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주 가는 사이트, 자유 게시판에서 본 글입니다.
이 글을 자주 보면서 가슴에 새겨두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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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daum.net/delphinegong

글쓴분 : 주정섭


주변 개발자들, 혹은 여러 개발자 게시판에서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개발자는 돈 벌기 힘들다. 개발자는 30 중반을 넘기기 전에 다른 직업을 택해야 한다"

이말을 듣는 순간 내가 그 사람한테 하고 싶은 말은, 그런 생각이 든다면 지금 당장 개발자 생활을 때려치우고 다른 직업을 택하라! 왜 머뭇거리고 있는가? 하루라도 빨리 다른 직업을 택해서 일을 시작해야 그 직업에서 성공할 확률이 커지지 않겠는가? 당분간 개발자 생활하면서 적당히 다른 직업을 알아보려는 사팔뜨기 식의 관점으로는 별로 성공할 가능 성이 없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보통 사람은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월등히 성공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개발자는 돈벌기 힘들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다른 분야의 직업을 택한다고 해도 잘 먹고 잘 살기 힘들다. 왜냐하면 자신의 정신상태가 이미 패배자임을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개발자들은 개발자라는 직업을 택하는 순간에 이미 스스로 잘 살 수 없는, 못 사는 길을 택하고 있다. 왜 그럴까?

우리 나라 상당수의 개발자들은 자신의 적성이나 기호에 따라서 개발자란 직업을 택하기 보다는, 이런저런 일을 해보다가 우연히 "아주 만만해 보이는" 개발자란 직업을 택한다. 다시 말해서 처음부터 개발자가 되고 싶은, 적극적이고 확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개발자가 된 사람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국가적인 인증 시험이 있는 것도 아니며, 남녀노소 누구나 개발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매우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개발자 생활을 실제 해보면서 이 직업이 "전혀 만만한 직업이 아님"을 깨닫고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미래의 개발자 지망생이라고 할 수 있는 전산과 대학생 상당수 마저도 전산을 정말로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성적에 맞춰서 그 과를 선택한 경우가 많다.

스스로 진정으로 원해서 개발자라는 직업을 택한 개발자가 적다는 것은 개발자 커뮤너티에서 개발자들간에 결속력이 약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직업에 아무런 자긍심이 없는데 구성원으서의 소속감은 당연히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의사나 변호사의 경우, 그 직업을 갖기도 힘들지만, 그 직업을 얻은 이후의  사회적 높은 지위 때문에 소속감은 당연히 강할 수 밖에 없다.

아무나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이 오래하고 싶지 않은 개발자라는 집단에서, 강한 결속력이 나올 수 있을까? 나는 여기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이다. 실제로 여러 개발자 모임에 참여해 보면 볼수록, 개발자들간에 결속력에 대해서는 더욱더 부정적이 된다.

처음부터 개발자가 되고 싶어해서 된 개발자와 그렇지 않은 개발자 간에는 일하는 자세에 매우 많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코딩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코딩은 월급 받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개발에 필요한 공부를 재밌어 하기 보다는 돈 벌기 위해서 할 수 없이 공부하게 되며, 새로운 개발 방식을 시도해 보기 보다는 기존에 배운 것을 어떻게든 울거 먹을려고 한다. 즉 개발자 마인드 없는 개발자는 코딩에 임하는 자세가 매우 수동적이라는 것이다.

모든 업종에서 구성원 사이에는 경쟁이 있다. 당연히 개발자 세계에서도 경쟁이 있다. 그렇다면 코딩에 임하는 자세가 수동적인 개발자와 능동적인 개발자 사이의 실력 차이는 당연히 엄청나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나는 이런 현상을 매우 자주 목격한다. 내 주위에 잘 사는 개발자는 극히 소수이다. 그러나 이들의 개발 실력은 상당하다. 반면에 못사는 개발자들을 매우 많이 본다. 불행스럽게도 이 못사는 개발자들 대부분이 남에게서 당당하게 돈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기에는 한참 실력이 모자란다.

못 사는 개발자들 상당수가 자신의 실력이 아주 미천함을 못 깨닫고, 개발자 생활 자체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나도 과거에 이렇게 무지몽매하게 개발자란 직업을 비난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못사는 이유는 개발자라서가 아니라, 개발자란 직업을 택한 후에도 개발자로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을 무지 게을리한 내 탓이란 사실을 깨달은 것은 한참이 지난 후였다.

종종 주위에 아는 사람들은 쓸만한 개발자를 좀 구해달라고 한다. 그러나 내 주위에 널리고 널린 것이 개발자들이지만, 추천해 줄만한 쓸만한 개발자를 찾아내기는 무지 힘들다. 사실 쓸만한 개발자가 눈에 띄면 내가 쓰고 싶지 굳이 남한테 주고 싶지도 않다.

혼자서 어느 정도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개발자가 되기에 걸리는 기간으로 나는 3년을 예상한다. 그리고, 흔히 팀장급으로 팀의 개발 방향을 이끌고, 설계하는 능력을 갖추려면 10년이 걸린다고 본다. 여기서의 기간은 계속 그 일을 꾸준히 했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이일 찝적 저일 찝적한 것은 경력이 아니다. 그런데 기껏 3년 정도 개발해본 사람이 팀장을 맡고, 실제 코딩은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 설계를 맡는 희안한 팀 구성을 많이 보며, 실제 코딩과 전혀 상관없는 UML을 그리는 팀들을 많이 본다.

아직도 프로그램 계약서에는 인원수 몇명이니 금액 얼마라는 웃기는 금액 산정 방식을 자주 보며, 개발기간은 개발참여 인원수에 반비례한다고 믿는 희안한 팀장들을 종종 본다. 개발은 결코 인원수로 밀어 붙일 수 없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개발자 한명은 100명의 허접한 개발자들이 할 일을 단숨에 해치운다.

자신이 개발자로 잘 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이제 그 진정한 이유를 알아 보자. 회사에서 혹은 주위로부터 프로그램을 매우 잘 짠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도 불구하고, 잘 살지 못한다면 정말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다. 주위에서 인정받는 개발자들 대부분은 어느 정도 잘 살며 자기 직업에 만족해 한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프로그램은 돈을 받기에 충분한 값어치가 있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회사 매출에 직접 기여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혹은 그 프로그램이 회사의 회계나 자재관리같은 중요 전산 시스템의 일부에 속하는 것을 말한다. 개발자 게시판에 올리는 팁같은 류의 프로그램이 절대로 아니다.

결론적으로 개발자로서 잘먹고 살려면 남들에게 프로그래밍 실력을 인정 받으란 것이다. 개발자가 기생도 아닌데 미모를 팔아먹을 것인가? 개그맨처럼 웃음을 팔아먹을 것인가? 개발자란 프로그램 즉 코딩을 파는 사람들이다.

만일 떼돈 벌기를 원한다면 개발자를 당장 때려 치우고 직접 사장이 되어야만 가능하다. 어떤 직종을 택하던 간에, 단순 월급쟁이 생활로 떼돈 벌기를 바란다면 당신은 자본주의 경제 원칙을 전혀 모르는 매우 무지한 사람이다. 그러나, 사장이 되려면 월급쟁이 할때보다 몇곱절 더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장급끼리의 경쟁은 월급쟁이들끼리의 경쟁보다 월등히 더 심하기 때문이다.

개발자 수명은 무지 짧다고 생각하는가? 개발자라는 직업이 엄청난 육체적 노동을 필요로 하지는 않으며, 거의 대부분 머리 쓰는 일이므로, 다른 직업에 비해서 수명이 더 길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늙으면 야근하기 힘들다라고 생각한다면 야근을 하지 않고도 일을 마치는 방안을 지금부터 미리 찾아내면 된다. 편하게 놀고 먹는 직업이 없지는 않으나, 그런 직업을 구하는 것은 쉬워 보이는가?

장자크 루소가 일찌기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엄청난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자유와 평등은 없고, 구속과 불평등만 실존할 뿐이다. 이상을 쫒다 좌절하기 보다는 내가 처한 현실에서 어떻게 이길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남들과 똑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고도, 남들과 똑같이 평범한 생각을 가지고도 잘 살기를 바라는가? 잘 살려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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