중인 '중국인'으로, 파생금융상품을 전문으로 다루다가 세계 금융사에 관심을 갖고 이 <화폐전쟁>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금융사'를 다룬 책은 무수히 많은데다가, 그냥 평범한 내용으로는 전혀 주목받지 못할 것임을 저자 본인도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 이 책의 목차를 훑어본 후, 경제사나 화폐금융론 시간에 익히 들었던 내용일 것이라 지레짐작하기도 했었습니다.

저자는 18세기 자본주의의 태동 이후 일련의 '금융 사건'에는 이를 주도한 '배후세력' 내지는 '음모세력'이 있다는 가정하에 화폐, 금융의 역사를 새롭게 파헤칩니다. 심지어 링컨과 케네디의 암살도 '금융세력'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물론 모든 역사적 사건들을 '음모론'에 기반하여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이거 진짜 맞어?'라는 의문도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물음보다는 '역시, 그런거였군!!'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책이라는 것이 제 소감이라 할까요.

그래도 ㅡ설령 저처럼 경제를 전공한 사람이어도ㅡ 480페이지에 달하는 '음모론에 입각한 금융의 역사'를 읽고있자면, 따분한 감이 없지는 않겠습니다. 그럴 경우 '저자서문'을 읽으신 후 바로 '제8장. 선전포고 없는 화폐전쟁' 혹은 '제9장. 달러의 급소와 금의 일양지 무공'으로 넘어가시면 되겠습니다. 그마저도 어렵다면, '제10장 긴 안목을 가진 자'부터 맨 끝까지는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최근 불거진 서브프라임사태에 대해 피력한 '부록' (이런 내용이 아니, 글세, 무려, 부록입니다!) 도 놓치면 아쉽죠. 어찌보면, 이 부분들이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약 1/3의 분량이지만, 책값 25,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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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면, 마치 한 편의 전쟁 드라마를 본 듯한 기분입니다. 물론 기분은 씁쓸합니다.
하지만 ㅡ이 모든 '사건'들이 거대세력의 음모든 아니든ㅡ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 알고 당하는 것이 그나마 나은 일이겠죠. 이 역시 씁쓸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만...

어쨌든, 이 책은 단순히 '음모론'으로 치부하기엔 놀랍도록 치밀하고 설득력이 있으며, 또 이쪽 얘기에 관심이 덜 하다고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까운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최근의 순위 상승은 이 책이 더 많은 사람들 손에 쥐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입니다.(이렇게 '뒤늦게'라도 소개하는 보람이 있다고나 할까요!)

끝으로, 제8장의 '금융 핵폭탄 투하 : 목표는 도쿄'에서 한 구절을 인용하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1985년 9월, 국제 금융재벌들이 마침내 손을 쓰기 시작했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5개국 재무장관이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플라자합의'를 체결했다. 목적은 다른 주요 화폐에 대한 달러의 환율을 통제하면서 평가절하하는 것이었다. 일본은행은 미국 재무장관 베이커의 압력으로 엔화의 평가절상에 동의했다. 플라자합의를 체결한 후 몇 개월 안에 엔화 대 달러의 비율은 250대 1에서 149대 1로 엔화가 크게 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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