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내리고, 스키장은 개장을 하고, 구세군은 명동으로 출근하고, 사무실은 점점 더워만지는 걸 보면 겨울이 오긴 온 모양입니다. 물론, 저 같은 경제인(?)들은 SERI 전망(이하 '세리 전망')이 출간되어야 비로소 겨울이 왔음을 실감합니다만. 어쨌든, 하루하루 바쁘게, 세월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는 것도 잊고 살았더니, 어느덧 올 한 해가 다 지나갔네요.


매년 이맘때면 늘 기다려지는 책이 바로 '세리 전망'입니다. 올해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불거진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끌벅적했던 해였기에 더욱 애타게 기다렸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세리'는 우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세계 금융위기 파장과 전망'을 특집기획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죠. 그것도 매년 해오던 세계경제, 국내경제, 산업 전반에 대한 전망들보다 우선하여, '보란듯이' 말입니다. (근데, 현재까지의 판매 추이는 전년만 못합니다. 불황은 불황인가봐요. 다들 내년도 경제 상황을 궁금해할텐데 말이죠..) 

살짝 말씀드리자면, 아쉽게도 세리는 2009년의 세계 경제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글로벌 금융 불안이 깔끔하게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한국을 둘러싼 대외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거죠. 세계 경기 침체는 곧 수출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국내 경기 하락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효과적인 내수활성화 정책이 뒷받침될 경우에는 2009년 하반기를 전후해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세리 전망'을 찾는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날카롭고 정확한 현실 진단을 바탕으로 보다 효과적인 처방전을 제공하는 'economic doctor'로서의 권위와 공신력.. 어쨌든 이번 '세리 전망 2009'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이슈들을 고루 다루고 있어, 직장인, 경영진, 정부관료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필독해야할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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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200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 일관된 컨셉의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그러고보니, 세리 전망 2004~2008은 참여정부 시절에 나온 책이네요. 정권도 바뀌고 했는데도 변함없는 저 표지를 보고있자면, '정권? 바뀌든 말든!'이라고 하는 듯한.. (지난 페이퍼에 이어 또 억지;;)

     


'세리 전망'이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연구 집단의 성과물이라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공황전야'는 어느 개인(더 정확하게는 '야인'이랄까요)의 연구를 집대성한 책이어서 더욱 돋보입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경제토론방에서'SDE'라는 필명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저자는 공학박사로서 경제연구에 몰두해 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이미 지난 1997년 IMF 구제금융 때부터 탁월한 경제 분석으로 필명을 날렸다고 합니다.

사실 '아고라의 SDE님이 쓴 책!'이라 강조하는 것은 온라인 경제대통령이라 불리우는 '미네르바' 열풍에 따른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말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이 '공황전야'는 최근 출간된 수많은 경제분석, 전망, 예측서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책 중의 하나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게다가 약간의 경제 상식만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술술 읽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구요.(사실 제목이나 목차가 주는 임팩트에 비해 그 내용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어렵고 따분한 책들도 많죠..)

제목에서 짐작 가능하듯, 이 책 역시 '세리 전망'과 마찬가지로 한국 경제의 앞날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합니다. 특히 '세계 경제가 이 모양이니 한국 경제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안이한 대응은 한국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합니다. 정부의 무지와 임기응변식 처방 때문에 한국 경제는 이미 '공황 전야'라는 것이죠. 물론 저자 역시 서문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나의 예측이 제발이지 틀리기를 바라는 수많은 한국 국민 중의 하나"임을 밝히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작금의 경제 위기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인 것만은 분명한 것이겠죠. 


그러나 저러나, 제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사람들은 살 거 사고 먹을 거 먹으며 살아갑니다.(물론 조금 줄어들기야 하겠습니다만. 아! 20대는 경제 어려운 줄 모르고 펑펑 쓴다는 기사도 본 것 같군요..) 따라서, 경제 전반에 대한 전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소비 트렌드에 대한 분석이라 하겠습니다. 기업이나 개인사업자들에게는 특히 더 그렇겠죠.

2007년부터 주요 일간지에 '올해의 트렌드 예측'이라는 신년 특집 기사들이 실리기 시작했는데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 주인공은, 2008년의 트렌드 키워드가 MICKEY MOUSE(각 단어의 머리글자를 따온 말이죠)라고 발표하기도 했었던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입니다. 지난 2005년부터 트렌드 전망(특히 소비트렌드)에 몰두해 온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김난도 교수를 중심으로 보다 과학적인 트렌드 예측 방법론을 개발하고 축적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합니다.

올해는 그 노력의 결실을 아예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제목은 '트렌드 코리아 2009'인데요 왠지 기념비적인 일이라고나 할까요. 세리 전망과 같이 매년 계속될 것만 같은 느낌도 들구요, 그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2009년의 트렌드 키워드는 BIG CASH COW라고 합니다. 이것 역시 각 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조어인데요, 쥐띠 해였던 올해는 MICKEY MOUSE, 소띠 해인 내년은 BIG CASH COW 라 하니 참 절묘하네요. 그런데 억지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그저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져요"라 말하던 오래된 샴푸광고가 떠오를 따름입니다.('비단 샀어'와 비슷한 이름의 샴푸였죠)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있는데요, 제1부에는 2009년의 트렌드 예측과는 별도로 MICKEY MOUSE로 명명했던 올해의 트렌드를 정리하는 시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덤'을 받은 듯 기분이 좋아집니다. 예측이 얼마나 적중했는지, 앞으로의 추가적인 진행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지를 회고하고 점검합니다. 2부에서는 본격적인 2009년 트렌드 예측을 선보이고 있구요.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랄까요, 내년도 트렌드 키워드인 BIG CASH COWI I'm so hot이라고 하는군요! (김난도 교수님 원더걸스 팬이신지? ㅎ)


아, 벌써부터 내년이 기다려 집니다.(나이먹는 것만 빼구요;;) 내년에는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경제는 과연 좋아질까요. 그리고 내년 이맘때 나올 세리 2010에는 또 어떤 글들이 실릴까요. 트렌드 코리아 2010은 나오게 될까요...
당분간은 "예견이 가능하다고 예견할 수 있는가?"라며 검은 백조의 가능성을 생각지 못하는 예측은 엉터리에 불과하다는 탈레브('블랙 스완'의 저자)의 말을 잊어두고, 2009년 전망서들에 몰두해봐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ps.
참, 내년이 궁금하신 분들, 아래 이벤트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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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유랑자 2008-12-1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도 힘내세요 홍MD님 ;

땅이 2009-01-19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지안... 정경원입니다.

홍MD님 계속 힘내세요~! ㅋㅋ

K군 2009-02-20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홍MD님 건강 유의하시고 힘내세요 ㅠ,.ㅠ 으엉엉

안티크 2009-02-2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200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 일관된 컨셉의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 저 역시도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매년 다 읽지도 못하는(저에게는 어렵습니다;) 책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엠디님의 2009년 1, 2월은 기다린만큼 좋으셨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