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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잼 경제학 - 알면서도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행동경제학!
포포 포로덕션 지음, 김지영 옮김, 김웅철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일상생활 중에 하는 생각과 행동들이
전부 경제활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경제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있다. '어렵다', '복잡하다',
'전문적이다' 등이다. 쉽게 말하면 일반 사람들에게 경제학은 나와는 상관없는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경제라는 말 자체가 주는
거부감이 크다. 그런데 사실 우리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경제학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그것을 전문적인 경제 용어로 '행동
경제학'이라고 표현한다.
행동경제학이란 사람들이 경제적인 해동을
할 때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쉽게 설명해 주는 학문을 일컫는다. 가령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전혀 이치에 맞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을 보면 거의 매일 똑같은 시당에 가서 거의 같은 메뉴를 주문한다. 왜 그럴까?
점심시간에 갈 수 있는 식당도 많고 그 시당에서 무엇을 먹을지 고를 수 있는 메뉴도 다양한데 말이다. 행동 경제학에서는 그런 일련의 행동에
이유가 있음을 설명해준다.
책에서 소개된 다양한 행동 경제학 패턴
중에 가장 공감했던 내용이 있다. 다름 아닌 '대기시간 500분을 참게 하는 힘'이라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에는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언론에 소개되었거나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소개된 유명한 곳에서 그런 모습은
이제는 당연하다. 말 그대로 대기시간이 존재한다. 그런데 '대기 시간 500분'이라는 건 대체
멀까. 이 기록은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기다린 대기시간으로 2012년 도쿄의 디즈니 씨(Disney Sea)라는 테마파크에서 나온
것이다. 500분을 시간으로 환산하면 자그마치 8시간 20분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이 대기시간을 참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놀이기구를 탔을 때 만끽하게 될 즐거움과 만족감이라고 한다. 또한, 긴 줄 자체가 주는 기대감도 한몫한다고 한다.
앞서 말한 사례의 경우를 행동경제학에서는
'피크 엔드 법칙(Peak End Rule)'이라고 표현한다. 즉, 어떤 사건에 대한 기억은 모든 순간이 아니라 피크타임과 마지막 순간의 감정에
의해 결정된다는 법칙이다. 8시간 20분이라는 엄청난 대기시간에도 불구하고 놀이기구를 통해 짜릿한 즐거움을 느낀 순간 지루했던 대기시간의 기억은
사라지게 되며 도리어 더 큰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볼 때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싶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다.
이 책을 보면서 사소했던 내 행동들이
결과적으론 인간의 심리적인 상태가 반영된 계획된 행동이었구나 하는 점을 깨닫게 된 듯하다. 식당에서 메뉴를 고르거나,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거나
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소비자와 마케터들의 심리전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내리는 선택이 온전히 내 의지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님도 알게
되었다. 그로써 내가 하는 행동의 패턴을 어느 정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소비활동에 있어서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 가능함도 알게
되었다.
그야말로 꿀잼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딱딱하고 어려운
경제학을 이 책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미처 생각해보지 못 했던 우리의 일상을 경제학적인 측면으로 파헤쳐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 된
듯하다. 전문적인 용어가 아닌 쉽게 풀어쓴 글과 재미있는 만화로 한번 더 이해하기 쉽게 해주고 있어 읽어 나가기 수월하다. 그동안 재미없는
경제학 서적만 봐왔다면 180도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 책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