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련의 이름은 자유다 - 모두가 포기한 고교 자퇴생이 10년 후 존스홉킨스 병원의 의사가 되기까지
김호경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저는 당신께 행복, 성공,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한 번의 기회를 바라옵니다."

(1997년 2월 5일 밤에 중에서)

’단지 한 번의 기회’를 구하는 이 기도가 얼마나 애처롭게 들리는지, 차라리 죽여 달라는 울부짖음보다 내게는 더 처절하게 다가왔다. 부모님의 오래된 불화와 별거, 고등학교 자퇴, 결국 지워도 지워도 없어지지 않는 곰팡이 가득 한 방에 틀어 박혀 외톨이로 지냈던 김호경. 그리고 그에게 찾아온 단 한 번의 기회. 그의 간절한 기도는 뜻하지 않게 미국 이민을 떠나게 된 그의 절박함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말해준다.

역경을 이기고 일궈낸 모든 성공신화가 감동적이겠지만, <내 시련의 이름은 자유다>의 저자 김호경, 그의 성공신화가 내게 주는 감동은 조금 더 특별하다. 세상을 등지고 살았던 그의 가슴 속 어디에 이렇게 생동하는 꿈이 숨어 있었을까? 내가 경험했던 청소년기의 깊은 절망은 나를 지독한 무기력의 늪으로 몰아넣었다. 나는 지금도 그 후유증을 앓고 있다. 무엇을 해도 안 되는 일에 대한 포기가 빠르다. 

그런데 <내 시련의 이름은 자유다>의 저자 김호경은 스스로도 ’가망 없는 녀석’이라 낙인 찍힐 만큼 지독한 절망 가운데 처해 있으면서도, 기회를 포착했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의지하지 않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은 채 10년 만에 세계 최고의 병원에 최고의 의사라는 인생 대역전을 일구어냈다. 사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공부인데, 그가 얼마나 지독하게 공부에 매달렸는지 그 고통이 절절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그것은 홀로 달려야 하는 외로운 길이며, 끊임없이 자신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 고독한 싸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운명은 내게 최고의 기회를 선물했지만 
그 기회를 성공이란 이름으로 쉽게 바꿔주지는 않았다. 
일생 동안 찾아오는 기회는 단 몇 번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기회를 성공으로 바꾸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다. 
그래서 나는 책에 매달렸다"(p. 180). 

그가 보여준 가능성은 거저 얻은 것이 아니었다. 그가 이룬 놀라운 성공은 대가를 지불한 것이었다. 그래서 더 당당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노력한다는 것, 최선을 다한다는 것,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가 꿈을 이루기 위해 지불한 정직한 수고에 집중하기보다는, 가슴 뛰는 일을 발견한 그가 부럽고, 그가 이룬 눈부신 성공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고통을 이겨내야만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교훈이 내 놀부 심보에 가시처럼 박혀서 따끔거린다.

운이 좋으면 아이디어 하나로 대박이 나는 세상이고, 계층간의 벽이 두터워지면서 개천에서 용나는 시절은 지났다고 할만큼 타고난 환경이 미래를 결정하는 세상에, 저자 김호경 같은 인물이 있어서 나는 살맛이 난다. 나의 꿈을 응원하듯, 그의 뜨거운 꿈과 치열한 도전에 찬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