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일을 하루 쉬었다. 그 김에 수요일에는 신촌까지 멀리멀리 가서 친구와 후배와 함께 치쏘를 곁들여 놀았는데, 예기치않게 논쟁을 하게 되었다. 

 이 논쟁이라는 것이 정말로 참 이상한게, 왜 정색을 하게 되는지.. 이게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그제가 처음이었는데, 난 정색하고 논쟁을 하는 것에 대해서 단 한번도 거리낌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엔 좀 그러는 내 자신에게 불편함을 느껴서 괜히 집에가는 길에 후배에게 문자로 사과까지 했다.  

 그 논쟁의 발단은 자살을 찬미하는 후배와 자살은 어쨌든 이해할 수 없다는 나의 갈등이었는데, 
'역사상 가장 합리적인 시대였던 로마에서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자살은 인정했다.'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로마가 합리적인 시대라는 근거가 어디에 있냐고 물었고, 후배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자살은 인정했기에 로마가 합리적인 시대라고 말했다. 이게 왠 '박대박'식 유머인지. ㅎㅎ  

 이런 논쟁을 하는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서 마구 이야기하다가도, 어느 정도는 상대방의 의견에 수긍을 하(는 척이라도 하)고, 뒤돌면 까먹고 또 딴얘기를 하며 장난치며 웃는 것이 버릇이었지만,
 최근에 일련의 사건을 겪고 내 자신을 반추하며 더더욱 소심하게 되었다.  
 토론을 좋아하는 나는 점차적으로 소심해져서 내 의견을 얘기하고서도 미안해하는 애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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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2009-02-13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슬픔은, 보통 평범함보다 기억되기 쉽기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슬픔이 더 좋아요

Forgettable. 2009-02-13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 그래도 가장 좋은 건 역시 '재미'에요^^

2009-02-15 0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5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5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5 17: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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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5 23: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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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2-18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통으로 하겠습니다. (왠지 짜장면 주문 같군요 ㅎ)
전 논쟁이 아니더라도 너무 많이 지껄였다 싶으면 집에 돌아와서 그런 제자신이 맘에 들지 않아요.. 제 스스로가 설익었다는 걸 아니까 부끄러움이 점점 많아집니다..

2009-02-18 1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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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8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8 21: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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