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극복하고 불황에서 탈출하려는 세계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인해 청년 실업과 고용불안 문제가 점점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구직자는 갈수록 늘어나지만 기업들은 새로운 일자리 마련을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고, 직장인들은 언제 짐을 쌀지 모르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것이다. 이렇듯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돌파구 내지는 대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계속되는데 ‘소자본 창업’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26초마다 옷 한 벌 파는 바가지머리’(김선기·김윤경·손석호 지음, 포북)는 30만원으로 창업하여 불과 3개월 만에 매출 1억원을 돌파하고, 3년 만에 연매출 100억원을 기록한 어느 여성 의류 쇼핑몰의 성공 비결을 담았다. 얼핏 대단히 운 좋은 성공 이야기로만 비칠 수 있지만, 책에는 그러한 성공에 이르기까지 겪어 왔던 주인공들의 절망과 시련의 실패담, 그리고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그들만의 노하우가 가득 담겨 있다. 온라인 쇼핑몰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알찬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이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보다 실전적인 면에 집중한 ‘대박 옷가게 무작정 따라하기’(김승민·오은미 지음, 길벗)도 추천할 만하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성공담은 일단 중반부로 미뤄 두고, 창업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준비운동부터 파고든다. 게다가 상권 분석, 인테리어, 물품 구매, 디스플레이, 마케팅에 이르는 창업의 각 단계별 준비 과정을 창업 100일 전, 3일 전, 오픈 당일, 오픈 이후 등으로 세분화하여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당장 창업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 될 ‘가게 오픈 100일 프로젝트’라 할 만하다.

‘나홀로 창업 오퍼상이나 해볼까?’(이기찬 지음, 중앙경제평론사)는 20여년간 무역현장을 누벼온 이기찬무역연구소 소장의 경험을 토대로 오퍼상(무역대리업) 창업을 소개한다. 오퍼상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무역실무, 오퍼상으로서의 각종 노하우를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정리했다.

‘ 이베이에서 10억 벌기’(조유신 지음, 휴먼하우스)도 해외로 눈을 돌려 성공의 실마리를 찾는다. 특히 이 책은 국내 최초로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이베이(eBay)에서 장사하는 법을 소개한 책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이베이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전 과정을 따라하기 쉽게 구성해 놓았다.

심각한 경기 침체, 청년 실업, 고환율 및 저금리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위기가 곧 기회인 법. 모두가 움츠린 틈을 타 새로운 도전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 2월 21일자 세계일보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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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영국의 중앙은행 뱅크오브잉글랜드(BOE)는 글로벌 금융대란으로 전 세계 금융기관이 2조8000억달러의 자산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또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자국의 10월 제조업 경기지표가 1982년 9월 이후 2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3일 발표했다.

이러한 위기 국면을 맞아 최근 서점가에서는 세계 경제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책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 가운데 한·중·일 3국의 시각을 각각 엿볼 수 있는 책들이 있어 특히 눈에 띈다.

     

‘연쇄하는 대폭락’(소에지마 다카히코 지음, 예문)에서 저자는 일본의 국가전략가로 활동하며 이미 수차례 경제위기를 예측했던 통찰력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의 장기 침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환율과 주가가 요동치는 현 상황에서,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채권이라 진단하고, 이마저 무너진다면 대공황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미국이 그렇게도 자랑하던 금융공학의 실체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90년대에 이미 비슷한 위기를 겪었던 일본의 시각에서 날카롭게 분석한다.

‘화폐전쟁’(쑹훙빙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은 중국의 시각이라 할 만하다. 저자는 미국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중국인으로, 18세기 자본주의의 태동 이후 일련의 금융사건에는 이를 주도한 거대 세력이 있다는 음모론으로 금융의 역사를 새롭게 파헤친다. 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엘리트 그룹들 간의 총성 없는 전쟁에서 최근의 위기 상황도 예외일 수는 없다고 말하며, 세계 경제의 부조리한 면들을 낱낱이 밝힌다.

한국의 시각으로는 ‘위기의 한국경제’(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휴먼앤북스)가 대표적이다. 김광수경제연구소 경제시평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위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한국경제에 대한 서슴없는 비판과 함께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모색을 꾀한다. 특히 한국경제가 2000년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비생산적인 투기에 몰입해온 나라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오바마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시적 반등세를 보였던 세계 증시가 다시 동반 하락하면서 장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위기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장기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함은 한국, 중국, 일본 할 것 없이 우리 모두의 숙제라 하겠다.

- 2008년 11월 8일, 세계일보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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