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효~~~~ 아직도 "한자"라는 귀신한테 홀려서 고생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제 558돌 한글날을 맞이해서... 관련 글하나 퍼올립니다.
상당히 오래전에 인터넷이 아닌 PC통신 게시판에서 봤던 글을 갈무리 한 겁니다.

부디 읽어보시고 많이 퍼뜨려 주세요.

 


『열린광장-네티즌 추천 열린광장 (go PLAZA)』 4078번
 제  목:한글, 한자, 한문에 대한 생각...                              읽음:804 
 올린이:당구150 (홍찬기  )   작성:98/08/19 01:20       추천:98/08/19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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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에서 퍼온 너무나도 좋은 글입니다. 동의하시면 OK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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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한글, 한자, 한문에 대한 생각      관련자료:없음       1/11
보낸이:윤용석  (팔만    ) 1998/08/14 14:43 조회: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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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한자, 한문에 대한 생각들

  
큰  마을에는  케텔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10여년에 걸쳐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논쟁거리들이 몇가지 있다.
물론 그만큼 사람들 모두에게 관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글전용및 한자혼용 논쟁 역시 세대를 바꾸어 가면서(통신 이용자 층의 세대
교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새로운 논객들이 나타나 논쟁에 불을 지핀다.

  
그러나  게시판을 가득 채우는 이러한 논쟁들이 건설적인 어떤 합의도 도출해
내지 못하고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만 서로 확인할 뿐이다.

  
"어릴 때 부터 한자를 익히면 머리가 좋아진다(사고력이 증진된다)"는 해괴한
주장을  편  논객도 있었고 그래서 "그렇다면 어릴때부터 한자를 배우고 있는
중국어린이들이 한국어린이보다 머리가 월등하게 좋으냐?"는 - 사람들로 하여
금 웃음을 짓게 하는 반론을 펴는 논객도 있었다.

  
오늘  나는  그간의 나의 경험을 중심으로 한글, 한자, 한문에 관한 생각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나는 오랫동안 '한문'에 관계된 일을 해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천자문'을 외웠고 고등학교 2학년쯤에는 쉬운 한
문 원서 정도는 읽을 수 있었으며 스무살이 넘어서 스승에게 '논어'를 제대로
배운 이후 상당히 많은 분량의 한문원전을 읽었다.

  
더구나 10년 이상을 한문전산화에 전력을 기울여 오고 있는 바 94년부터 현재
까지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부 및 해인사 고려대장경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고려대장경' 전산화에 매진해 왔으므로 골수 한문인이라고 불릴만 할 것이니
큰마을에서 한글, 한자 논쟁에 참여하여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사람들 중에
몇사람이나  실질적인 면에서 한문, 한자를 다루어 본 사람이 있을 지 그것도
묻고 싶다.
여기까지 읽고나서 당연히 한자혼용을 주장하는구나 하면 곤란하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당연하게 한글전용을 해야한다.

  
한글 전용을 해야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보의 공유'에 있다.
통신의  궁극적인  목적이 '정보의 교환과 정보의 공유를 통한 국가및 사회의
발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면 특히나 네티즌들로부터 한자를 사용
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서는 안될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정보의 혁명이 그간 수천년에 걸쳐 인류를 발전시키고 변화시켜
온 것보다 더 큰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들 예측하고 있다.
즉, 정보의 교환과 공유가 이루어 지는 국가 및 사회집단과 정보의 폐쇄와 독
점이  이루어지는  국가 및 사회집단간을 비교할 때 그 변화와 발전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정보의 교환과 공유를 위해서 우리는 두가지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영문이냐 한글이냐다. 한자는 여기에 끼어들 틈도 없다.
결론은 자명하다 당연히 한글전용을 해야 한다.

글로  씌어진 것의 대부분이 한자를 혼용하지 않고서는 의미전달이 안되니 한
자를 섞어 쓰며 통신을 하자는 한심한 주장은 제발 하지 말자.  

  
한자는 필요한 사람만 배우는 것으로 충분하다.
한문학, 역사학, 중국문학 등등.... 필요한 분야는 많다. 그러나 그러한 분야
에  전문적으로 종사하는 사람들만 전문적으로 배우고 익혀서 세계 최고의 전
문가가 되면 된다.


미래의  한국사회는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지 얼치기로 알아서 아무 쓸모도 없
는 것을 익히기 위해 온 국민 모두가 수년의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엄청난 국가적 비능률과 낭비를 초래한다.

  
일견 그럴듯한 주장이 있다.
한자를 많이 알면 이해력과 사고력, 그리고 독서능력이 증진된다는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그러나 분명히 그렇지 않다.
한자를 섞어 썼을 때 또는 한글을 쓰고 괄호안에 한자를 함께 썼을 때 이해도
가 높아지는 것은 그 사람의 문자적 습관일 뿐이다.


나도  출신성분이 한문쪽이라서 문장을 작성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한자어투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이점을 깊이 반성하며 항상 쉬운 용어를 사용하고 아름
다운 한국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아무리 한문을 많이 안다 해도 독서를 함에 있어서 이해력과 독서속도면에
서 한글로만 쓰인 것과는 비교가 안된다.


나는  가끔  중국에서 발간된(한문으로 인쇄된) 원문소설을 구해서 읽는 적이
있지만 원서로 읽는 다고 해서 더 재미있거나 이해가 높아지지도 않는다.
김용의 영웅문은 초등학교 5-6학년이나 중학생이상이면 다 읽고 이해할 수 있
다.


원래는 순 한문(중국어)으로 씌어 진게 아니던가?
그걸  읽는데는 한국의 중학생이 한자 2,3천자를 안 익힌다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이점을 봐도 번역전문가 박영창님 같은 분이 있으면 되는 것이지 모든 국민이
한자를 배워서 어디 쓴단 말인가?

  
나관중  원작의 삼국지연의 역시 많은 한국사람이 읽고 있는 고전중의 하나이
다. 이것 역시 훌륭한 소설가인 이문열 선생이 평역한 것으로 충분하지 그걸 원서
로 읽을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다음은 논문을 읽는 데 있어 한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논문은 그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그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가의 몫이다.
일반국민  모두가 전문적인 학문분야를 다루고 있는 모든 논문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국민이 자신에게 관련도 없는 논문을 읽기 위해 미리부터 한자를 배워야
할 필요는 없지 않는가?

말과 글은 - 특히 한국어는 하나의 단어로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
전체 구조를 통해 의미가 파악되는 특성을 지녔다.

  
그러한 것은 아래 사례들에서도 쉽게 수긍이 갈 것이다.

 
한국의 지식인으로서 존경받고 있는 분이 출연한 방송의 교양프로에서 어려운
주제로 교양있게 말하는 것을 일반국민은 대부분 쉽게 알아 듣는다.

그건 한자를 2천자 내지 3천자를 익히든 안 익히든 별 상관이 없다.
글이란 말을 옮기는 것이다.


아무리  고상한 철학적, 과학적, 예술적 사상도 자신의 사상을 말로는 표현할
수 없고 글로 써야만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짓이
다.


여러운  주제를  교양있는  말을  사용해서  전달했을 때 이해가 되는 것을 -
2,3천자  정도의 한자를 안배웠기 때문에 - 동일한 주제를 글로 옮겨 쓴 것을
보고 이해할 수 없다면 이는 아무리 말을 잘한다 해도 자신의 말을 글로 옮겨
쓰는 사람이 무능하기 때문인 것이다.

  
한자, 한문을 많이 알면 중국과의 교류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한자,  한문을 많이 알아도 중국에 가서 얼마나 소용이 없는 것인지 한 번 가
보면 알 것이다.


나는 지난 8월2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북경에서 열린 IRG(국제한자특별전문
위원회) 회의에 다녀왔다.


한국,일본,중국,대만,홍콩,베트남  등  한자어권에 속하는 국가들이 참여하여
한자의  표준화 및  한자사용의 확장 등 한자에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회의이
다.


모든 회의는 당연히 영어로 한다. 영어와 중국어를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한자,  한문을  아무리 많이 알아도 국제적으로 개망신을 당한다. 의사소통을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북경시내  음식점을 가거나 택시를 타거나 한문으로 써 주어도 택시 운전기사
와  식당  종업원이 이해를 못한다. 그러니 한자, 한문을 아무리 많이 알아도
중국어를 모르고는 꼼짝도 못한다.

한자, 한문과 중국어는 전혀 다르다.

한자, 한문은 문자적 능력이고 중국어는 언어적 능력이다.
중국과 교류를 하고 싶다면 먼저 중국어를 배워야한다. 중국어를 먼저 배우지
않고 한자 2,3천자 정도를 배워서는 아무데도 쓸모가 없다.

  
또한 그간의 경험으로 봐도 한자 2,3천자 정도를 배워서는 별로 할게 없다.
족보를 포함해 한국의 그 자랑스럽고 찬란한 고전을 한줄도 읽지 못한다.
한자  2,3천자 정도 아시는 이승우님을 포함한 몇 분께서는 삼국유사, 삼국사
기, 이조실록과 팔만대장경 부터 한번 들춰 보시라. 앞이 깜깜할 것이다.


한자 2,3천자 배우느니 보다는 차라리 틈나는 대로 이문열의 소설을 포함해서
한글로  잘 써진 소설을 100권쯤 읽어두는게 분명히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능
력의 향상은 물론 독서능력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지금 고등학교 3학년 짜리 큰 아들과 중학교 1학년 짜리 작은 아들이 있
다. 나의 직업상 많은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한자조기교육을
시켰을 것이고 그로인해 한자를 많이 알 것으로 지레 짐작한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도 보통의 한국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한자를 잘 모른다.
또 우리 아이들에 게 한자를 배우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왜냐면 그들나름대로 더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오히려 작은 아들에게 시간이 나면 컴퓨터 게임과 통신을 하도록 권유한
다. 물론 이해를 못하는 아내로부터 "아버지가 아들에게 쓸데없는 짓을 시킨다"
는 불평을 듣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한자,  한글 논쟁에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젊은이들 일
것이다. 오늘  나의 경험과 견해를 어떻게 받아들이던 그것 역시 각 개인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한자, 한글 논쟁에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에게 권
유해주고 싶다.

   
세상은 어떻든간에 한글전용으로 가야하고 한글전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 년 후에는 아무도 한자를 어려서부터 배우라고 하지 않을것임에 틀
림이 없다는 것을........
  
                                                     -해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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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말 하나...

요즘 한자 검정 시험인가 자격인가 뭔가 때문에 초등학생들도 열을 올리며 한자 공부를 합니다.
진짜 한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초등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걸까요?

아 닙 니 다.

"쯩" 때문에 그 고생을 하며 공부하는 겁니다.
에효~~~ 그노무 "쯩"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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