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통계학입문 세상에서 가장 쉬운 시리즈 (지상사)
고지마 히로유키 지음, 박주영 옮김 / 지상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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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를 학문으로 이해하다!


’사회학’으로 전공을 바꿔 대학원에 진학을 하면서 가장 애를 먹은 과목이 바로 이 ’통계학’이다. 사회의 현상과 사회적 경험을 관찰하면서 가설과 이론을 세워나가는 데 있어서 ’통계학’은 절대 필수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즉, 통계학을 모르면 경험과학인 사회학을 공부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수학을 통해 익힌 통계에 관한 기본 개념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던 나도 논문에 수록된 통계표를 하나도 제대로 해석할 수가 없어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통계 수업을 들으며 직접 부딪히기 전까지는 통계를 비교적 쉬운 학문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통계를 단순 원리로 이해하고 있었던 나의 얇팍한 지식은 ’통계학’이 독립적인 과목으로 존재한는 것조차 사실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한학기 통계 수업을 들으며 절실하게 깨달은 한 가지 사실은 통계학에 결코 만만한 학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학교에 진학하고 연계하여 대학원을 졸업하기까지 주어진 TEXT를 연구하는 학문에 익숙했던 내게 ’부분에서 전체를 추론’하는 귀납법적 학문은 그 방법 자체가 너무도 낯설었다. 한 학기 동안 통계학 수업을 듣고, 통계학에 관한 전문서적을 2권 정도 독파하고, 그리고 논문을 준비했다. 실제 설문조사를 하고 SPSS를 이용해 분석 결과를 얻기 위해 다시 SPSS에 관한 서적을 2권 정도 읽고 5권 정도 부분 참고하며 열심히 가설을 세워나갔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2년 동안 매달렸던 논문을 포기했다. 통계학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설계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추리통계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여 설문지 작성에서부터 논리의 헛점을 안고 있었다.

논문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지상사에서 펴낸 <세상에서 가장 쉬운 통계학 입문>을 읽었다. 동경대학교에서 수학과를 전공하고, 현재 데이쿄대학교 경제학부 조교수로 제직 중이며, 수학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저자 ’고지마 히로유키’는 ’통계학’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중학교 수학이면 3주 만에 끝낸다’고 약속하지만, 내 경험상 통계학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적 이해가 없는 독자에게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통계학의 용어들부터 무척 낯설 것이라 예상한다. 수학적 사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용어와 도표, 그래프만 보아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올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통계학에 익숙한 독자라든지, 기본적인 개념은 알고 있지만 ’통계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학문적 지평이 좁은 사람에게는 통계를 ’학’(學)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저자의 새로운 설명방식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특별히 ’예언적중구간’이라는 개념을 이용한 설명이 신선하다. 무조건 개념을 암기하느라 골치가 아팠던 카이제곱분포, t분포의 차이를 확실히 알 것 같다.

나에게 통계학은 ’상상’과 ’논리’가 결합된 학문으로 이해된다. 불규칙하게 쏟아지는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내는 통계, 그것은 논리의 학문이면서 또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추론의 학문이기 때문이다. 통계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에게 익숙하게 사용되는 학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평균을 구하는 통계가 아니라,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하는 경험과학으로 통계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통계학입문>은 통계학에서 가장 필수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통계학에 관심을 갖고 있거나, 나 처럼 경험과학을 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입문서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독자에게는 -  처음 통계학을 접했을 때의 나의 당혹스러움을 떠올려 볼 때 - 그다지 흥미를 끌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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