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 분야를 담당하면서 관찰되는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주식 관련 서적의 판매량이 주가지수에 따라 요동친다는 점이다. 1,000선이 무너지며 '이러다 망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던 때, 주식 책은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그 종적을 감췄다. 그러던 주식시장이 어느덧 1,400선을 왔다갔다 할 정도로 회복된 지금은, 주식 책들의 상승세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미뤄졌던 신간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 풍요로움을 한껏 더하고 있다.  

 슈퍼 개미의 투자 비밀 
최명수 외 9인 지음 / 한국경제신문

최근 주식 분야에서 단연 화제가 되는 키워드는 '원형지정'이다. 400만원으로 300억을 벌었다는 '3초의 승부사' 황호철, 그는 이 바닥에서는 '원형지정'으로 '원더걸스'만큼이나 유명하다. 한경닷컴(www.hankyung.com)의 기획코너 '슈퍼 개미 열전'에 실린 그의 인터뷰는 무려 300만 조회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거의 모든 투자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바로 그 화제의 코너 '슈퍼 개미 열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 <슈퍼 개미의 투자 비밀>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한경닷컴 증권팀 기자 10명이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12인의 슈퍼 개미들을 심층취재한 알토란 같은 결과물이 담겨 있다. 앞서 언급한 '원형지정'을 비롯, 방송계에서 투자의 고수로 유명한 김생민, '무극선생'으로 몇 권의 책을 펴낸 이승조, 전 삼천리자전거 대주주이자 <39세 100억 젊은 주식 부자의 이기는 투자법>의 김정환 등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그 이름만으로도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초고수들의 투자 노하우를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온라인에 연재되었던 기존 내용을 대폭 다듬고 추가, 보완하여 이미 내용을 접한 독자들도 충분한 구입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원형지정'혹은 '슈퍼 개미'에 대한 열광은 어쩌면 나도 슈퍼 개미가 될 지 모른다는 근거없는 기대심리의 표출(로또를 사면서 '이번에는 왠지 될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식의 접근은 다른 이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다. '좋은 책', 그리고 '적합한 책'을 추천하고픈 서점직원의 입장에서 보자면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와 욕구를 아주 솔직하게 반영한 책이 나와 정말 반갑다.  

"데이 트레이더의 철칙은 첫째도 둘째도 손절매입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어차피 2~3% 떼기(수익을 내는 것) 하는 것인데 한 종목에서 2% 이상 손해가 나면 더 볼 필요도 없이 매도해야죠. 그런데 데이 트레이더라는 사람들이 열에 아홉은 이걸 못해요" - 카드깡 신세에서 수억대 연봉자가 된 원칙주의자 손용재 편에서

사실 대다수 독자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책의 주인공인 12인의 슈퍼 개미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명확한 투자의 원칙과 끊임 없는 공부와 연구 없이 그저 요행성 투자로 '일확천금'을 꿈꿔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기 위해 단돈 몇 푼으로 얼마를 벌었다는 식의 화려한 소개를 덧붙여 놓았지만 말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이 '세상에 이런 일이'나 '생방송 화제 집중'과 같은 '화제거리'로만 비춰지지 않았으면 하는 점이다. 이 책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 개인 투자자들이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인지, 피나는 노력으로 정글에서 살아 남은 '선배'들의 조언을 경청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 슈퍼개미 12인의 성공투자 10계명 >>
1. 손절매를 못하겠거든 주식시장을 떠나라
2. 자신에게 맞는 투자방식과 기법을 찾아라
3. 손품과 발품을 부지런히 팔아라
4. 확신이 드는 종목에만 투자하라
5. 주가 그래프 상승구간에 몸을 실어라
6. 현재가 창과 20일선. 거래량을 주목하라
7. 색시처럼 사고 제비처럼 팔아라
8. 벌어들인 돈은 안전자산으로 옮겨라
9. 쉬는 것도 투자다
10. 주식은 심리전, 절제하고 또 절제하라

*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은 화제의 인물 '원형지정'의 책인데, 사실 초보자들이 보기에는 조금 어렵지 않나 싶은 책이기도 하다. 초보자라면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와 같은 스테디셀러가 무난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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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09-06-1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읽어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