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발자취를 따라서 CHRISTIAN FOUNDATION 3
피터 워커 지음, 박세혁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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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 주가 지나서 예루살렘에 있을 때 예수는 바로 이 세 제자를 데리고 감람산 기슭의 또 다른 언덕 - 겟세마네 - 으로 가실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심히 고통스러워 하는 한 남자를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은 평생 이 두 강력한 그림을 묶어내는 삶, 겟세마네의 고통과 변화산의 영광을 결합하는 삶을 살 것이다(231).

성경은 지명과 인명으로 가득 찬 책입니다. 이것은 성경이 실제 역사를 반영한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경이 전하고자 하는 1차적인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적 장벽 외에도, 지리적인 장벽, 문화적인 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합니다.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서>는 바로 그 지리적인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장소'를 중심으로 예수의 발자취를 추적하는데, 피터 워커는 특별히 <누가복음>을 그 안내자로 삼고 있습니다.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서>는 책으로 떠나는 성지순례라고 할 수 있겠는데, 특별히 그때 그 장소에서 일어났던 그 일"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를 성경적으로 풀어줍니다. 즉, 예수님 생애에 있었던 일은 그 어떤 장소에서 일어난 일도 절대 우연이 아니며, 특별히 그때 그 장소에서 그 일이 '반드시' 일어나야만 했던 '성격적인 이유'가 있음을 알게 해줍니다.

예수의 이야기는 '베들레헴'이라는 작고 오래된 마을에서 시작됩니다. 피터 워커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재구성해주는 예수님의 발자취 가운데, 가장 충격적이며, 신선했던 새로운 해석은,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해산한 장소가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마굿간이 아니라, '동굴'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해석이 처음에는 매우 이상하게 들린다. 하지만 1세기에는 주택을 자연 발생한 동굴로부터 외부를 향해 짓는 경우가 많았고, 날씨가 추울 때는 귀중한 가축을 이곳에 두기도 했다. 이곳이 - 바람이 세차게 부는 들판에 있는 외양간이 아니라 - 바로 마리아가 자신의 첫아기를 해산한 안락한 공간이었을 것이다"(48). 세상적인 눈으로 보면, "영원이 시간 안으로 들어오고, 창조주가 창조된 세계 안으로 침투해 들어오신 공간"으로 작고 보잘것없는 베들레헴이라는 장소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작고 보잘것없는 그 장소가 "영원한 빛"을 비추고 있다는 것입니다(49).

이처럼 이 책의 안내를 따라 예수의 발자취를 재구성해보면, 예수는 사람들의 시야 밖에 있는 조용한 마을, 사람이 그곳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올 수 있겠느냐며 우습겨 여겼던, 숨겨진 장소, 나사렛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셨고, 이스라엘 민족을 위한 새로운 출발의 공간으로 적합하다 할 수 있는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셨으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신의 사역을 벼리기 위해 유대 광야를 찾아가십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궁극적인 승리를 성취하심으로, 이제 광야는 죽음과 실패의 공간이 아니라, 생명의 공간이자 소망의 모판이 됩니다.

그리고 이방인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갈릴리에서 공적 사역을 하심으로 '이방의 갈릴리'로부터 '세상을 위한 빛'이 나오게 하셨으며, 사마리아는 예수가 오셔서 사람들 사이의 오랜 장벽이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표지가 되었고, 로마 황제가 세상을 다스린다고 믿고 그를 신의 아들로 칭송하는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예수의 제자들은 그분의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제 곧장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는 예수는, 여호수아가 약속의 땅으로 진군하였듯이, 여리고를 통과하시며 삭개오를 만나십니다(이 만남은 모든 주민 중에서 유일하게 구원받았던 수 세기 전 라합과의 만남을 연상하게 합니다). 그리고 공적 사역 위로 폭풍우 구룸이 모여들기 시작할 때, 베다니라는 작은 마을은 예수에게 꼭 필요했던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 주었으며, 가장 좋아하는 장소였던 '감람산'에서 마지막으로 평화롭고 조용한 시간을 보낸 후, 예루살렘에 입성하십니다. 그 감람산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제자들과 마지막 날들을 보내셨던 곳이기도 합니다. 참된 성전이신 예수는 민족의 중심지인 예루살렘 성전에서 눈에 보이는 '성전보다 더 큰 이'이심을 계시하시며, 성전의 유효 기간이 끝났음을 암시하십니다. 예수는 마지막 일주일을 예루살렘에서 보내시며 의도적으로 덫 안으로 걸어 들어가셨고, 반역자로 몰려 '해골이라 하는 곳', 곧 골고다에서 처형 당하셨고, 무덤에 들어가십니다.

그러나 예수의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분은 부활하셨으며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그의 제자들과 함께 걸으셨습니다. "부서진 소망이 기쁨으로 바뀐다는 주제가 있다. 예수가 삶의 길에서 그분의 제자들과 함께 걸으신다는 모티브가 있다"(468).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서>는 특별히 구약성경과 연결하여 이 모든 장소에서 일어난 일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데, 이 이야기가 훨씬 더 긴 역사의 일부이며,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위대한 역사의 일부라는 것을 드러내줍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장소를 통해서도 말씀하신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그분을 따르는 이들은 '나사렛 예수'에 대한 충성을 선언함으로써 이 초라한 시작을 받아들였다"(81). 무엇보다도 가슴이 뜨끈해졌던 것은, 지금까지도 그의 이름을 따라서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는 무리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고, 그때 그 장소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지금도 그 그리스도인이라 불리는 무리를 통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책으로 떠나는 성지순례 중에, 최고의 성지순례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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