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들 - 작가의 길을 묻는 28통의 편지
베르나르 앙리 레비&미셸 우엘벡 지음, 변광배 옮김 / 프로네시스(웅진)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앙리-레비와 우엘벡이라니.. 

놀랍다고들 하지만, 이처럼 영리한 매치가 어디에 있을까.  책을 팔기 위한 출판사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둘의 조합은 그야말로 행복하고 따라서, 이 책을 사게끔 만드는 인력은 어느때보다 강하다.  

우엘벡과 앙리-레비가 묻는다. "왜 우리는 프랑스에서 존중받지 못하는가?" 

그리고 답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프랑스는 지금의 프랑스와는 다른 곳이다." 사르트르가 있었고, 까뮈가 있었던, 그리고 졸라가 가능했던 프랑스가 아니라고 말이다. 

프랑스에 있는 지인의 말에 따르면, 사르코지 이후 프랑스의 가장 급격한 변화는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급격히 상업화는 문화와 이와 함께 팽창해나가는 문화보수주의라고 한다. 단적으로 문화적 똘레랑스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 

우파 아나키스트(아직도 이 포지션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는 우엘벡과 신철학의 기수 중도 좌파 앙리-레비(프랑스의 진보는 우리식으로는 개혁주의 쯤 된다고 한다)는 시종 투덜 투덜된다.  

합의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드러내는 방식으로서의 대화.  

뒷부분은 지루한데, 서로 센말(난 당신이 싫다, 당신은 왜 이리 위선적이냐는 식의)을 여유롭게 주고받는 모습은 흥미롭다. 짠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그 정도의 솔직함은 정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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