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ubade를 이해하거나 못하거나" 라는 말을 던져놓고, 당황하다가, 내가 이해를 못하니까 더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다가, 검색해보겠다고 하니 체념하다가, 결국 잘 모르겠어서 전화해서 뭐냐고 닥달하니 얼굴이 빨개져서 식은땀을 삐질 흘리는 게 눈에 선한 목소리로 고백하는 남자라니, 너무 귀엽다 -_-
sophisticated한 명품 속옷을 이뻐라한다는 걸 정당화(?) 하려고 예술 동판화 이야기도 하고, 앤디 워홀 이야기도 하고, 그러다가 '뭐 이렇게까지 합리화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무렵, '이상한 얘기까지 다 끌어다가 놓네.'라며 합리화를 인정해버리는 모습이 참 솔직하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여라.
아마도 이런 얘기를 터부시하거나 변태취급하는 여자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여성성의 상품화와 예술사이의 미묘한 맥락에 놓여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 나름의 기준으로 판단할테니, 그런데 나 역시 아름다운 속옷 사진을 보고 감탄하며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이런 당황스러운 고백 아닌 고백을 듣는 것도 좋아한다. ㅎㅎ 이런 사람을 알게 된 건 2009년 최고의 행운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