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베러월드 - In a Bett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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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대륙. 반군들에 의해 다른 부족민들은 끔찍한 피해를 입기 일쑤다. 그 끔찍한 폭력과 야만성 앞에 피해자들은 “저 놈들은 인간도 아니에요.”하고 욕을 퍼붓는다. 덴마크에 거주하면서 종종 아프리카 의료봉사를 펼치는 안톤은 그곳에서 일상적으로 폭력이 행해지는 모습을 발견한다. 하지만 폭력은 아프리카에서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안톤은 덴마크로 돌아와서도 폭력의 뿌리를 곳곳에서 발견한다. 학교와 집 앞 공터. 이빨이 튀어나오고 조금 어수룩해 보이는 안톤의 아들, 엘리아스는 또래들에게 ‘쥐새끼’라고 놀림을 받는다. 또 다른 날, 아이들끼리의 싸움을 말리던 안톤은 다른 꼬마의 아버지에게 뺨을 맞는다. 나의 잘못 없이 가해진 폭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영화는 문명화된 세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비문명화된 지구 반대편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실체를 교차하며 보여준다. 그리고 그 두 폭력의 속살은 결국 같으며, 과연 우리는 폭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 물음을 던진다.

  엘리아스의 친구 크리스티안은 놀리는 아이에게 본 때를 보여주어 다시는 얕보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뺨을 때린 아저씨에게도 자기 잘못을 깨달을 수 있도록 복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복수의 밑바닥에는 정의감이 있다. 하지만 안톤은 그렇게 되갚으면 폭력이 끊이지 않는다고, 그렇게 복수하면 결국에 내가 그 사람에게 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아이들은 이런 안톤을 겁쟁이라고 생각한다. 안톤 자신도 자신이 겁쟁이로 비추어지는 것에 괴롭다. 이유 없는 폭력에 대한 수치심과 모멸감 그리고 분노가 몸을 휘감고 돈다. 하지만 안톤은 결국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지 않는다. 하지만 엘리아스와 크리스티안에게는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아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기 위해서 또다른 경험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결국 아이들은 스스로 그것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폭력이 행해질 때, 억울함과 정의감이 복수에 힘을 실어주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폭력에 의한 복수가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겁쟁이로 비춰질 것 같은 두려움에 등이 떠밀리는 과정도 보여준다. 영화는 오도된 정의감과 ‘쪽팔림’을 이겨내면서 악을 악으로 되갚지 않는 것, 동시에 대화와 교감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여전한 의문은 남는다.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 거대한 악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도덕적 우월감으로 그들의 폭력을 비웃으며 내 갈 길로 간다고 그것으로 끝인 것일까?

  영화의 반군지도자의 사례를 보자. 안톤은 그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휴머니즘을 발휘하지만 그 사람은 그래도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 안톤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를 캠프에서 내쫓으려고 하고, 결국 반군지도자는 성난 군중들에게 맞아 죽는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이 장면을 어떻게 봐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반성 없는 거대한 악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안톤은 처음에는 폭력을 폭력으로 갚지 않는다는 자신의 원칙을 지켰지만, 나중에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가 맞아죽도록 방치했다. 일단 내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았으니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지 않은 것인가? 결국 거대한 악은 신이 처벌하는 것인가. 피해자들인 군중들이 가해자 반군지도자에게 행한 집단폭력은 폭력인가, 폭력이 아닌 신의 뜻인가? 영화에서는 반군지도자의 죽음으로 아프리카에서의 폭력은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반군들이 다시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하려고 달려들지는 않을까? 그렇게 되면 다시 폭력은 끊이지 않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반군지도자를 그대로 캠프 밖으로 걸어 나가도록 두었다면 그는 또다시 악행을 저지를 것이 아닌가?

  이것은 인간의 오래된 딜레마가 아닐까 싶다. 대화와 교감이 폭력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면서도 그것이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이것이 대화와 교감이 불완전한 비법임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대화와 교감은 훌륭한 대응책이나 그것이 결실을 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제각각이라 인간의 인내로는 그것을 기다리기 힘들 때가 많은 것이 문제이다. 어쨌든 이 영화는 명쾌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지만 인간으로서 결코 피할 수 없는 문제 앞으로 인도한다. ‘미션 클리어!’의 개운함은 없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다음 탈락자는 누구일지에 대한 고민보다 훨씬 가치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이며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영상과 줄거리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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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베러월드 2011-06-30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인어베러월드 공식 블로그입니다. 좋은 리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은데, 혹시 저희 블로그로 퍼가도 될런지요? 감사합니다^^

송도둘리 2011-07-02 14:03   좋아요 0 | URL
물론입니다. 감사합니다.^^
 
인어베러월드 - In a Bett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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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영화. 폭력과 테러에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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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교양강의 - 사마천의 탁월한 통찰을 오늘의 시각으로 읽는다 돌베개 동양고전강의 1
한자오치 지음, 이인호 옮김 / 돌베개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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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저자인 한자오치 교수는 중국에서 『사기』 연구에 최고의 권위자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단순히 『사기』의 내용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은이의 해석과 평가를 곁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조고가 이사를 꾀어 음모를 꾸민 이야기, 홍문에서의 연회에 대한 이야기, 패왕별희의 이야기 등 사마천의 서술에 대해 그냥 그런 일이 있어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런 일들이 있었을까 의문을 제기하고, 자신만의 해석을 가하면서 설득력 있고 흡입력 있는 강의를 전개하고 있다. 때문에 『사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나 설사 『사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뿐만 아니라 중요 사건에 대해 첫째, 둘째 따져가며 조목조목 의미를 따져가는 자세는 책을 깊이 읽는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책은 저자가 북경TV ‘중화문명대강당’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강의했던 원고를 기초로 한 것이라는 점이다. 쉽게 말해 중국 대중들을 상대로 ‘중화문명’의 일부인 『사기』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의 의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는 중국인의 자긍심을 드높일 만한 서술과 비학술적인 용어들의 사용이 자주 눈에 띈다. 예컨대 만리장성의 끝이 평양에 이른다는 서술과 창해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서술(본문 240쪽)은 학술적인 논의의 여지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나 마치 확정적인 사실인양 말하고 있다. 또한 사마천은 진보적인 민족관념의 소유자였고, 『사기』에 남아있는 그러한 인식이 2000여년간 중화민족이 ‘우애로운 대가족’을 이뤄서 사는 데에 이바지했다고 서술(본문 324쪽)한 점은 조금은 낯뜨거운 해석이다. 마지막으로 사법부라는 표현도 자주 눈에 띄는데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사법부’라는 개념에 들어맞는 기관이 과연 진한시대에도 존재했는지 의문스럽다. 아마도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였기 때문에, 법을 적용하여 죄인들에 대해 판결하고 처벌하는 일을 황제로부터 부여받은 관리를 ‘사법부’로 표현하여 대중의 이해를 도운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용어를 책에도 고집한 것은 당시 중국에 서구의 삼권분립과 같은 정치체제가 존재했다는 환상을 불러 일으켜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이 책은 ‘돌베개역사고전강의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고전을 오늘의, 우리의 시각으로 읽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아래에 인용한 신영복 선생의 추천의 말도 가슴을 움직인다. 하지만 이 책이 과연 ‘『사기』의 세계로 안내하는 가장 믿음직한 지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는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읽고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을 읽지만 그 누구도 그리스민족의, 로마민족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읽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 느껴지는 ‘중화민족’에 대한 찬사는 이 책의 ‘믿음직한 지도’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렸다고 생각된다. 또한 책에 담긴 표와 지도는 너무 얼렁뚱땅 그려놓은 듯 조잡하다. 사전 지식을 배제하고 이 책에 수록된 지도와 표만 보고 그 내용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한다면 이 책의 편집자라 하더라도 과연 제대로 설명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양’이 ‘전문’적인 것보다 수준이 낮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인가? 멋들어진 추천의 말이 무색해질 만큼 이 책은 스스로 격을 깎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내 『사기』연구의 권위자 이인호 교수는 옮긴이의 말에서 이 책을 옥에 비유했는데, 왜 이런 옥의 티에 대한 언급은 없었는지 아쉽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시간의 강물은 미래에서 흘러와서 현재를 거쳐 과거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과거로부터 흘러와 현재를 거쳐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라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를 ‘A’라고 한다면 미래는 ‘非A’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모순과 갈등을 지양한 ‘새로운 현재’가 곧 미래입니다. 미래는 오늘과 질적으로 판이한 B, C, D일 수는 없습니다. 미래는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입니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와 소통하기 위해서도 고전 공부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 본문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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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교양강의 - 사마천의 탁월한 통찰을 오늘의 시각으로 읽는다 돌베개 동양고전강의 1
한자오치 지음, 이인호 옮김 / 돌베개 / 2009년 8월
절판


시간의 강물은 미래에서 흘러와서 현재를 거쳐 과거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과거로부터 흘러와 현재를 거쳐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라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를 ‘A’라고 한다면 미래는 ‘非A’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모순과 갈등을 지양한 ‘새로운 현재’가 곧 미래입니다. 미래는 오늘과 질적으로 판이한 B, C, D일 수는 없습니다. 미래는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입니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와 소통하기 위해서도 고전 공부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신영복의 추천의말 중에서)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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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
김주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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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종종 어려움에 부닥친다. 나또한 그렇거니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난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댄다. 하지만 역경을 쉽게 이겨내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이들이 바로 지은이가 말하는 ‘회복탄력성’을 갖춘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만의 삶의 무늬는 많은 경험과 다양한 독서, 그리고 성찰에서 나온 것으로 단시간에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한약을 먹듯 꾸준함과 기다림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고통과 시련이 너무도 강렬해서 장기적 처방을 기다릴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가 찾는 것이 자기계발서이다. 이것은 마치 즉각적인 약효를 드러내는 양약과 같은데 처방하는 의사에 따라 그 효능이 극과 극이다. 성공과 행복이라는 주제에 대해 말하면서도 우리가 책을 사서 인세를 손에 쥐어주기 전에는 결코 ‘성공’하지도 ‘행복’을 맛보지도 못한 사이비들도 허다하다. 될 수 있으면 양약에 덜 의존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우선은 꼭 필요할 때, 용법과 용량을 지켜서, 믿을만한 약을 먹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믿을만한 양약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여타의 자기계발서에서 강조하는 가치와 다르지 않지만, 이른바 긍정심리학과 뇌과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회복탄력성과 자신만의 강점을 찾는 설문문항을 수록한 것은 지은이의 꼼꼼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지은이는 성공이란 어려움이 없어지는 상태가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한 상태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역경을 극복하는 회복탄력성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나아가 자기조절능력이란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감정을 조절하며 충동을 통제할 수 있는 자질을 말하는데 대인관계능력과 함께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바로 긍정적인 사고이다. 여기서 긍정은 무조건적인 낙관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진정한 긍정이란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은 그대로 두고, 자신의 힘이 닿는 한에서 능동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자세를 의미할 것이다. 마치 심리학에서 말하는 ‘지금, 여기’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능력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에 고루 영향을 주기 때문에 회복탄력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지은이가 이 책을 통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결국 이 ‘긍정’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덧붙여서 지은이가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방법으로 소개하는 것은 자신만의 강점을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것,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 꾸준히 운동하는 것 등이 있다.

  살펴본 대로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크게 차이가 없다. 지은이의 연구를 바탕으로 좀 더 과학적으로 증명하였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정신적 독감을 치유해 줄 확실한 ‘양약’이 필요하다면 이 책은 좋은 처방이 될 것이다. 끝으로 지은이는 우리 사회의 높은 자살률, 학생들의 과도한 학업부담 등을 긍정심리학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지은이의 논지가 이해는 되지만 자칫 모든 문제를 개인의 차원으로 환원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물론 개개인이 긍정의 힘을 바탕으로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을 향상시킨다면 그 당사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사회의 구조와 제도를 개선하는 노력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매년 같은 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긍정의 힘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감기약이라도 아무 때나 먹으면 간과 위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긍정의 힘으로 내 자신이 구원받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긍정해버리는, 덕분에 많은 것에 눈을 감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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