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SBS 스페셜 '개미들의 쩐의 전쟁'을 시청하신 분이라면, 이 '원형지정'이라는 분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이미 팍스넷에서 '원형지정'이라는 필명으로 '똥파리 거지가 왕거미 귀족이 된 이야기' 를 연재하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는데요, SBS 스페셜을 통해 '3초의 승부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전국구 스타(?)로 거듭났던 것이죠.
출간 전부터 투자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던 이 원형지정 주식실전매매는 총 세 권 (1.기본편, 2.기법편, 3.심리편)으로 나뉘어있고, 각 권당 400 페이지씩 총 1200 페이지에 달하는 막강한 분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모든 경험과 역량을 집대성했다고나 할까요.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은 저자가 지난 5년 동안 기록해온 매매일지, 1년 6개월간의 팍스넷 실패담 연재분, 원형지정 나눔터에 올렸던 글, 약 3천권의 책을 읽으며 틈틈이 메모해 두었던 원고를 바탕으로 하고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 '콘서트 7080' 분위기의 표지는 얼핏 '구려' 보이지만 왠지 '강하다'는 느낌을 줍니다.(2권이 특히 재미있군요!)
이쯤에서 등장하면 딱 어울릴 책이 있습니다. 예상하셨겠지만, 바로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입니다. 필명을 사용한 점(시골의사, 원형지정), 저자의 역량이 총 동원된 역작 이라는 점(시골의사의 책도 1,2권 합이 900 페이지에 달합니다) 등 여러모로 비슷한 구석이 많은 책입니다. 아, 두 분 모두 전문 투자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야인'이라는 점도 같군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시골의사는 '그래도 개미는 위험하다'는 입장이고, 원형지정은 '개미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정도랄까요.
물론 원형지정, 시골의사의 책을 읽고 투자에 나서는 것만이 재테크는 아닐 것입니다. 알게모르게 새는 돈을 막고, 아예 안쓰지 못할바엔 조금이라도 아껴 쓰는 것이야말로 진짜 재테크라는 말도 있죠. 아니나 다를까, 최근 '재무설계'를 다룬 책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습니다.
머니클리닉은 네이버 재테크 카페 '저축협회'의 운영자인 임영철씨의 책인데요, 대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한 재무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상담의 거의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대폭락 시대에도 살아남는 재무 설계는 '은행이 망해도 나는 웃는다'라는 부제가 재미있네요. 저자는 현재 포도재무설계 이사로 재직중이며, 일전에 '내 인생 첫 번째 재무설계'라는 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머니클리닉이 실제 상담을 받는 느낌을 준다면 이 책은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재무설계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게 짜여져 있습니다.
재테크 잔치는 끝났다는 제목이 주는 뉘앙스와는 달리 재테크를 하지 말라는 책은 아닙니다. '잔치'같은 재테크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재테크를 추구해야 함을 역설하는 책이죠. 세 명의 저자들은 각각 ING생명의 재정컨설턴트, 재무설계전문회사 TNV Advisors의 책임컨설턴트, 프리랜서 PB그룹인 FPSG의 수석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잔치'를 하던 시절의 재테크 공식을 머리속에서 지워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결국 이 책에서 강조되는 것 역시 재무설계입니다. 경제위기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재무설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죠.
이쯤되면 재무상담을 한 번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 법도 합니다. 하지만 책이 존재하는 이유를 망각해서는 안되죠.('좋은 책 한 권, 열 컨설턴트 안부럽다'는 말..............은 없지만서도ㅎㅎ) 아무쪼록, 위기랍시고 가만히 웅크리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식이다 재무설계다 아직 자신 없으시다구요? 그렇다면 우선 독서 재테크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