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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산다고 틀린 건 아니야 - 부모의 행복으로 아이를 빛내주는 부모 인문학 ㅣ 부모 인문학을 만나다 1
김흥식.이수광 지음 / 영진미디어 / 2015년 10월
평점 :
주말 저녁. 오랜만에 TV를 켰다.
채널은 TvN.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중 하나인 '응답하라 1994'가 재방송되고 있었다. TV를 잘 보지 않는 탓에 해당 드라마를 잘
보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재미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궁금하던 찰나였다. 그렇게 드라마를 보는 중에 인상 깊은 장면을 보게 되었다.
주인공 수연과 단짝 친구가 교실로
들어선 순간 반 아이들이 웅성대고 있다. 무슨 일인가 벌어진 듯하다. 수연은 설마 하는 생각에 부리나케 달려간다. 아니나 다를까 반장이 발작을
일으킨 채 교실 바닥에 쓰러져 있다. 그 모습을 본 수연은 아이들에게 교실문을 닫으라고 외친다. 그 후 구토가 일어날 경우 목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반장의 얼굴을 슬며시 옆으로 돌려준다.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는 수연은 교문 앞에 서있는 아주머니를 발견하고 다가간다. 낮에 발작을
일으켰던 반장의 엄마다. 아주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수연에게 고맙다고 안으며 말을 한다. 그 후 드라마의 장면은 바뀌고 수연의 엄마가 집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수연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다. 선생님은 수연의 엄마에게 오늘 수연이 학교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얘기하며
들어오면 칭찬해주라고 말한다. 다시 장면은 바뀌고 수연의 담임 선생님과 반장 엄마가 카페에서 얘기하고 있다. 반장 엄마는 아이의 병에 대해서
선생님에 조언을 구하고 선생님은 수연이 반장을 잘 도와줄 것이라 말한다. 선생님은 수연을 아주 똑똑한 아이라고 말한다. 그에 반장 엄마는 "그
아이도 공부를 잘하나 보죠?"라고 되묻고 이에 담임 선생님은 말한다. "공부는 진짜 못 합니다. 그렇지만 진짜 똑똑한 아이입니다."라고 사람
좋은 웃음 지으며 말한다.
5분 내지는 길어야 10분 정도의 짧은
내용의 장면이었지만 가슴 먹먹할 정도의 감동을 받았다. 문득, 이것이 진정한 교육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와 아이 그리고
선생님까지. '참된 인성 교육'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게 아닐까 생각했다. 말 그대로 감동받았다. 한 아이의 부모 된 입장으로서 내 아이도 수연과
같은 올바른 인성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까지 하게 만들었다.
세상이 변한 만큼 교육의 현장도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은 제자리걸음 단계인 듯하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만 하는 천편일률적인 교육 시스템, 친구와 뛰노는
시간보다 학교, 학원, 개인과외 등 학과 공부에만 열중하는 아이들의 모습. 마치 공부가 인생의 전 부인 양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과연 드라마 속
수연과 같은 인성이 자리할 시간과 공간이 남아있을까.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사회에 나가기 위해
오래전 꾸었던 꿈은 잊힌지 오래다. 아이들의 미래는 정해져 있는듯해 보인다. 명문 대학, 대기업 취업, 스펙 쌓기 등으로 이어지는 코스. 마치
그것이 행복으로 향하는 지름길인 마냥 그저 그렇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몰린다.
부모 마음은 모두가 똑같다. 내 아이만큼은
누구보다 잘나기를 바라는 한결같은 마음. 이제는 조금은 내려놓아야 할 때다. 그런 이기적인 부모의 바람이 곧 아이들의 숨을 막히게 할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진짜 내 아이를 위한 일이 무엇일까.
엄친아, 엄친딸로 불리는 내 아이가 얼마나 행복할까. 혹시 우리 부모들은 자신의 행복을 아이들의 행복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두가
엄친아, 엄친딸이 될 필요는 없다. 이것을 가장 먼저 깨달아야 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내 아이가 내 아이다울 수 있게 내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아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녀 교육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