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스터 맥그래스의 믿음을 찾아서 - 미지의 섬이 확신의 섬으로
앨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홍종락 옮김 / 두란노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미지의 섬이 확신의 섬으로!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이름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충분했습니다. 지적 만족에 취한 과학적 무신론자였으나 자연과학을 공부하기 위해 옥스퍼드대학에 들어갔다가 복음을 받아들이고 복음이 왜 진리인가를 누구보다 열심히 탐구한 세계적인 지성이자, 신학자로 이름이 높았으니까요. 이 책에도 자신이 어떻게 과학적 무신론의 허위를 깨닫고 "뜻밖에"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게 되었는지가 짧게 고백되어 있습니다. 그의 고백을 들으며 참된 진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은 인간 이성과 인간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우리 세계와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를 진실되게 추구하는 자라면 결국 '복음'과 대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습니다. 의미는 참이나 거짓으로 입증할 수 없지만,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우리 모두는 결국 어떤 믿음과 가치에 동의하고 충성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믿음을 찾아서>는 믿음이라는 미지의 섬에 들어선 사람들에게 '신경'(사도신경, 니케아신경)을 지도삼아 기독교 신앙의 풍경을 탐색해볼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입니다. "신경은 초기 교회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포착하려고 애쓰던 중에 합의하여 신중하게 선택된 말이다. 그 말들은 간략한 지도가 풍경을 묘사하듯 기독교 신앙을 묘사한다"(71). 기독교 신앙에 대한 이해는 결국 '나'와 '이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을 날카로운 논리로, 그러나 그 진리가 그려내는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탁월하게 깨닫게 해줍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인격을 마음으로나 머리로나 온전히 믿는다는 뜻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나님의 압도적인 사랑에 우리가 드러내는 즐거운 반응이다. "교리적 명제들에 대한 우리 지성의 동의일 뿐 아니라, 신실한 창조자이자 자비로운 구원자의 손에 우리의 전 자아를 맡기는 것이다"(월리엄 템플). 우리는 믿음을 통해 하나님을 받아들이고, 그분과의 이 신뢰 관계 덕분에 가능해지는 존재의 변화를 수용한다"(97).

<믿음을 찾아서>는 "나는 믿습니다"라는 이 단순한 고백 안에 담긴 기독교 진리가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신앙인은 그 "믿는 바"에 동의하고, 신뢰할 뿐 아니라, 헌신해야 한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일깨웁니다. 믿는다는 것은, 우리 뜻(지성)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하나님에 대한 이해의 빛 아래서 우리 자신과 우리 세계를 본다는 뜻이며, 하나님께 닻을 내리듯 자신을 맡기고 온전히 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책을 읽으며 "믿음은 곧 인격적인 헌신"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곱씹어 보았습니다.

우리는 모일 때마다 소리내어 자신이 믿는 바(사도신경)를 고백합니다. 그런데 어느 새 이 고백은 아무 감동없이, 아무 결단없이, 습관처럼 행해지는 종교행위가 되고 있음을 봅니다. 한국 교회의 위기,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삶과 믿음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높습니다. 어쩌면 복음을 흔하게 들을 수 있는 환경이 우리에게 가장 큰 위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믿음을 찾아서>는 그 어떤 기독교 변증서보다 기독교 진리를 생생하고 아름답게 설명해주고 있으며, 논쟁적이지 않으면서도 매우 날카로워 진리를 깨닫는 희열이 무엇인지 충만하게 맛볼 수 있게 해줍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가진 복음이 얼마나 매력적이며, 놀라운 삶의 길인지를 감동적으로 깨닫게 해줍니다. 지금까지 배웠던 어떤 '교리', 어떤 '신경'(사도신경, 니케아신경) 강의보다 탁월하며 광대하고 풍요롭습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에밀 브루너의 말을 재인용하여) "복음은 늘 동일하지만, 복음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항상 새로워져야 한다"(100)고 강조합니다. 복음에 대한 이 새로운 이해는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게 만들어주며, 진리 안에 있다는 확신을 더해주며, 무엇보다 믿음이 이론이 아니라, 연애사건에 가까움을 감동적으로 일깨워줍니다. 믿기는 하지만 감동이 없는 성도들, 기독교 신앙이 얼마나 탁월하고 매력적인 진리인지 맛보지 못한 사람들, 교리 공부가 지겨웠던 그리스도인들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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