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데이 나잇의 여파로 주말엔 내내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쉬었다. 또 다시 중독될까 덜덜 떨면서 한게임 테트리스도 해봤는데, 옛날 실력이 나오지 않아서 자꾸 지니깐 점점 재미가 없어졌다. ㅎㅎ   

 
 

 
  후배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던 [타인의 삶]을 봤다. 

  마지막 장면!!!! 이라고 다들 소리치길래 봐야겠다~싶었는데 마침 IPTV의 목록에서 발견하곤 보기 시작.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기 위해서는, 처음의 지루함은 견뎌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진리이기에 처음에 집중 안되는 회색 이미지들(흑백이 아닌데도, 차가운 동독의 분위기가 색깔을 없애는 역할을 제대로 해낸 듯)과 비슷하게 생긴 독일인들은 그냥 저냥 스쳐 보냈다. 

  

 

 

 



 이 장면부터 난 긴장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원래부터 그들만의 것은 아니었던 그들의 삶 속으로, 냉쳘하던 비즐러가 아예 뛰어들어버렸던 것이다. ㅜㅜ 권력때문에 알게된 그녀가 드라이먼을 버리고 권력에 굴복할까봐 전전긍긍하던 그의 모습은 귀엽기까지하다.   

 이후에 그녀를 상당히 괴롭혔을 '당신의 관객' 이 말이 참 좋았다. 

 참 재미있었던 것은 객관적으로 감시하는 사람이 나빠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이 영화에 빠져들게 될 수록, 감시 받는 '투쟁하는 예술가' 드라이먼이 차라리 잡혀서 '(나쁜)국가 정보원' 비즐러가 아무 탈 없이 성공하길 바랬던 나 자신이다.  



 뭔가 굉장히 생각이 많아졌었고, 써 놓고 싶어서 안달복달했던 말들이 막상 쓰려니 다 빠져나가서 부질없어졌다. 씁쓸. 그러고보면 내가 느꼈던 감정을 남기기도 이렇게 힘든 일인데 남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런 영화들을 만드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거야?! 

 어느 누구보다 내 마음 속에 깊이 박혔던 사람은 당연히 주인공이다. 영화 속에서나 주인공이지 현실에선 주인공은 커녕 조연도 될 수 없었던 사람 HGW. 외로움이 정말 물씬 느껴져서 더 슬펐다. "감당할 필요가 없었어요, 타자기는 내가.....!!"
 이 배우가 참 좋아서 찾아봤더니 2007년에 위암으로 돌아가셨다고. ㅠㅠ 순간 한숨을 폭 쉬었다. 아쉽다. 아쉬워.  

 마른 몸을 꼿꼿이 세우고, 대위라는 직함이 무색할 만큼 적막한 눈동자, 혼자 사는 쓸쓸한 집, 둥둥 떠다니는 이미지들은 많은데 문장으로 집어내기가 어렵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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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9-01-15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에 봤었는데요. 엔딩의 그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이 다시 생각나요.
독일영화는 처음이었어요. 최고의 엔딩이 아닐까 싶어요.
간단하다면 간단하지만 전 그런 생각을 절대 못한단 말입니다. ㅠㅠ

Forgettable. 2009-01-15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ㅠㅠ

후배들이 이 영화 얘기를 할 때 너무 좋다고 다들 입을 모으길래 "말하지마 나 볼거야!!"라고 하며 귀를 막았는데, 귀를 막을 필요가 없었어요, 뭐 좋다는 말 외엔 말이 없더라구요..
근데 정말 감상을 쓰고 싶어도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좋단 말 밖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