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책은 시작부터 한 고등학생의 죽음으로 시작하여 묵직하다. 그리고 연이은 독살 사건과 살인사건으로 범인의 추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고등학생들만의 특이한 집단적 유대감은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도요노고등학교 2학 시바모토 미유키가 임신 중절 수술 도중 죽게 된다. 미유키의 아빠 겐지로는 미유키를 그렇게 만든 이를 찾아 복수를 하려 한다. 몇 명의로 좁혀진 용의자들 누가 범인일까? 미유키가 죽으면 말한 <아르키메데스>는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첫 번째 용의자는 올봄 영어 연극에서 아르키메데스 역을 맞아 연기하다 조명 실수로 벌거벗은 몸을 미유키에게 보인 야규 이다. 두 번째 용의자는 시바모토 겐지로의 회사가 지은 맨션으로 일조권이 침범당해 어두워진 집에서 '어두워, 어두'라며 죽은 할머니가 있는 나이토이다. 세 번째 용의자 독이 든 나이토의 도시락을 경매로 판 다나카이다.
그 이외에도 담임인 후지와 선생님도 의심이 갔다. 야규의 독살 사건은 읽으며 혹시 범인이 야규 본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문장들 사이에 숨어있는 복선들을 찾아 연결하는 것을 즐긴다. 가끔 이야기의 마지막에 추리가 맞을 때는 짜릿하기도 하다. 하지만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는 여러 사건이 얽히며 각각의 범인을 추리해야 해서 헷갈리게 했다,
미유키의 죽음, 야규의 독살 사건, 가메이의 실종은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도요나카히가시경찰서의 형사 노무라는 막연히 세 사건이 이어져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얼마 후 시체가 발견된다. 세 가지의 사건은 진짜 서로 연관되지 않은 것일까?
완전범죄가 될 수 있었던 사건은 사소한 일로 인하여 밝혀지게 된다. 자신의 의도와는 전현 다른 의도로 행동이 해석된다. 가끔 무심코 했던 말이나 행동이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지고 와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오해하기도 한다. 해결 방법은 <솔직함>이다.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사건을 해결한 열쇠이기도 하다.
형사라는 직업상, 노무라는 현실 사회의 인간성을 짓밟고 이익만을 앞세우는 추악한 모습을 수없이 봐왔다. 법률상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도덕적으로 더 지탄받아야 할 때도 헤아릴 수도 없었다.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았다. p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