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다가 깨는 기분은 참으로 신비하다. 통 속에 가득 찬 잠이 물빠지듯이, 혹은 누군가 갈고리로 마구잡이로 긁어내듯이 순식간에 좍 빠져나간다.

이러한 신비한 현상은, 서서 졸다가 다리에 힘이 풀렸을 땐, 잘 느끼지 못한다.

졸고 있는데,

1. 누군가 내 얘기를 하는게 얼핏 들렸다거나,

2. 혹은 내려야 할 곳을 지나쳤다고 불현듯 느꼈을때,

3. 꿈을 꾸는데 악몽이 꿈이라는 것을 인식했을 때 의식적으로(!!!!꿈을 지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읽은 적이 있다 하하하하히ㅏㅜ류/ㅣㅏㅜㄹ이) 꿈에서 깰때,

4. 또는 오전 7시에 이미 나갔어야 하는데 아빠가 '회사 안가냐'고 하시며 동시에 시계를 보니 7시 30분일때.

5. 이게 제일 재미 있는 경우인데, 내가 잠을 드는 순간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서 그 순간에 집중을 하다가 잠이 든다 싶어서 '아, 이게 잠이 든다는 거구나!'라고 느끼는 동시에 잠이 깬다. (이경우는 나쓰메 소세키님의 글에도_어떤 작품인지는 까먹었다_ 나왔는데 나랑 너무 똑같아서 싱긋싱긋 웃으면서 읽었다. 너무 좋아 ㅠㅠ)

등등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머리 속에 상처가 날 정도로 박박 긇히는 기분이랄까, 악몽에서 내 힘으로 깨어났을 땐 위안이 되지만..

잠이 너무 좋다. 게을러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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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8-12-05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세끼의 그후에 나오지 않나요? ^^

Forgettable. 2008-12-05 16:55   좋아요 0 | URL
헐 저도 [그후]였는지 [문]이었는지 둘 중 하나긴 했는데 둘이 거의 같은 시기에 읽어서 가물가물 했거든요 완전....대박 이 구절을 기억하고 계셨다는 말이에요? 아 진짜 신기하네요! 저 진짜 놀랐어요 지금,ㅜㅜ 이런 사소한 부분에 꽂힌 사람이 나 말고도 또 있다니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8-12-08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그 소설 읽는 내내 누가 제 마음을 펼쳐 써놓은거 같았거든요. 나는 전후세대(?)도 아닌데 왜 이런 혼란스런 감성을 가졌는지 ^^ 저도 반가워서 쪽글 남겼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