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
고미네 하지메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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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를 외친 아르키메데스가 등장하는 미스터리물이라니 추리를 하는데 과학이나 수학이 등장하는 건가 하였다. 문과 계열이라 수학에는 엄청 젬병이다.


이 소설과의 만남이 책을 싫어하던 바보 고등학생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히가시노 게이코>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


고등학생이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책이다. 책의 어떤 매력적인 부분이 책을 싫어하던 히가시노 게이고를 소설가의 길로 들어서게 했을지 궁금증이 생겼다. 학생들의 캠퍼스 미스터리는 다른 추리소설들보다는 가볍고 미스터리물임에도 상큼하고 싱그러운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시작부터 한 고등학생의 죽음으로 시작하여 묵직하다. 그리고 연이은 독살 사건과 살인사건으로 범인의 추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고등학생들만의 특이한 집단적 유대감은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도요노고등학교 2학 시바모토 미유키가 임신 중절 수술 도중 죽게 된다. 미유키의 아빠 겐지로는 미유키를 그렇게 만든 이를 찾아 복수를 하려 한다. 몇 명의로 좁혀진 용의자들 누가 범인일까? 미유키가 죽으면 말한 <아르키메데스>는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첫 번째 용의자는 올봄 영어 연극에서 아르키메데스 역을 맞아 연기하다 조명 실수로 벌거벗은 몸을 미유키에게 보인 야규 이다. 두 번째 용의자는 시바모토 겐지로의 회사가 지은 맨션으로 일조권이 침범당해 어두워진 집에서 '어두워, 어두'라며 죽은 할머니가 있는 나이토이다. 세 번째 용의자 독이 든 나이토의 도시락을 경매로 판 다나카이다.


그 이외에도 담임인 후지와 선생님도 의심이 갔다. 야규의 독살 사건은 읽으며 혹시 범인이 야규 본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문장들 사이에 숨어있는 복선들을 찾아 연결하는 것을 즐긴다. 가끔 이야기의 마지막에 추리가 맞을 때는 짜릿하기도 하다. 하지만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는 여러 사건이 얽히며 각각의 범인을 추리해야 해서 헷갈리게 했다,


미유키의 죽음, 야규의 독살 사건, 가메이의 실종은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도요나카히가시경찰서의 형사 노무라는 막연히 세 사건이 이어져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얼마 후 시체가 발견된다. 세 가지의 사건은 진짜 서로 연관되지 않은 것일까?


완전범죄가 될 수 있었던 사건은 사소한 일로 인하여 밝혀지게 된다. 자신의 의도와는 전현 다른 의도로 행동이 해석된다. 가끔 무심코 했던 말이나 행동이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지고 와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오해하기도 한다. 해결 방법은 <솔직함>이다.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사건을 해결한 열쇠이기도 하다.


형사라는 직업상, 노무라는 현실 사회의 인간성을 짓밟고 이익만을 앞세우는 추악한 모습을 수없이 봐왔다. 법률상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도덕적으로 더 지탄받아야 할 때도 헤아릴 수도 없었다.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았다. p229


미유키의 아빠 겐지로는 나이토의 집 앞에 새로운 맨션을 지을 때 법률상 하자가 없었다. 하지만 나이토의 집은 햇볕이 들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나이토의 할머니는 죽어갔다. 그럼에도 겐지로는 충분한 보상을 하였고 원래 6층으로 지을 건물을 4층으로 내려지었기에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힘이 있는 회사는 법률적으로 어긴 것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며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때가 있다. 그러면 당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억울할 이를 토로할 수가 없다.


<아르키메데스>에 대한 비밀은 책의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밝혀진다. 그들이 단죄하고자 한 방법이 합당한가라는 물음에는 <아니요>라고 하겠지만 복수를 한 이유는 납득이 되긴 했다. 


이러한 일이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비난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사회통념과 법률이 상충될 경우 무엇을 우선시하여야 할까?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고미네 하지메』는 제19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일본 추리소설계의 대작가로 탄생한다.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가 란포상 수상 후 제24회 구리모토 가오루의 「우리의 시대」와 제31회 히가시 게이고의 「방과 후」등으로 청춘 미스터리의 수상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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