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손아람 지음 / 들녘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이, 나아가 문학이 감동을 주는 이유는 대체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용산참사의 진행과정에서 들끓었던 분노를 잠시나마 누그려트려 준 책. 이 책이 주는 매세지는 분명하다. '법대로' 한다면 용산참사의 죄는 국가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철거민에 대한 편견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검사와 판사의 눈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질서는 중요하다'는 되먹임만 계속할 뿐이다.  

"국가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 있습니까? 국가의 손을 잡아본 적 있습니까? 아니면 국가의 심장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두 변호사님은 국가란 적과 싸우시나 봅니다. 하지만 그건 실체가 없는 적이요. 적의 이미지만 있고 실체는 없을 때 증오는 발산되기 마련이지. 한때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마녀를 잡지 않았소? 마녀의 실체가 없었기에 그렇게 많은 마녀를 잡을 수 있었던 거지."171쪽  

 맞다. 두리뭉실할 것이 아니라, 분명하게 누군가를 고발해야 한다. 도덕적이지 않은 상대와 싸우는데는 몇갑절의 분노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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