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 - 시공 로고스 총서 34 시공 로고스 총서 34
헨리 채드윅 지음, 김승철 옮김 / 시공사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1.아우구스티누스는 신학에 있어서 철학의 플라톤과 같은 위치를 차지한다.(이름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느 신학자는 화이트 헤드의 말을 변용해 '아우구스티누스 이후의 서구 신학은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한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의 저작 목록만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거대한 체계를 구축했는지-신학 안의 카테고리가 나누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겠지만, 그의 저작은 조직신학, 성서신학, 교회사(심지어는 기독교 교육학까지 포함된다)모두 걸쳐있다-알 수 있다.

2.채드윅의 소개서를 보고 아우구스티누스의 생애를 요약하자면 대략

1)키케로의 영향(그의 저작인 '호르텐시우스'를 보고)을 받아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

2)마니교에 빠져 있던 시기

3)신플라톤주의의 영향을 받아 마니교에서 벗어나고 점차적으로 기독교인이 되던 시기

4)본격적으로 기독교인이 되어, 그 기준 에서 자신을 해석해낸 시기

 5)히포의 주교가 되서 다양한 신학적 사유를 펼쳐낸 시기 등 5시기로 나누어진다.(틸리히는 그의 강의록인 '그리스도교 사상사'에서 좀 더 세분화시켜 8단계로 나누었는데, 2기와 3기 사이에 '회의주의'시기를 추가했고, 사상적으로 금욕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를 추가하였는데, 5시기안에 포함되는 것 같아 이렇게 노트만 달아둔다.) 3기 부터 그의 주요 저작이 등장하는데 3기의 대표적인 저작은 그가 카르시쿰에서 그의 친구들과 수도적 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신플라톤주의와 기독교간의 대화를 모색한 '독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좀 더 기독교적 세계관에 경도되어 그 안에서 자신의 일생을 돌아본 '고백록'은 4기, 주교로서 신학적 문제들이나 교리에 천착한 저작들- '신국론'이나 '삼위일체론' -은 5기에 해당된다. 그의 작품들은 '당연히' 그의 시대,그를 둘러싼 상황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는데 특히나 대표적인 저작인 '신국론'은 세계사적인 사건이라 할만한 로마의 멸망과 관련되어 그것을 신학적으로 규명해낸 작품이다. 따라서 '신국론'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당대의 역사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인데, 불행히도 이후의 기독교 사상사에서 '신국론'(을 포함한 그의 대표적 저술들)은 그런 식으로 이해되지는 않았다.

3.그는 당대의 첨예한 상황 속에서 기독교의 가치를 역설하고자 했고, 그 속에서 자신의 근거를 찾고자 했다. 그리고 그것에 자기 성찰의 가치를 되새겼다는 점에서 '최초의 현대인'이라는 채드윅의 평가는 아주 생뚱맞은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적절한 수사학적 표현도 되지는 못한다. 강유원이 지적하듯이, 그는 자신의 존재 근거를 신과의 관계 속에서만 찾으려 했지, 사회와의 관련성을까지 고려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차라리 (자신의 신학적 사유에서 '이성'의 가치를 소중히 했했으며, 철학과 신학의 일종의 종합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그 보다는 '최초의 중세인'이라는 한스큉의 평가가 더 적절한 듯 싶다.

 4.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은 모두 25권(각 저작 안에 있는 권수는 제외하고)이다. 하지만 국내에 소개된 것은 '신국론','고백록'이 다양한 형태로 소개되었을 뿐, 나머지 저작들은 분도출판사의 교부문헌총서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번역된 것이 없다.(크리스천 다이제스트에서도 몇 권 나온 것 같은데, 여기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다.) 또한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한 가장 충실한 소개서라 할만한 피터 브라운의 아우구스티누스 전기는 번역이 되었으나, 오문과 비문이 너무 많아 사실상 이해가 불가능하다. 기독교 2000년 역사에서 예수나 사도들을 제외하고,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신학자라는 것이 신학계의 공통적인 생각이라면, 아우구스티누스 전집이나 선집을 내고, 지금까지 번역된 것에 대한 새심한 검토를 해야할 것이다.(말로만 에큐메니컬을 외칠 것이 아니라, 이런 것들을 데이터화하는데 힘을 합치는 것이 에큐메니컬적인 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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