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야~ 우리 집에 가서 놀지 않을래?


우리 집에 온 파도
옥타비오 파스 원작|노경실 옮김|이상의 날개|32쪽|9000원

멕시코의 옥타비오 파스, 포르투갈의 주제 사라마구 등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작품을 그림책으로 재구성했다. 언뜻 조합이 어색해 보이지만, 책장을 펼치는 순간 그 기발한 발상과 경쾌한 줄거리, 깊은 통찰에 즐거워진다.

‘우리 집에 온 파도’는 옥타비오 파스의 원작소설 ‘My Life with the Wave’을 토대로 했다. 바닷가에서의 휴가가 못내 아쉬워 파도 한쪽을 뚝 떼내어 집으로 데리고 오는 아이. 야생의 바다를 떠나 문명의 도시로 온 파도가 소년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다가, 도시 생활에 신물을 느낀 나머지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는 줄거리다. 얼마나 어린아이다운 상상력인가. 자연과 인간의 관계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긴박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압축시킨 작품이다.

 
주제 사라마구의 ‘세상에서 가장 큰 꽃’이 주는 울림은 더욱 묵직하다. 부모를 떠나 모험에 나선 소년은 황무지에서 꽃 한 송이를 만난다. 그런데 꽃은 시들어서 곧 죽을 것만 같다. 소년은 물을 찾아 다시 길을 떠나고, 나일 강처럼 깊고 먼 강에 닿은 아이는 두 손을 모아 물을 떠서 스무 번, 아니 수천 번 오가며 꽃에게 물을 준다. ‘물=생명=사랑’이라는 상징적이고도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영국 작가 루디야드 키플링의 ‘낙타는 왜 혹이 달렸을까?’도 함께 출간됐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에게 읽히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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