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15.6.17) 신경숙 작가는 거론되는 책을 읽은 적이 없으며, 자신은 표절과 무관하고, 논란을 부추기지 않기 위해 더이상 대응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냈다.

오전에 문제의「전설」과 함께 오랜만에「우국」을 다시 읽었는데 신작가가 거론되는 책을 읽지 않았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복붙 수준인 단락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전설」의 전체 플롯과 구성 곳곳에서「우국」의 영향이 느껴진다. 

두 단편을 같이 읽어 보니 미시마 유키오의 책을 읽지 않았다는 작가의 변이 새삼 애처롭다. 더불어 신혼부부라는 것 말고는 유사점이 전혀 없다는 창비는, 창비야말로 책을 읽어보긴 했나 의심스럽다. 일례로 '신혼부부, 남편, 쿠데타'와 '신혼부부, 남편, 6.25'라는 유사한 흐름 속에 등장하는 이런 장면들...

 

우국: 친구들은 날 부르지 않았어. 내가 아직 신혼이라고 나만 안 껴준 걸까
전설: 내가 신혼이라 친구들은 내게 말도 없이 자원했소

 

책을 대충 뒤적여도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저런 장면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다른 것도 아니고 표절 시비이니 창비는 응당 관련된 두 단편을 모두 읽어봤으리라는 가정 하에, 창비 측의 저 장문의 당당함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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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6-17 1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문장을 필사한 줄 았았는데 주제와 구성까지 .... 아이구야...

인삼밭에그아낙네 2015-06-17 20:23   좋아요 1 | URL
오늘 성명을 읽고 작가보다 출판사를 향한 배신감이 더 크더군요.

초딩 2015-06-17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단 소설 뿐만 아니라 많은 장르의 책들이 참 많이도 베껴온다고 들었습니다 ㅠㅠ

초딩 2015-06-17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비라는 이름이 아깝더군요.

인삼밭에그아낙네 2015-06-17 23:45   좋아요 1 | URL
창비계간지 정기구독자이고 창비 책을 꾸준히 구입하는 독자로서 오늘 창비의 발표는 그저 실망스럽기만 하네요.

[그장소] 2015-06-18 0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서면 모를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한거죠. 이렇게 빨리 일본 문학이 한국에 스며들 줄, 그들은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일본 하면 기본적으로 반감이 있으니 아직 아직 멀었다고 여겼을 겁니다.
못해도 작가 생전에는..그러지 않고야 뻔뻔하게 이럴 수는 없는 거죠..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몇 년도 훨씬 전 , 부터 논란이 있었다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
각 출판계들 전부가..알면서들..이게 더 치떨리고 화나요.

인삼밭에그아낙네 2016-03-07 17:06   좋아요 0 | URL
`침묵의 공범`이라는 표현이 제격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