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를 오른 얼큰이 샘터어린이문고 14
이하늘 글 그림 / 샘터사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특별한 책을 만나다!

<에베레스트를 오른 얼큰이>가 특별한 책이라고 하는 것은
어린이(그리고 청소년)들이 직접 지은 동화(시도 있고, 카툰도 있다)이기 때문이다.
13명의 어린이(그리고 청소년)들이 13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창작해냈다.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림까지 직접 그렸는데, 수준이 상당하다!

어린아이다운 순수함과 때 묻지 않은 고운 심성이 이야기 안에 그대로 묻어난다.
어린이(그리고 청소년)들이 직접 말하는 꿈과 희망,
그리고 어린이(그리고 청소년)들이 세상을 향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감동 그 자체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맑고 투명한 이야기를 창작해낸 
작가들이 몸이 불편한 친구들이라는 것이다.

내 친구의 아들은 지적장애 판단을 받았다.
그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엄마인 내 친구는 참 많이 울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누구보다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내 친구는 사랑하는 아들이 비록 장애를 가졌지만, 
그 장애로 인해 천사보다 더 맑은 영혼을 가졌다고 자랑한다.
세상엔 눈에 보이는 장애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더 많다.
여기 <에베레스트를 오른 얼큰이>의 13명의 작가 어린이(그리고 청소년)들은
보이는 장애를 가졌는지 모르지만, 마음과 정신은 그 누구보다 깨끗하고 강인하다.

이하늘 친구의 작품 <에베레스트를 오른 얼큰이>는
불가능에 도전하는 용기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꿈과
친구의 우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얼큰이'의 친구는 '발큰이'와 '귀작은이'이고, 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은 '푸른마을'이다.
서로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인정하며 사는 행복한 마을!
등장인물 설정과 배경 설정, 그리고 스토리가 아주 탁월한 작품이다.

박성은 친구의 <모로롱, 보리, 블랙, 코코의 호랑이 체험기>는 
고양이들이 호랑이를 동경하며 호랑이가 될 수 있는 훈련을 받지만,
고양이들은 정작 호랑이가 되면 고양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못할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즉, 고양이로 사는 것도 만족한 삶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겉보기에 멋져 보였던 호랑이가 아니라, 고양이로서 긍지를 가지고 살기로 다짐한다.
항상 남의 것만 동경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잃어버리고 사는
사람들에게 주는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

김소연 친구의 <애애애앵! 재활원에 불이 났어요>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침착하게 행동하며,
죽음의 위협과 두려움 앞에서도 서로는 보살피고 살리려는 희생정신이 잘 그려져 있다.
등장인물의 감정 표현이 잘 묘사되어 있다.
게다가, 화재가 발생했을 때의 행동요령이 이야기 안에 자연스럽게 설명되며,
아주 교훈적이며 유익한 동화이다.

양하은 친구의 <엄마가 사라졌다!>는
시각 장애를 가진 누나와 동생이 밤중에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찾아나서는
한밤의 소동을 다루고 있다.
엄마는 한밤중에 어디로 사라진걸까?
도깨비도 등장하고, 마지막 반전이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양하은 친구는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가진 친구인데,
이야기 안에 직접 만든 점토가 등장하는데, 점토가 정말 예술이다!

박영지 친구의 <마법의 피아노>는 판타지 동화라고 할 수 있다.
영어학원에 등록시켜 주시며 영어를 하라고 하는 엄마와
피아노를 치고 싶은 준휘!
꿈을 좇는 준휘의 의지와, 준휘와 엄마가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준휘와 엄마가 실제로 등장하는 아주 재밌는 환상적인 동화이다.

고재현 친구의 <동물학교 특수반>은 
조금씩 몸에 장애를 가진 동물학교의 특수반 친구들이 힘을 합쳐 
악당 이리를 물리치고 학교의 영웅이 되는 이야기이다.
동물학교 특수반 친구들이 자신감을 회복해가는 과정과
악당 이리를 물리치는 과정이 이솝우화보다 더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승영 친구의 <축구 시합>은 동시이다!
재밌는 입체적 그림과 함께 축구 시합이라는 주제로 쓰여진 시이다.
실제 축구 시합을 보는 듯 생생한 현장감이 돋보이고,
축구 시합에서 골을 넣을 때의 기쁨과 환희가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어린이의 마음을 잘 표현한 행복한 동시는 읽는 사람 마음도 행복하게 해준다!

강형옥 친구의 <용감한 남매>는 읽으면서 감동을 많이 받은 동화이다.
누나 진경이는 중도 시각 장애를 가졌고, 동생 진영이는 뇌성 마비 장애를 가졌다.
그렇지만 진경이 가족은 밝고 씩씩하고 행복하다!
진경이와 진영이는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 이해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소중한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같이 잘못을 했지만 동생보다 더 야단을 많이 받는 누나의 심정이 잘 그려져 있고,
남매의 깊은 사랑과 우애가 감동적으로 잘 그려진 이야기는
작가 강형옥 친구의 실제 이야기이다!

손동연 친구의 <동생이 태어났어요>는 동생이 태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누나의 시각에서 쓰여진 동화이다.
내용이 아주 사실적이고, 그림도 멋진 짧지만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엄마의 마음을 동생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누나의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손동연 친구는 발달장애 2급인 친구인데,
이런 손동연 친구가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썼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만큼 놀랍다!

강창묵 작가(대학생이라서!)의 <친구 따라 가출한 병아리>는
그림도, 이야기도 전문 작가의 작품 같다.
위기에 처한 친구 병아리와 도움을 주었던 친구의 배신,
그리고 절박한 상황에서 위기를 벗어나는 재치가 빛난다.
소재도 멋지고, 주인공 병아리가 위기를 벗어나는 재치도 정말 탁월하며,
그중에서도 그림이 정말 너무 멋지다!

이명선 친구의 <어느 청각 장애인의 하루>는
만화로 그려졌는데, 유머 감각이 정말 탁월하고, 만화 실력도 엄청나게 수준급이다!
청각 장애인이 겪는 고충과 청각 장애인의 특징이 정말 재밌게 잘 묘사되어 있어서,
우리가 소리를 못 듣는 친구들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야기의 교훈은 '통밥을 찍지 말자'이다! 

최별 친구의 <부스락 부스락 종이마을>은 어느 가난한 화가가
좋은 종이를 구하기 위해 부스락 부스락 종이마을에 가면서 펼쳐지는 모험기이다.
수채화로 그려진 그림처럼 정말 예쁘고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종이마을이라 나뭇잎도 '바스락'이 아니라 '부스락' 소리가 난다!
종이마을에 댐이 터져 엄청난 물이 쏟아지면서 마을을 덮친다!
종이마을 사람들과 화가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읽어보시라.

유강현 친구의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서>는 
그림과 스토리와 메시지는 어른을 위한 동화의 수준이다!
시끄러운 도시 한복판에서 소음에 시달리는 소설가 '나론'은
"쓸데없는 소리 없애기 백만시민 서명 운동"의 마지막 서명자가 된다.
그리하여 세상에는 사람의 말소리만 없어지지 않고 모든 소리가 사라져버린다.
소음 때문에 괴로웠지만 정작 소리가 사라지자 사람들은 불행해지기 시작한다.
소리 없애기 백만시민 운동을 펼친 '악당 존'으로부터 다시 소리를 찾기 위해
용감하게 맞서는 나론의 이야기에 푹 빠져버렸다.

13명의 친구들의 작품을 하나씩 모두 소개한 것은
각각의 작품을 쓴 어린이(청소년) 작가들 한분 한분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서이다.
여기 이야기를 직접 쓰고 그림을 그린 친구들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꿈쟁이 친구들이다. 
<에베레스트를 오른 얼큰이>를 읽고 13명의 작가들의 팬이 되었다.
모두의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응원하며 이 소중한 책을 꼭 간직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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