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가들의 정원 - 시가 되고 이야기가 된 19개의 시크릿 가든 ㅣ 정원 시리즈
재키 베넷 지음, 김명신 옮김, 리처드 핸슨 사진 / 샘터사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정원이라는 말이 주는 느낌은 사실
우리에겐 조금은 낯설다. 왠지 동양보다 서양이 잘 어울릴 것만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많이 봐왔던 정원은 늘 영국이나 프랑스의 대저택에
딸려있는 정원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서양에만 정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동방에도 현대 정원의
역사가 살아 있다. 경복궁에만 가도 쉽게 그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정원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미관이나 위락 또는 실용을 목적으로, 주로 주거 주위에 수목을 심든가, 또는 이 밖에 특별히 조경이 된 토지', '집안의
뜰'. 쉽게 말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집 주위에 자연의 모습을 보기 좋게 꾸며 놓은 곳을 의미한다. 어떻게 보면 정원이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또 하나의 자연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하다.
인간은 이미 자연 속에 살고 있는데 왜
굳이 정원을 만드는 걸까. 과거와 달리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없기 때문일까. 그것도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영국의 정원 역사가인 톰 터너는
<정원의 역사>란 자신의 책에서 그 이유를 다음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 우리의 몸을 위해서. 둘째, 특별한 목적이나 활동을
위해서. 셋째, 우리의 정신세계를 위해서. 책에 소개된 19명의 작가들이 정원을 가꾼
이유도 여기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제인 오스틴, 존 러스킨, 애거사
크리스티, 로알드 달, 찰스 디킨스, 버지니아 울프, 윈스턴 처칠, 조지 버나드 쇼 등 이름만 들어도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다. 이들
작가들의 정원 사랑은 특별했다. 정원은 그들에게 인생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익히 접해왔던 그들의 문학 작품들 속에 그들의
정원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작품 속 주인공들이 거닐었던 곳이 상상 속의 정원이 아닌 현실세계의 작가들 자신의 정원이었다면
말이다. 그만큼 작가들에게 정원은 작품 그 자체였고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매개체였으며 휴식처였고 안식처였다.
책을 보고 있자면 영국 작가들의 정원
사랑과 그들의 작품 세계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작가들의 정원 사진이 한 폭의 그림처럼 한 권의 책에 나열되어 있는 느낌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정원을 거닐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다. 그동안 글로만 접해왔던 작가들의 작품을 사진으로 만나는 듯한 기분이다. 이 책을 내려놓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영국으로 정원 탐방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거다. 그리고 이 책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것이 가능함을 알게 된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남다른 정원 사랑과 그 속에 담겨 있는 그들의 삶과 작품 세계가 궁금한 독자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