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다움 - 당신을 위한 에베소서
리처드 코킨 지음, 장성우 옮김 / 두란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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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교회는 새로운 인류가 회집한 모임이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성전이며, 영원히 지속될 그분의 작품으로서 천사들이 보기에도 기이한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니 당신의 교회를 기뻐하라(141).

교회의 타락을 비난하고, 모이는 교회에 대한 회의감이 깊어지는 성도를 만나면 늘 '교회론'을 공부해볼 것을 권했고, 특히 <에베소서>를 깊이 묵상해볼 것을 권했습니다. <에베소서>는 교회가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계획인지를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지요. <에베소서>를 통해 교회를 통한 하나님의 지혜를 깨닫고 나면, 교회의 타락을 비난하기보다 애통해하게 되고, 교회가 교회되기를 갈망하며 '교회다움'을 위해 하나님 앞에 다시 무릎 꿇게 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에베소서>를 통해 '교회론'을 공부하고자 하는 성도들에게 '바로 이 책'이라고 추천해줄 만한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이 책, 리처드 코킨의 (당신을 위한 에베소서) <교회다움>입니다.

(당신을 위한 에베소서) <교회다움>은 설교집이나 강해집이라기보다, <에베소서>를 공부하기에 좋은 교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같은 성경 본문이라도 설교하는 목회자나, 강의하는 저자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지기도 하고, 유명한 설교자일수록 지은이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기 마련인데, <교회다움>은 그런 욕심(!)을 모두 내려놓고,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원 메시지에만 철저하게 집중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그럼 점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는 이 책이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극적인 이슈를 끌어들이지도 않고, 일부러 흥미를 유발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남다르고, 탁월하게 <에베소서>를 풀어내는지 자랑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고집스러울 정도로 <에베소서> 본문에 집중하며, 그 진리 가운데로 더 깊이 들어가는 일에 철저히 순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교회다움>은 <에베소서>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온전하게 드러냅니다.




그 주제란 이미 수차례 확인했듯이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을 통일시키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이다. 그런데 그 계획의 중심에는 교회가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와 교회의 연합이 에베소서의 핵심 사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연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간관계로서 결혼을 먼저 설명하는 일은 우연이 아니다(290).

교회다운 교회란 어떤 교회일까요? 아마도 많은 성도들이 사도행전에 나타난 초대교회의 모습을 많이 떠올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도행전적 초대교회가 '겉모습'이었다면, (당신을 위한 에베소서) <교회다움>에서 말하는 교회됨은 교회됨의 본질, 교회의 '속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교회 개척을 시작한 저에게는 교회의 교회다움을 위해 무엇을 소망하고, 무엇을 기도하며, 무엇을 행해야 하는지도 깨닫게 해주었지만, 그것보다 더 유익했던 것은, 내가 그 교회의 일원이 되었다는 영광스러움에 전율하고, 그 교회의 일꾼으로 삼아주신 은혜에 기뻐 뛰게 만들어준 것입니다!

<교회다움>은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는 일이 하나님의 계획이며, 그 계획의 중심에 교회가 있음을 반복해서 일깨워줍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지상에 있는 모든 민족 가운데 사람들을 불러내어 교회를 세우시는데, 사도 바울은 그렇게 세워진 교회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놀라운 지혜와 은혜가 영적 세계 속에 드러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나타난 하나님의 지혜를 영적 세계 가운데 펼쳐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의 성장'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겠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가족' 관계 안에서 살아가도록 계획하셨고, 다양한 사람을 불러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로 세우시기 때문에 교회는 마땅히 숫자적으로도 성장해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지혜는 교회의 각 구성원이 그리스도의 통치 아래 살면서 그분의 거룩하심을 따라 부도덕한 삶을 회개할 때 실제로 드러나기 때문에, 교회는 서로 하나 되어 사역해야 합니다.

<교회다움>은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나의 사고방식을 바꾸어준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교회인 내가 교회답게 생각하는 방식을 배웠다고나 할까요. 사실 대형 교회에서 사역하며, 교회의 조직 안에서 오랫동안 생활하여 왔지만, 교회 안의 다툼과 분열이 얼마나 영적으로 심각한 문제인지 마음으로 깨닫지 못하고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머리로는 알았지만, 그것에 대해 마음과 영으로 반응하는 법을 몰랐던 것입니다. 또 교회가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신비인지 강의를 하기도 했지만, 내 영으로 그것을 진심으로 기뻐하지 못했음을 회개합니다.

"각 교회는 천상의 교회, 곧 다양한 문화에서 부르심 받은 사람들이 그 장엄하고 눈부신 하늘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하나님 백성으로서 준비하는 장소이다. 또한 악의 권세를 정복하신 하나님의 승리를 영적 세계 가운데 드러내어 만물을 그리스도 아래 복종시키려는 그분의 영원한 계획을 이루는 장소이기도 하다"(140-141).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세상은 낯설고, 불합리하며, 고통스러운 장소일 뿐인 것처럼, 교회를 교회로 제대로 알지 못하면, 우리의 교회생활은 인간적인 친교의 장소, 습관적인 종교행위의 장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 문화에 의해 빚어지는 인생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빚어지는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처럼, <교회다움>은 우리의 교회도 인간에 의해 빚어지는 교회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빚어지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코로나19 이후로 '모이는 교회'에 대한 회의와 고민이 깊어지는 지금이 바로 <교회다움>을 읽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다움>을 통해 하나님께서 <에베소서>를 통해 하시고자 하셨던 말씀이 모든 믿는 자들의 가슴에 새겨질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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