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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해변
크로켓 존슨 글.그림,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가 어른이 되면서 가장 많이 변하는 게
무엇일까. 너무나도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생각의 틀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그것을 상상력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이상하다. 어른이 될수록 점점 더 이성적이 되고 많은 것을 알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왜 상상력의 크기는 반대로 점점 작아지는 걸까. 순수의 차이일까. 현실이라는 틀에 눈이 띄는 걸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성적이
된다는 것은 바로 현실이라는 틀에 나를 가두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의 저자인 크로켓 존슨은 누구나 쉽게
그릴 수 있을 듯한 간결한 그림으로 누구보다 뛰어난 감성과 독창적인 상상력 담은 동화책을 쓴 작가다. 그는 1975년 6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음에도 그가 생에 펴낸 그의 작품들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작가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크로켓 존슨이 직접 쓰고 그린 원작의 느낌으로 출가되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마법의 해변>은 해변에서 놀고
있는 소년과 소녀의 대화로 시작한다. '우리가 진짜로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도 되면 좋겠어. 이야기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우리처럼 오래된 고둥을
찾아서 온종일 헤매지는 않잖아. 신나는 일들이 벌어지지.' 이렇게 시작된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는 진짜 이야기가 된다. 그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던
해변에 원하는 단어들을 쓰자 마법처럼 진짜가 된다. 우유가 나타나고 빵과 쨈이 나타나고 쉴 수 있는 나무가 나타나고 고기를 낚는 왕이 나타나고
숲이 나타나고 농장이 나타나고 성이 나타나고 마을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마법의 왕국은 성으로 향하는 왕을 쫓아 아이들이 해변을
떠나자 이윽고 밀려오는 바닷물에 모든 것이 잠기고 만다. 소년은 마법의 왕국에서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하고 아쉬워한다.
하지만, 소녀가 말한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우리가 해변을 떠나던 순간 거기서 그냥 멈춘 것뿐이라고!'
5분도 채 안되어 읽을 수 있는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다.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렸던 순수에 대한 열정을 불타오르게 한다. 순수했던 아이였을 때 우리가 간직했던 꿈과 상상력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여전히 꿈을 꾸며 살고 있는가. 그 꿈을 향해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현실에 안주하며 꿈을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는가. 아이들이 원하던 것을 해변의 모래 위에 씀으로 인해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던 것처럼 우리가 우리가 꿈꾸며 상상하던 일을 행함으로써 현실
속에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볼 때마다 다른 생각과 비전을 보여주는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