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상인 - 천년을 이어온 자린고비 경영철학
홍하상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개성상인..... 처음 이 책제목을 보자마자 바로 사서 읽고 싶다는 마음이 팍! 팍! 들더군요.
중국상인이나 유태상인에 대한 책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 옛 상인들에 대한 책은 통 볼 수가 없었던 터라 기대감이 더 했습니다. 그래서 예약판매를 하자마자 바로 사서 읽었는데....   쩝....

값비싼 명절 선물로 매스컴을 탔던 황금굴비 아시죠?
황금굴비라는 표현을 쓰려면 100% 황금을 가져다가 굴비 모양으로 만들어 놓지는 않더라도 금박으로 촘촘히 굴비를 둘러싸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 책은 굴비에다가 금가루를 쬐~~금 뿌려놓고 < 명절맞이 스폐샬 명품 선물세트 : 황금굴비 > 라고 떠드는 것 같습니다.

이 책 Part 1을 보면 “한국의 대표적인 개성상인”이라는 제목으로 태평양, 에이스침대, 삼립식품 그 외에 튼실한 기업을 세웠던 창업주들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분들과 그 기업들에 얽힌 이야기를 펼쳐놓고 있지요.

그런데....  지금은 북한 땅인 개성 지방에서 태어나 기업을 크게 일구었으면 무조건 개성상인 후예인가요???

제가 책을 건성으로 읽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앞서 나온 창업주들은 단지 개성 지방, 혹은 그 근처 출생이고 튼실한 기업을 일으켰거나, 이끌고 있다는 점. 이 두 가지 조건만으로  싸글이 다 “개성상인 후예”라고 불리는 것 같습니다. 그 분들 하고 개성상인하고 같은 고향 사람이라는 것, 성공했다는 것 말고 다른 그 어떤 관계가 있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억지로 “개성상인 후예”라는 옷을 입혀 놓고 개성상인이 가진 특출함이나 우리가 본 받을만한 점을 이야기한다는 게 어째 좀 거시기 하지 않습니까?

제가 만약 허준 선생님과 고향이 똑같다면 그래서 지금 의사가 되어 있고 착한 일을 좀 많이 하고 있다면 허준 선생님 후예이며 빛나는 의술로 시대를 구한 성인이 되는 겁니까? 그 엇비슷한 거라도 되나요? 아니죠?! 그죠!!!!

쩝......

이 책 Part 1이 전체 책 분량에서 2/3을 차지합니다. 나머지 1/3은 개성상인에 대한 간략한 특징과 “부록 : 개성상인은 누구인가”라는 역사자료 비스무리한 읽을거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Part 2와 부록 부분을 통해서 개성상인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지만 기대했던 것에는 못 미치네요. 그냥 시큰둥하다고 할까요? 이런 종류에 들어가는 책을 서너 권 읽어 보셨다면 이렇다할 특별함을 맛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야~~~ 개성상인들한테 이런 이런 특출한 점이 있고 이러한 점은 오늘날에도 통하겠구나 정말 개성상인들한테 배울게 참 많은데!!!” 라는 감탄사는 다음으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날이 언제가 될는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생선 좀 먹어 봤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한테는 이 책이 괜찮을 진 몰라도


“영광 앞바다, 그 물결치는 자연 속에서 살아 숨쉬는 생명력을 몸 안에 담았다가 내 입안 가득히 퍼트리게 해줄 수 있는, 황금빛 입자가 골고루 스며있는 굴비를 한 번 먹어봤으면 좋겠다.”

고 원하시는 분들은 아마 실망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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