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아 I-II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1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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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5쪽, 희고 검은 천. 내 주위를 쉴 새 없이 빙빙 도는 천. 혼자선 움직일 수 없는 천이건만 그 희고 검은 천은 지금 내 주위를 빙빙 돌고 있다. 마치 사람처럼. 하지만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볼 수 있다. 그것은 동물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말도 할 수 없고 짖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지 바라볼 뿐이다. 그것은 쉴 새 없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내 주위를 빙빙 돌고 있다. 그것은 내게 바짝 다가왔다가 팔 하나의 거리를 두고 다시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움직였다. 그것을 향해 말해 봐야 소용없다. 하지만 그것이 내게 다가오면 나는 그것을 향해 말하는 것 외에 다른 일은 할 수 없다.


욘 포세, 멜랑콜리아1-2, 민음사


누군가에게 이 소설은 같은 문장이 도돌이표처럼 계속 돌아와 읽는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미친 소설일 수 있다.


다른 어떤 이에게 이 소설은 이 세상에서 가장 나를 잘 이해하는 소설이라며 극찬하게 만드는 최고의 소설일지도 모른다.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이 소설이 지금 많은 이에게 읽히는 이유란, 일차적으로 욘 포세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겠다. 한 번은 읽어보게 하는 힘이 아직까지 있는 것이다, 노벨문학상이란.


제목에서 영혼의 이끌림을 느낀 이도 있을 수 있다. 멜랑콜리아, 우울증, 고대 그리스에서 검은 쓸개즙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생기는 기질로 정의되어 온 이 단어 자체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보라색 코듀로이 양복을 입고 침대에 누워 등장하는 라스 헤르테르비그는 화가다. 노르웨이 출신의 화가다. 그는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다. 그는 연인도 있다. 그림 공부를 하러 독일로 떠난 라스 헤르테르비그는 헬레나라는 연인이 있다. 그는 그림을 잘 그린다. 지금 그는 스승인 한스 구데에게 그림을 보여주기 위해 하숙집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는 그림을 잘 그리니까. 옆방에서 그의 연인 헬레나의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그는 가야 한다. 그는 의심한다. 내가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고 스승이 판단하면 어떡하지? 그림을 그리지 못하면 어떡하지? 그림을 잘 그리는 내가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 생각은 꼬리를 물고 돌고 돌아 반복되고 라스 헤르테르비그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는 그림을 잘 그리는데.....


내가 이 소설에 집중하게 된 건 75페이지의 '희고 검은 천'의 묘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부터였다. 그 전까지 긴가민가 따라가던 라스 헤르테르비그에게서 나는 검은 쓸개즙의 탁하고 지독한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내 몸 속에도 흐르는 검은 액체, 한 번 멜랑콜리아에 잠식되기 시작하면 침대나 소파 위에 눕거나 앉은 채 꼼짝할 수 없다. 모든 것을 의심한다. 다른 평범한 일은 할 수 없다. 짐을 싸거나 잔을 잡고 뭔가를 마시거나 앞에 앉은 상대방에게 말을 걸 수 없다. 눈앞을 온통 희고 검은 천이 지배하기에, 그것에 대해서밖에 말할 수 없다.


희곡 작가이자 소설가인 욘 포세는 어느 날 미술관에서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그림 <보르그외위섬>을 우연히 보고 충격을 받아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멜랑콜리아1'과 '멜랑콜리아2'사이에 짧게 삽입된 작가 비드메의 이야기에서 소설 전체의 시작점을 알 수 있다. '그는 라스헤르테르비그가 그린 구름 뒤에 숨어 있는 인간의 비밀스러운 본성을 예술의 형태로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노르웨이 교회의 사제와 만나기 위해 어둠 속의 빗길을 걸었다'(345쪽) 민음사 책 표지에 실린 그 그림, 흰 구름과 검은 대지가 교차되는 그림 앞에서 찾아내려 애쓴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한 긴 소설.


예술이란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작업이고, 길고 어려운 작업 속에서 많은 이들이 검은 쓸개즙 아래 쓸려내려갔고,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그림을 잘 그리는 라스는 정신병원에 갇혔다 고향으로 돌아왔고 광기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생애를 가진 화가에 대해 소설을 쓰는 비드메라는 소설가를 등장시킨 작가 욘 포세의 작품 [멜랑콜리아]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어떤 힘인지에 대해 설명하려면 다른 한 권의 책이 필요할 것이다...


나 역시 검은 쓸개즙을 뱉어내지는 못하고 도리어 꿀꺽 삼키기만 하는 인간 유형에 해당하니까. 


희고 검은 천. 내 주위를 쉴 새 없이 빙빙 도는 천. 혼자선 움직일 수 없는 천이건만 그 희고 검은 천은 지금 내 주위를 빙빙 돌고 있다. 마치 사람처럼. 하지만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볼 수 있다. 그것은 동물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말도 할 수 없고 짖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지 바라볼 뿐이다. 그것은 쉴 새 없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내 주위를 빙빙 돌고 있다. 그것은 내게 바짝 다가왔다가 팔 하나의 거리를 두고 다시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움직였다. 그것을 향해 말해 봐야 소용없다. 하지만 그것이 내게 다가오면 나는 그것을 향해 말하는 것 외에 다른 일은 할 수 없다.

- P75

당신은 빛이 하루를 채우듯 내 가슴속을 채운다. 당신이 없다면 나는 어둠에 불과하다. 당신이 그립다. 나는 길을 걷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당신을 향한 그리움. 등 뒤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하지만 나는 웃음소리에 개의치 않는다. 왜냐하면 내 가슴속에 있는 것은 당신을 향한 나의 움직임뿐이니까. 나는 당신을 향한 움직임이다. 나는 걷고 있다. 당신을 향해 가고 있다. 당신이 그곳에 있든 없든, 나는 당신을 향한 작은 움직임일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당신이 없는 곳, 바로 그곳에 존재하는 움직임이다. 나는 내가 볼 수 있는 모든 것, 그림으로 그릴 수 있는 모든 것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움직임으로 존재한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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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MBTI 테마소설집 1
정대건 외 지음 / 읻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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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와 소설은 동의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16가지 인간 유형론 MBTI와 인간을 탐구하는 예술적 형식 소설은 같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MBTI 소설집' 기획을 보고 기뻤다. 작품집을 읽고 더 기뻤다. MBTI의 과학적 근거나 호불호를 떠나, 일단 재미있다.


그토록 재미있게 이 소설집을 읽는 당신의 MBTI는 무엇입니까? 이 책 안에 답이 있다.


4가지 혈액형 유형론에 갇혀 있던 인간들을 무려 16가지나 되는 선택지로 탁 트인 세계로 인도한 MBTI는 결국 유행할 수밖에 없다. 인간인 우리는 나 바깥의 존재인 타인을 궁금해하고 두려워하며 알고 싶고 알기 싫고 사랑하고 증오하며 밀어내고 가까워지고자 애쓰는 존재니까. 나는 너를 알고 싶다. 나는 나도 알고 싶다. 나는 이런 사람인데, 너는 어떤 사람이니?


여섯 가지의 MBTI 유형을 각각 한 편씩 다룬 단편소설 대부분이 연애 문제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데, 연애야말로 타자를 향한 끌림과 떨림을 가장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정대건 작가의 <디나이얼 인티제>에서 소개팅 자리에 MBTI를 묻고 궁합을 따지는 장면은 이 시대의 클리셰가 될 법하다. 이유리 작가의 <그때는 그때 가서>는 전형적인 엔프피 주인공이 정반대 유형으로 추측되는 남자친구와 이별하며 겪는 과정의 핵에도 엠비티아이, 아니 '성격 차이'가 두드러지게 묘사된다. 연애 사업을 넘어 서고운 작가의 <도도의 단추>에서 등장하는 커플 매칭 회사 데이터로 기본 제공되는 엠비티아이, 이서수 작가의 <알고 싶은 마음>은 취업 면접에까지 침입한 엠비티아이의 존재감을 확고하게 보여 준다. 이제 MBTI는 하나의 견고한 세계관이 되어 버렸을까?


-153쪽, 우리는 의외로 자신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어떤 계기로 그걸 깨달으면 깜짝 놀라고 마는 것이다.

이서수, <알고 싶은 마음>,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읻다


김화진 작가의 <나 여기 있어>속 주인공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 대해 묻고 답하고 묻고 답하며 존재를 확인하는 작업은 MBTI라는 세계를 소설로 풀어 써서 보여 준다.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잘 모른다. 그래서 알고 싶다. 조금이라도 너를 더 정확히 알기 위해서. 우리는 인간을 궁금해 하는 인간이다. 인간이란 원래 그렇다. 그래서 소설을 쓴다. MBTI 검사를 받고 서로의 유형을 궁금해 하며 대화를 나눈다.


그래서 제 MBTI는 어떤 것이라 하면....




운명적인 끌림을 느끼며(?) 이서수 작가님 단편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답니다?ㅋ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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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자살시킨 자, 반 고흐 텍스투라
앙토냉 아르토 지음, 이진이 옮김 / 읻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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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깜짝 놀라게 만드는 책이다. 자살'시키다'가 성립 가능한 표현인가? 서문은 더 놀랍다. '우리는 반 고흐의 정신적 건강함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는 평생 동안 제 손 한쪽을 지졌을 뿐이고, 그것 말고는 딱 한 번 자신의 왼쪽 귀를 잘랐을 따음이다.(37쪽)' 반 고흐는 천재일 뿐, 미친 것이 아니라고, 미친 건 그가 미쳤다고 이름붙인 이 세상이라고 단호하게 선언하는 앙토냉 아르토의 목소리는 끝까지 단호하다. 단호한 목소리는 칼날처럼 날카롭게 세상을 베어 낸다.

-42쪽, 그런데 진정한 광인이란 무엇일까요?

진정한 광인이란 인간의 영예라는 지고의 개념을 더럽힐 바에야 기꺼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에서 미치광이가 되는 편을 택한 사람입니다.

그리하여 어떤 엄청난 더러움을 저지르는 데 사회와 공범이 되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사회는 떼어내고 물리치고 싶었던 모든 이들을 정신병원 안에서 목 졸랐던 것입니다.

사회가 자살시킨 자, 반 고흐-앙토냉 아르토

광기의 재해석 과정을 통해 작가는 반 고흐의 그림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다. 그가 그린 그림의 순수함, 그가 지키고자 했던 것, 밀짚모자에 초를 끼워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려냈던 천재의 집중력...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알면서 그가 미쳤기에 그런 그림을 그렸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반 고흐 생전에 그의 그림이 세상에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도 우리는 안다.

반 고흐의 그림은 붓으로 세상을 때리고, 그림을 보는 사람을 때린다. 격한 타격이 쉬지 않고 이어진다. '그런데, 반 고흐는 그의 결정적 타격으로, 그야말로 둔기의 타격으로 자연과 사물의 모든 형태를 쉼 없이 두드린다.(47쪽)'그런 그를 말하는 앙토냉 아르토의 글 역시 읽는 사람을 때린다. 짧은 책 속에서 터져나오는 감정들이 어찌나 강렬한지 책을 읽고 난 뒤 피곤을 느낄 정도였다.

-79쪽, 여기 이 세상을 위해서가 아닌 것이다,

결코 여기 이 지상을 위해서가 아닌 것이다, 우리 모두가 으레 일하고,

싸우고,

두려움에, 배고픔에, 비참함에, 미움에, 추문에, 역겨움에 울부짖었던 것은,

단지 여기 이 세상의 마력에 흘린 것임에도,

우리 모두가 그 독성에 잠식되어 버린 것은,

그리고 결국 우리가 자살당하게 된 것은,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모두 바로 이 가엾은 반 고흐처럼, 사회에 의해 자살당한 자들이지 않은가!

그림을 그리면서 삶과 싸운 천재, 그림 그 자체만 가지고 싸운 진정한 화가, 삶에서 신화를 끌어낸 진정한 천재 화가, 그가 가진 파괴력이 두려워 사회가 침묵시킨 자 반 고흐.

그리고 그런 반 고흐를 이야기하는 파격적인 아르토의 글은 독자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든다. 칼날처럼 휘두르는 그의 글 앞에서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많지 않다. 칼로 다가가 내 피를 내어주거나, 칼을 피해 멀찍이 도망치거나. 다만 도망친 자에게 남은 선택지는 자살당하는 것, 우리 모두 살가죽 아래 숨어 있는 생의 끓어오름을 애써 무시하며 살아가다 죽임당할 것인가?

고흐의 그림을 보며 생이 폭발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우리에게는 아직 삶의 기회가 남아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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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 일기 세라 망구소 에세이 2부작
세라 망구소 지음, 양미래 옮김 / 필로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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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쪽, 아무것도 잃고 싶지 않았다. 그게 내가 가진 가장 큰 문제였다.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을 기록하지 않고 하루를 마감하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

내가 쓸 문장이 이미 적힌 책을 읽으면, 

심지어 그 문장이 책을 펼치자마자 쏟아지면, 

나는 이 책에 단단히 붙들릴 수밖에 없다. 


초등학생이 되고 학교 숙제로 매일 일기를 쓴 뒤로, 30년 가까이 일기를 쓴다. 매일 쓴다. 

진통을 겪고 아이를 낳은 그 날에도 매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휴대폰 메모장에 기록했다. 

아무것도 잃고 싶지 않았다. 나는 시간을 가지고 동시에 잃는다. 현재는 과거가 되고 과거는 기억이 되며 기억은 망각의 바다에 가라앉는다. 내가 존재한다는 증거를 남기고 싶었다. 


- 19쪽, 내가 일기를 쓰는 이유는 일기장으로 내 존재를 빈틈없이 떠받치고 싶기 때문이다.

망각이 두려워 일기를 썼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은 '망각 일기'다. 

망각을 두려워하던 작가의 생각이 망각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 주는 계기가 아이의 탄생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일기를 쓸 시간은 사라졌다. 

나는 일기를 쓸 시간이 필요하지만, 아이는 나를 필요로 한다. 

하루하루가 망각 속으로 사라진다. 

그럼 내 존재 역시도 사라지는가? 

나는 있다. 


- 91쪽, 아이가 태어나기 전, 일기는 나로 하여금 존재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일기는 말 그대로 나라는 존재를 구성했다. 일기를 쓰지 않고 있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그러던 중 아이가 태어났고, 아이는 내가 쓰기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나를 필요로 했다. 내게는 아이에 관한 글을 쓰는 일이 필요했지만, 아이는 그보다도 더 나를 필요로 했다.

망각은 필연적이고, 우리는 계속해서 살아 간다.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자란다.

나 역시 필사적으로 일기에 집착하는 태도가 많이 유해졌다. 

하루에 한 줄, 혹은 아무것도 쓰지 않고 지나가는 날도 있다.

나는 기억한다. 아이는 기억한다. 우리는 새로운 시간을 받아들인다.

잃어야 가질 수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새 일기를 쓴다.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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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6 - 볼라뇨 20주기 특별합본판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송병선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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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권짜리로 먼저 읽었기에 보자마자 주문한 내 인생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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