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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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빼앗거나, 자유를 얻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가로막고자 하지 않는 한, 우리 자신의 이익을 우리 자신의 방식으로 추구해 나갈 수 있는 자유만이 자유라는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있다.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영적인 것이든,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53).


<자유론>은 시민적 자유, 다시 말해 시민과 국가와의 관계에서 국가의 간섭과 시민적 자유의 권한과 한계에 대해 논한 책입니다. 시민적 자유를 공론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어 보입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시민으로서의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하고, 국민 자신의 권력을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집약시켜서 그들에게 맡겨놓은 국가의 간섭은 최소화하는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직 다른 사람의 자유를 빼앗거나, 자유를 얻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가로막고자 하지 않는 한"에서 말입니다.

계몽주의가 미개한 대중들을 강제해서라도 인류에 이익이 되어 보이는 삶을 살도록 사람들을 한 방향으로 몰아갔다면,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개인의 시민적 자유를 최대화한 다양성의 사회를 추구하고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다수가 동일한 의견을 가지고 있고 오직 한 사람만이 반대 의견을 갖고 있다고 해서 강제력을 동원하여 그 한 사람을 침묵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59). 비록 다수의 의견이 옳다 해도 소수의 의견이 묵살당하지 않는, 개개인의 본성이 마음껏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경청할 수 있는 환경과 원칙들이 세워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삶을 살도록 허용하는 것"(150), 이것이 보장되어야 할 (개개인의) '자유'이며, 이러한 사회가 수준 높은 사회라는 것입니다.

<자유론>은 1859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의 핵심 이슈들과 여전히 맞물려 있습니다. 국가가 개인의 자유에 간섭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논제뿐 아니라, 소수의 의견이나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다양성의 문제는 여전히 인간 사회가 풀어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는 서로의 의견을 '주장'하느라 바쁘고 시끄럽습니다. 토론이라고도 할 수 없는 질 낮은 다툼도 빈번히 일어납니다.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자유론>을 읽어 보면, 굉장히 예의 바른 책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분명하게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고 주장하면서도 경청의 자세와 예의를 잊지 않는 천재 사상가의 겸손이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자유를 주장하고 개개인의 본성이 마음껏 꽃을 피우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에게 먼저 필요한 성숙함은 '경청'하는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배적인 의견이든 소수의 의견이든, 정직성이 결여되어 있거나 악의적이거나 자신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고집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전혀 용납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모든 사람을 단죄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어떤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의 입장과 반대되는 입장에 서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좋지 않게 바라보고서, 그와 그의 의견을 악하고 부도덕한 것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끝으로, 어떤 사람이 어떤 의견을 지니고 있든, 자신의 반대자들과 그들의 의견들이 진정으로 어떤 것인지를 아무런 사심 없이 경청하고서, 그들에게 불리한 것들을 부풀리거나 그들에게 유리한 것들을 은폐하지 않는 가운데, 그들의 의견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밝히는 모든 사람에게는 경의를 표하여야 한다"(133)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어쩌면 옳은 소리를 많이 들어온 우리에게는 당연하고 지당한 말처럼 들리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당연하고 지당한, 새로울 것이 없는 주장이라고 해도, 그 당연함 속에 모든 본질적인 요소들이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는 방종으로 흐르거나, 억압당할 위험을 항상 안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여전히 우리에게 가치가 있고 유의미한 고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결코 개인의 자유와 민주의의를 논할 수 없다"라고 평가되니 책이니 읽어내기 다소 어렵더라도 관심을 가져볼 일입니다. 

사실 존 스튜어트 밀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의 이름이 붙은 독서법 때문입니다. 일명 '존 스튜어트 밀식 독서법'이라 하여 시카고 대학의 사례를 중심으로 천재형 두뇌를 위해 고전 읽기 열풍이 불기도 했습니다. 존 스튜어트 밀식 독서법은, 읽어내기 쉽지 않고 읽어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해도 고전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기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론>도 읽어내기 쉽지 않더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볼 만한 고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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