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친목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 지양하라는 충고를 받아들이려고 해보았지만, 어쩌다보니 또 지인 블로거의 요청에 의해 페이퍼를 작성하기로 마음먹었기에 딱히 지양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기분이다. 하루 평균 소주 1병반 가량의 술로 2주를 연속으로 보내다보니 속이 많이 상해서 위염이 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술을 먹다가 어제오늘은 못견디겠어서 밥 잘 챙겨먹고 술은 멀리했더니 조금 괜찮아져서 또 막걸리를 2잔 마셨다. 아,, 술.. 술!  

오늘 드디어 매일같이 이메일로 날아오는 에드먼튼 쿠폰을 수신거부 신청했다. 사실은 아직 그곳을 떠나온게 그리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적응하도록 노력은 해야지 싶다. 일주일에 3번, 1시간 반씩 하는 학원 아르바이트도 구하고, 친구들에게도 전화해서 돌아왔다고 소식도 전하고, 토익 공부도 시작하고, 내일부터는 헬스도 다닐 예정이다. 마음 급하게 먹고 안달복달하다가는 이도저도 안되겠다 싶어서, 호흡을 길게 내쉬어볼 참이다.  

밤엔 술 마시고, 낮에는 책을 읽거나 TV를 본다. TV프로그램의 최고는 역시나 [최고의 사랑]!!!!!! 

아, 정말 한국 드라마에 몰입 잘 못하는데 [최고의 사랑]만큼은 몰입도 120%!!!!!! 울다가 웃다가 하며 보고 있다. 차승원의 매력은 정말이지 대단하다. 아베 히로시를 한 때 무척 좋아했었는데, 둘이 비슷한 이미지이다. 시크릿 가든의 현빈이 기요미라면 독고진은 단연코 갖고싶은 남자!!!!!!!!!!!!!!!!!!!! 목요일 방영분을 질질 짜면서 봤는데, 마지막 장면의 '충.전.'에서는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내가 다 한숨을!

최근 여러가지 책을 읽고 있는데 최고는 쑤퉁의 [마씨집안 자녀교육기]이다. 아직 뭐라고 말은 못하겠는데, 복잡한 심경이다. 유쾌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오만가지 감정을 단편 하나를 읽으며 다 느낄 수 있기에 말로 설명이 안된다. 조만간 생각 정리해서 리뷰를 써보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다. 

실연의 아픔을 이렇게 견디고 있다. 현실적으로 닥친 문제들을 조금씩 조금씩 해결하고, 술을 마시고, 많이 마시고, 책을 읽거나 순정만화같은 드라마를 보면서. 예전처럼 가슴아파하거나 하루 종일 울면서 잠만 자거나 하지는 않지만, 좋았던 추억들이 엄습해오는걸 막을 수 있는 경지에는 아직 다다르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러지 못하고, 관계를 정리할 때마다 양껏 슬퍼할 수 있는 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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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2011-06-06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나 마씨집안자녀기보다 뒤집어짐
근데 쑤퉁은 그것외에도
모든소설 다 최고 ㅋㅋㅋㅋㅋ단편이건 장편이건 진짜 유머감각하나만큼은 중국최고!!

님하....실연의 아픔..
내가 소개팅 백개시켜줄게요 :D

Forgettable. 2011-06-06 23:08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리뷰 비슷한거 님 블로그에서 본 것 같아서 아까 찾아봤는데 못찾았어요. 아 완전 재밌어요 진짜. 웬만한 추리소설보다 더 흥미진진!

소개팅 백개 좋다 ㅋㅋㅋ 사랑해 ㅋㅋㅋ

Mephistopheles 2011-06-07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씨집안자녀기....라면 알라딘에선 마태우스님 자녀 교육이면..결국..개교육..??

Joule 2011-06-07 12:10   좋아요 0 | URL
댓글 추천!

Forgettable. 2011-06-07 19:55   좋아요 0 | URL
하하 말교육이 아닐..; 아 넘 썰렁한가 -_-
제가 딱 하나 떨어지는게 유머감각이라.. ㅋㅋ

Joule 2011-06-07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포게터블 님을 위해 외쳐 드릴게요.

극뽁!

Forgettable. 2011-06-07 19:55   좋아요 0 | URL
띵똥♥

2011-06-09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블로그의 목적이 그럼 뭘까요? 티스토리 오래 했지만서도 이제 잘 모르겠어요;; 처음엔 공개된 수첩 같은 느낌으로 썼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아무튼 실연의 아픔은 겪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요즘 제가 정서적으로 불안한터라 그 무지막지한 상실감을 겪으면 어찌 견디나 싶어요; 역시 애초 겪을 일이 없어야 편할지도. 그런 의미에서 오늘 9000 일이네요 ㅠ 포스팅하려다 더 우울해질까봐 관뒀어요 ㅋㅋㅋ 가만 있어도 우울한 시험기간이라 이따 초콜렛이나 좀 먹어야겠네요/

Forgettable. 2011-06-12 18:03   좋아요 0 | URL
저도 목적이 뭔지 아직은 모르겠어요. 의무감으로 글 열심히 써서 사소한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바람이 있는데 열심히 안쓰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연은 애초에 겪을 일을 만들지 않는게 좋다는게 저의 지론입니다. 하지만 금사빠인지라.. 빠지면 또 어쩔 수 없는거죠 뭐. 말은 항상 솔로가 좋아~~ 하지만 또 사람 마음이 그게 쉽지도 않고 ㅠㅠ
초콜릿 먹으면 기분좋아지는거 플라시보효과같아요 저한테는.. 우울이 초콜릿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었다면!!!! 9000일 축하해요 마법사는 만일인가요? ㅋㅋㅋ

기웃 2011-06-13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돌아오셨군요. 반갑습니다.!! 온라인에서의 마주침이라 뽀님이 캐나다에 있으나 이 곳에서 있으나 별 상관없겠지만, ^^. 그래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시니 정말 반갑군요.

귀국 전과 후는 어떻게 변하셨나요..? 설마 에셔 작품의 끝없는 이미지의 반복과 순환처럼 (누구나 겪고 있는) 반복된 일상을 보내고 계신 것은 아니겠지요.?

조그마한 렌즈로는 다 담을 수 없을 것 같은 저 기막힌 풍경은 눈이 정화되는 라식 그 자체네요. -이런 사진은 인제 어디서 보지요..-

Forgettable. 2011-06-13 22:10   좋아요 0 | URL
기웃님! 항상 오랜만이란 인사로 댓글을 시작하네요. 하하 저도 반가워요 :)

에셔 작품을 알아주셔서 기분 좋은 마음과....................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슬픈 마음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단지 위안은 오랜만에 매일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는 것 뿐인데, 요즘은 다른 친구에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것에 질려버리게 되어서 그마저도............... ㅠㅠㅠㅠㅠㅠ

아직 사진 많이 남아 있으니 종종 올릴게요! 카메라가 고장나서 요즘은 사진찍는 것도 시들해서.. 저도 그저 옛사진이나 보며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