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독 - 그들은 어떻게 전 세계 선거판을 장악했는가?
제임스 하딩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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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미국이라는 제국의 배경이 없었다면 소여 밀러 그룹이라는 선거 컨설턴트가 득세를 할 수 있었을까. 소여의 낭만주의는 제국의 현실주의에 바탕하고 있다. 이 책의 매력은 제3세계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개입과 그 흔적을 볼 수 있다는 점인데, 개인적으론 소여밀러 그룹이 87년부터 97년 당선까지 지속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위해 활동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우리의 정치는 워싱턴에서 결정되고 있었다고나 할까.  

 

[중요인용] "마음을 접고 이동하라. 워싱턴에는 고귀한 가치관과 강한 신념을 지닌 수백 명의 훌륭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고약한 냄새를 내뿜는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구태의연한 관습의 늪, 냉소주의의 늪, 그들이 만족시켜야 할 사람들이 가슴에 품고 있는 의혹의 늪에서. 미국의 모든 사람, 그리고 그들 훌륭한 수백 명은 새 출발을 해야 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공화당 정부를 이기고 싶은 마음이 지나쳐서 미국에 좋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들은 수백만 명의 실업자가 더 생기기를, 이라크의 사막에서 수천 구의 시신이 더 돌아오기를 내심 바란다. 밀러는 그것을 인정하고 이제는 그런 마음을 접고 이동하라고 한 것이다. "이제까지 자신이 섬기는 곳이라고 말하면서도 삶의 터전으로 삼지 않았던 공동체로 이동해야 한다. 각 지역의 사친회와 인명구조단과 함께 자원봉사를 하라. 즐겁게 생활하라. 디즈니랜드에 가라. 지붕 수리를 하라. 임금 인상을 위해 사장과 싸우라. 도전하라." 340쪽  

 

[메모] 선거는 게임인가? 어째서? 단순히 스핀닥터의 문제일까? 이번 62지방선거 이후 읽어본 이 책을 통해서 민주주의가 정말 위기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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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손아람 지음 / 들녘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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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나아가 문학이 감동을 주는 이유는 대체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용산참사의 진행과정에서 들끓었던 분노를 잠시나마 누그려트려 준 책. 이 책이 주는 매세지는 분명하다. '법대로' 한다면 용산참사의 죄는 국가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철거민에 대한 편견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검사와 판사의 눈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질서는 중요하다'는 되먹임만 계속할 뿐이다.  

"국가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 있습니까? 국가의 손을 잡아본 적 있습니까? 아니면 국가의 심장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두 변호사님은 국가란 적과 싸우시나 봅니다. 하지만 그건 실체가 없는 적이요. 적의 이미지만 있고 실체는 없을 때 증오는 발산되기 마련이지. 한때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마녀를 잡지 않았소? 마녀의 실체가 없었기에 그렇게 많은 마녀를 잡을 수 있었던 거지."171쪽  

 맞다. 두리뭉실할 것이 아니라, 분명하게 누군가를 고발해야 한다. 도덕적이지 않은 상대와 싸우는데는 몇갑절의 분노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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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다 (반양장) - 노무현 자서전
노무현 지음, 유시민 정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돌베개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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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이 가필만 안했어도 샀을텐데... 유시민과 노무현은 다르다,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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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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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서 누굴 기다리는데 누군가가 '아직도 살아있느냐'며 힐난을 한다면? 

길을 걷는데 누군가가 '어딜 고갤 빳빳이 들고 다니냐?'며 질타를 한다면? 

당신의 기분은 어떨까? 

'온국민이 거짓말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어린이집 수준의 소박한 바람을 밝혔던 어떤 이는 자신의 비리와 횡령에 대해선 반성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재벌의 치부를 드러냈던 한 인물은, 살아가는 것 자체에 대한 모독을 당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이다. 

삼성을 생각하자는 것은, 단순히 구체적인 대상으로서의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는 '생츄어리'를 고민하자는 제안인 셈이다. 단지 삼성제품을 많이 쓰고 있을 뿐이 우리 국민들이 삼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외경심은, 그것 자체로 문화적 특이성을 지닌다. 우리는 그 삼성이 더욱 착해지기도, 나아가 선해지기도 바라지 않는다. 때론 비리를 저지르고 대를 이어 부를 승계해도 '세계 1등'만 하길 기원한다. 

그런 점에서 승리를 위해 반칙을 저지른 안톤 오노의 모습이나 죄값을 정당하게 치르지 않고 사회에 나온 이건희의 모습이나 무엇이 다른가? 

김용철 변호사의 책을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내가 삼성에 다니고 있는 대학 동기나 후배에 대해 가지고 있는 터럭같은 부러움때문이었다.  

나아가, 10년 전 사둔 부동산이 배 이상 올랐다는 선배의 말을 들으며 부러워했던 모습과 6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영어회화를 한다는 친구 딸내미를 부러워했던 모습이었다.  <삼성을 생각한다>는 결국 '나를 생각한다'의 다른 말이다. 어쩌면, 이제 삼성을 말하지 않고, 삼성을 떠올리지 않으며 살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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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들 - 작가의 길을 묻는 28통의 편지
베르나르 앙리 레비&미셸 우엘벡 지음, 변광배 옮김 / 프로네시스(웅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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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레비와 우엘벡이라니.. 

놀랍다고들 하지만, 이처럼 영리한 매치가 어디에 있을까.  책을 팔기 위한 출판사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둘의 조합은 그야말로 행복하고 따라서, 이 책을 사게끔 만드는 인력은 어느때보다 강하다.  

우엘벡과 앙리-레비가 묻는다. "왜 우리는 프랑스에서 존중받지 못하는가?" 

그리고 답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프랑스는 지금의 프랑스와는 다른 곳이다." 사르트르가 있었고, 까뮈가 있었던, 그리고 졸라가 가능했던 프랑스가 아니라고 말이다. 

프랑스에 있는 지인의 말에 따르면, 사르코지 이후 프랑스의 가장 급격한 변화는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급격히 상업화는 문화와 이와 함께 팽창해나가는 문화보수주의라고 한다. 단적으로 문화적 똘레랑스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 

우파 아나키스트(아직도 이 포지션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는 우엘벡과 신철학의 기수 중도 좌파 앙리-레비(프랑스의 진보는 우리식으로는 개혁주의 쯤 된다고 한다)는 시종 투덜 투덜된다.  

합의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드러내는 방식으로서의 대화.  

뒷부분은 지루한데, 서로 센말(난 당신이 싫다, 당신은 왜 이리 위선적이냐는 식의)을 여유롭게 주고받는 모습은 흥미롭다. 짠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그 정도의 솔직함은 정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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