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역개정 번역에서는 "다스리며"를 "경작하며"로 번역했는데, 아보다는 경작하다는 단어가 아니다. 이는 아보다를 잘못 이해한 번역이다. 이 '경작하다' 때문에 '지켜라'를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도대체 에덴동산 안에서 무엇을 경작하며, 누구로부터 또는 무엇으로부터 지킨다는 말인가? 아보다는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에덴의 생활 언어다(17).
<가정, 오리진의 회복>은 굉장히 도전적이고, 파격적인 책입니다. 하나님의 창조의 비밀은 '가정'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곧 가족의 창조이기 때문"(7)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의 비밀을 풀려면 창세기에 담긴 가정에 대한 풍성한 언어와 뜻을 알아야 하는데, 저자는 이를 위해 창세기 2장 15-17절을 중심으로 에덴의 비밀을 풀어줍니다. 에덴의 비밀을 푸는 4가지 열쇠는 히브리어 '아보다'(다스리다), '멜라카'(일), '라다'(다스리다), '샤마르'(지키다)입니다.
<가정, 오리진의 회복>이 파격적이라 함은, 우리가 얼마나 에덴을, 가족을, 하나님의 창조를 오해해왔는가를 이 책이 드러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4개의 히브리어 '아보다', '멜라카', '라다', '샤마르'가 그 증거입니다. '아보다', '멜라카', '라다', '샤마르'는 우리가 성경, 아니 적어도 창세기의 메시지를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다는 충격에 빠뜨립니다. 또 오해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하나님의 말씀(뜻)을 받아들여 왔다는 것을 아프게 깨달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아보다'는 "킹십이나 으뜸을 의미하는 룰 오버의 '다스리라'가 아니라, 오히려 섬기고 경영하는 의미"(16)입니다. 이 책의 설명을 좀 더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아보다는 창조 시 하나님이 계획하신 뜻대로, 모든 창조가 아담의 아보다 때문에 백 퍼센트, 그 존재답게 잘 살게 하는 것을 의미했다. 아보다는 필히 수고한 만큼 '너'가 발전하고 성장하는 무조건적인 섬김이다. … 아보다는 순수한 섬김의 언어요, 지극히 철저하게 '너'를 위한 온전한 서비스를 의미하는 생활 언어다. 이것이 아보다다"(19). 우리 성경에 '다스리다', 또는 "경작하다"로 번역된 '아보다' 하나에 이렇게 깊은 의미가 들어 있음을 이 책은 뜨겁게 가르쳐줍니다.
<가정, 오리진의 회복>이 도전적이라 함은, 결국 창세기의 비밀, 에덴의 비밀을 통해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진정으로 원하시는 가족의 모습이 무엇인지, 하나님이 원하시는 가족의 모습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입니다. 결국은 섬기다, 수고하다, 사랑하다, 하나 되다로 이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왔던 섬기다, 수고하다, 사랑하다, 하나 되다의 수준이 아닙니다. 이 책에 보면 도박 중독에 빠진 남편(아버지)과의 이혼 문제로 상담을 했던 가정의 이야기가 나오는데(129-137), 그 가족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며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위기 청소년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가정이 병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무리 아이들에게 마음을 쏟고 회복을 위해 노력을 해도, 그 아이들을 돌려보낼 가정이 병들어 있으면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습니다. 결국 사회 문제는 가정 문제로 귀결되고, 가정이 회복되고 바로 세워지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가정, 오리진의 회복>은 이러한 이 시대에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이 무엇인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그 진리가 너무도 심오하고 오묘해서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입니다.
<가정, 오리진의 회복>은 한 번 읽고 말 책이 아닙니다. 쉽게 소화되는 책도 아닙니다. 어떤 주장들은 신학적인 논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을 만큼 파격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동안 한국 교가 놓치고 있었던 것을 새롭게 환기시켜주고, 하나님의 마음을 더 분명히 깨닫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 담긴 메시지를 분명히 깨닫는다면 회복되지 않을 가정이 없을 듯합니다. 그 일은 이 책을 읽은 바로 '나'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목회자들이 먼저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