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
김주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종종 어려움에 부닥친다. 나또한 그렇거니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난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댄다. 하지만 역경을 쉽게 이겨내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이들이 바로 지은이가 말하는 ‘회복탄력성’을 갖춘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만의 삶의 무늬는 많은 경험과 다양한 독서, 그리고 성찰에서 나온 것으로 단시간에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한약을 먹듯 꾸준함과 기다림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고통과 시련이 너무도 강렬해서 장기적 처방을 기다릴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가 찾는 것이 자기계발서이다. 이것은 마치 즉각적인 약효를 드러내는 양약과 같은데 처방하는 의사에 따라 그 효능이 극과 극이다. 성공과 행복이라는 주제에 대해 말하면서도 우리가 책을 사서 인세를 손에 쥐어주기 전에는 결코 ‘성공’하지도 ‘행복’을 맛보지도 못한 사이비들도 허다하다. 될 수 있으면 양약에 덜 의존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우선은 꼭 필요할 때, 용법과 용량을 지켜서, 믿을만한 약을 먹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믿을만한 양약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여타의 자기계발서에서 강조하는 가치와 다르지 않지만, 이른바 긍정심리학과 뇌과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회복탄력성과 자신만의 강점을 찾는 설문문항을 수록한 것은 지은이의 꼼꼼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지은이는 성공이란 어려움이 없어지는 상태가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한 상태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역경을 극복하는 회복탄력성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나아가 자기조절능력이란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감정을 조절하며 충동을 통제할 수 있는 자질을 말하는데 대인관계능력과 함께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바로 긍정적인 사고이다. 여기서 긍정은 무조건적인 낙관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진정한 긍정이란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은 그대로 두고, 자신의 힘이 닿는 한에서 능동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자세를 의미할 것이다. 마치 심리학에서 말하는 ‘지금, 여기’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능력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에 고루 영향을 주기 때문에 회복탄력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지은이가 이 책을 통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결국 이 ‘긍정’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덧붙여서 지은이가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방법으로 소개하는 것은 자신만의 강점을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것,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 꾸준히 운동하는 것 등이 있다.

  살펴본 대로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크게 차이가 없다. 지은이의 연구를 바탕으로 좀 더 과학적으로 증명하였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정신적 독감을 치유해 줄 확실한 ‘양약’이 필요하다면 이 책은 좋은 처방이 될 것이다. 끝으로 지은이는 우리 사회의 높은 자살률, 학생들의 과도한 학업부담 등을 긍정심리학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지은이의 논지가 이해는 되지만 자칫 모든 문제를 개인의 차원으로 환원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물론 개개인이 긍정의 힘을 바탕으로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을 향상시킨다면 그 당사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사회의 구조와 제도를 개선하는 노력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매년 같은 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긍정의 힘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감기약이라도 아무 때나 먹으면 간과 위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긍정의 힘으로 내 자신이 구원받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긍정해버리는, 덕분에 많은 것에 눈을 감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