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반장 추억 수첩 - (3)

: 남들이 면회를 하는 것을 볼 때 난 별다른 감정(뭐 속이 뒤틀린 다던가...)이
없다고 자부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의 뭐랄까?

나 자신에 대한 위로인 것 같다.

내심 면회를 자주 했으면 하고 바라는 것 같다.
하긴 나도 인간인데 뭐...

/* 군대 있을 때 면회를 딱 한 번 했습니다.
   부대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데 집은 부산이라 가족들한테
   면회 한 번 오라는 말을 하기가 참 부담스럽더군요.
   엄마가 면회를 온다고 할 때마다 절대 오지 말라고 했지요.
   쩝... 마음은 그 반대였는데....   -_-;

   딱 한 번 했던 면회는 제대한 고참이 온 거였습니다.

   그 고참하고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지요.  ^^;  */

 

 

: 편지만큼 군인한테 큰 선물이 있을까?
 (전역증, 휴가증 빼고.... --;)

/* 진짜 편지만큼 큰 선물도 없습니다.
   힘들 때 마다 다시 읽는 편지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겪어본 사람만 압니다.
   군대에 친구나 가족이 있다면 꼭 편지 하세요.
   편지 쓰는데 재주가 없다면
   그냥 엽서를 사서 몇 자 적어
   보내는 것도 받는 사람한테는 큰 선물이 될 겁니다.
   제가 경험해 봐서 압니다.
   과부 사정을 홀아비가 알고
   현역 마음은 예비역이 알지요.    */

 

 

: 군대에서 부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면
  군대는 더 없는 삼청교육대가 되고
  군대에서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면
  군대는 더 없는 인생대학이 된다.

//  쓰고 나니 참 유치한 것 같네요.   -_-a

 

: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것처럼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 있을까?

 

 

: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문득
  군화가 그 어떤 신발보다
  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 하하하 짬밥을 꽤 먹었다는 증거죠 뭐...
   제대하고 나서 예비군 훈련 때문에 일년에 한 번씩 군화를 신게 되면
   참 신기해 집니다.

   도대체 이걸 신고 어떻게 26개월을 보냈는지 원...  -_-;  */

 

 


: 쉽게 성공을 하는 사람은 크게 성장 할 수 없다고 얼핏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난 태권도 단증을 땄을 때 그 말에 공감 할 수가 있었다.

남들은 군대에서 딴 단증을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단증을 따기 위해 그 추운 겨울날 맨발로 발차기 한거 하며
남들 휴식하고 자유 시간을 가질 때 에누리 없이 도복을 입어야 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마 한 번에 단증을 땄으면 이런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으리라 앞으로 미 승단자들이 태권도를
하는 것 보면 난 회심의 미소를 짓겠지....

내심 빨리 태권도 시즌이 되길 바라는 걸 보면
나도 그렇게 착한 인물은 못되는 갚다.
나도 그 만큼 고생했으면서 남의 고생을 보고
즐거워 할려니.... 쩝  -_-;

단증을 따게 되어서 얻은 교훈
1. 하면 된다
2. 나도 할 수 있다
 

/*   태 권 도 !!!

 체육 대회, 주특기 경연 대회 와 더불어 제 군생활을 힘들게 했던 3대 이벤트 중 하나 입니다.  분기마다 한 번씩 태권도 씨즌이 돌아오는데 그 때마다 단증이 없는 사람들은 따로 불려가서 태권도 연습을 해야 합니다. 

" 태권도가 뭐 어때서? 그냥 가서 하면 되잖아? " 라고 핀잔을 주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요.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저도 초등학교 때 태권도를 배웠지만 그 때 몸하고 20살 넘어서 몸하고 상당히 다르거든요.  ^^;

마음은 [철권3]에 나오는 화랑인데 몸은 절대 따라주질 않습니다.  태권도 연습도 하루에 1~2시간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고... 일과 끝나고 밥 먹는 시간 빼고 계속 불려가서 연습을 해야 합니다.  쉬는 시간? 자유 시간? 꿈도 못 꿉니다. 심지어 탄약고 경계 근무까지 빼가면서 시킵니다.

부대에 단증을 가진 인원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것도 부대 성적에 들어가기 때문에 간부님들도 꽤 민감해 하거든요. 그러니 단증이 없는 사람들은 토요일, 일요일, 빨간 날 할 것 없이 계속 불려가서 태권도 연습을 해야 하는 겁니다.

남들은 주말에 TV보고, 농구하고, 책보고 하면서 쉬고 있는데 혼자 맨발로 흙바닥에서 발차기 연습 해보세요. 정말 정말 짜증이 난답니다.

저는 한 번 미역국을 마셨지만 2분기에서는 죽자살자 노력해서 겨우 겨우 붙었지요.

흐 흐 흐..... 제가 딴 단증이 바로 전설 속에서 전해 내려오는 "오바 단증" 이지요. 실력으로 딴게 아니고 오바해서 딴 단증이라는 뜻 입니다.

심사관이 저보고 "넌 다음에 다시 해라"는 걸 끝까지 매달려서 할 수 있다고... 기회를 달라고 바락바락 우기고 목소리를 크게 질러가며 할 수 있는 오바란 오바는 전부다 해서 딴 거지요.

제 오바에 짜증이 났는지, 아니면 싸나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열정에 감동을 했는지 ( 음...-_-; 요건 아닌 것 같네요.) 붙여주더군요. 헤헤헤헤.......

누가 저한테 "군대 있을 때 가장 기뻤던 일 2가지만 말해보세요." 라고 묻는다면 저는 일병 진급 했을 때와 태권도 단증 땄을 때를 꼽겠습니다. 그 만큼 태권도 연습을 하기 싫었단 말이죠 뭐...

하하하 지금 다시 생각을 해보니 웃음만 나오는군요.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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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성지 2004-02-29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바단증~?!! 흐음... 그런것도 있었군요~!!!
딴 사람들에겐 어찌 딴냐고 물어봐야지.. ㅎㅎ.. 왠지.. 내 주변 삔질이들
중에는 몇몇있을거 같은 예감이~?!!!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