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범의 방학 공부법 박철범 공부법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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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학창시절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있다. 바로 방학이다. 입시 경쟁에 시달리며 죽어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방학은 그야말로 꿀잠과 같은 휴식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간 휴식 기간이라고 해야 될까. 지금 생각해봐도 방학이 없었다면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 싶다. 물론 방학이란 게 그렇게 휴식만 취하는 기간은 아닐지라도 어쨌든 그동안의 공부하느라 지쳐있는 심신을 달래기 위한 목적은 분명하다. 그런데 그동안 가져왔었던 방학에 대한 개념을 180도 바꿔놓은 책이 있다. 그렇다. 바로 이 책 박철범의 <방학 공부법>이란 책이다.

방학이라는 시간을 누구보다 잘 활용한 ​예가 아닐까 싶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방학이란 학생들에게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다. 저자는 재충전이란 단순히 노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시 시작할 공부에 대한 준비단계로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방학을 좀 더 유익하게 보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해 조언한다. 이 책은 단순히 방학을 이용한 공부법이 아니다. 방학기간 동안 놀지 않고 공부만 하라고 다그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학생 신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대한민국 대표 공부 멘토 답다고 해야겠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한 가지다. 바로 공부3력 키우기다. 공부3력이란 이해력, 암기력, 사고력을 말한다. 공부3력을 키우기 위해서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3회독 공부법이다. 3회독 공부법이란 말 그대로 교재를 3번 반복해서 보면서 공부하는 방법을 말한다. 반복, 반복, 반복. 어떤 공부이던지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반복 학습이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저자는 무조건 적인 반복학습을 권하지 않는다. 방학용 시간관리 시스템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방학용 시간관리 시스템은 특별하지 않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공부만 하는 시스템이 결코 아니다. 공부할 과목 정하기, 도서관에서 공부하기, 공부할 시간과 노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세우기, 일정한 수면시간 유지하기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시간관리 시스템을 만들되 반드시 지킬 수 있는 것들로 시스템의 원칙을 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사실 대한민국 대표 공부 멘토라 불리는 박철범이라는 사람을 몰랐다. 공부를 하는 학생 신분이 아니어서 더욱 그러했던 것 같다. 그런데 공부란 사실 학생들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직장인이든 가정주부든 누구든지 각자 자신에게 맞는 공부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 책은 유용하다. 학생들처럼 방학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어떻게 공부할 시간을 활용해야 더욱 효과적인 공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는 목적은 성적 향상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공부하기 위한 마음가짐, 자세, 노력, 계획, 시간관리 등은 그 사람을 변화시킨다. 성적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일 뿐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것이다. 아마도 그것이 저자가 꼴찌에서 6개월 만에 1등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니었을까 싶다.

끝으로 책을 읽고 난 후 한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면 바로 시간관리의 중요성이다. 내 능력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나에게 맞는 원칙들로 시스템을 만드는 일. 그것이 진짜 시간관리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학창 시절 공부를 해오며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며 세웠던 일련의 계획들이 중간에 흐지부지되었던 것은 어쩌면 무리한 원칙들로 시간관리를 해왔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모든 것엔 순서가 있듯이 큰 성공도 작은 성공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가오는 새해 계획은 현재 상황에서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원칙들로 시간관리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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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산다고 틀린 건 아니야 - 부모의 행복으로 아이를 빛내주는 부모 인문학 부모 인문학을 만나다 1
김흥식.이수광 지음 / 영진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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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 오랜만에 TV를 켰다. 채널은 TvN.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중 하나인 '응답하라 1994'가 재방송되고 있었다. TV를 잘 보지 않는 탓에 해당 드라마를 잘 보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재미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궁금하던 찰나였다. 그렇게 드라마를 보는 중에 인상 깊은 장면을 보게 되었다.

주인공 수연과 단짝 친구가 교실로 들어선 순간 반 아이들이 웅성대고 있다. 무슨 일인가 벌어진 듯하다. 수연은 설마 하는 생각에 부리나케 달려간다. 아니나 다를까 반장이 발작을 일으킨 채 교실 바닥에 쓰러져 있다. 그 모습을 본 수연은 아이들에게 교실문을 닫으라고 외친다. 그 후 구토가 일어날 경우 목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반장의 얼굴을 슬며시 옆으로 돌려준다.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는 수연은 교문 앞에 서있는 아주머니를 발견하고 다가간다. 낮에 발작을 일으켰던 반장의 엄마다. 아주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수연에게 고맙다고 안으며 말을 한다. 그 후 드라마의 장면은 바뀌고 수연의 엄마가 집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수연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다. 선생님은 수연의 엄마에게 오늘 수연이 학교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얘기하며 들어오면 칭찬해주라고 말한다. 다시 장면은 바뀌고 수연의 담임 선생님과 반장 엄마가 카페에서 얘기하고 있다. 반장 엄마는 아이의 병에 대해서 선생님에 조언을 구하고 선생님은 수연이 반장을 잘 도와줄 것이라 말한다. 선생님은 수연을 아주 똑똑한 아이라고 말한다. 그에 반장 엄마는 "그 아이도 공부를 잘하나 보죠?"라고 되묻고 이에 담임 선생님은 말한다. "공부는 진짜 못 합니다. 그렇지만 진짜 똑똑한 아이입니다."라고 사람 좋은 웃음 지으며 말한다.

5분 내지는 길어야 10분 정도의 짧은 내용의 장면이었지만 가슴 먹먹할 정도의 감동을 받았다. 문득, 이것이 진정한 교육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와 아이 그리고 선생님까지. '참된 인성 교육'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게 아닐까 생각했다. 말 그대로 감동받았다. 한 아이의 부모 된 입장으로서 내 아이도 수연과 같은 올바른 인성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까지 하게 만들었다.

세상이 변한 만큼 교육의 현장도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은 제자리걸음 단계인 듯하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만 하는 천편일률적인 교육 시스템, 친구와 뛰노는 시간보다 학교, 학원, 개인과외 등 학과 공부에만 열중하는 아이들의 모습. 마치 공부가 인생의 전 부인 양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과연 드라마 속 수연과 같은 인성이 자리할 시간과 공간이 남아있을까.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사회에 나가기 위해 오래전 꾸었던 꿈은 잊힌지 오래다. 아이들의 미래는 정해져 있는듯해 보인다. 명문 대학, 대기업 취업, 스펙 쌓기 등으로 이어지는 코스. 마치 그것이 행복으로 향하는 지름길인 마냥 그저 그렇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몰린다.

부모 마음은 모두가 똑같다. 내 아이만큼은 누구보다 잘나기를 바라는 한결같은 마음. 이제는 조금은 내려놓아야 할 때다. 그런 이기적인 부모의 바람이 곧 아이들의 숨을 막히게 할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진짜 내 아이를 위한 일이 무엇일까. 엄친아, 엄친딸로 불리는 내 아이가 얼마나 행복할까. 혹시 우리 부모들은 자신의 행복을 아이들의 행복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두가 엄친아, 엄친딸이 될 필요는 없다. 이것을 가장 먼저 깨달아야 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내 아이가 내 아이다울 수 있게 내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아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녀 교육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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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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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돌아왔다. '사랑과 감동의 마에스트로'라 불리는 그가 마침내 돌아왔다. 한층 더 흥미진진한 소설을 갖고서 우리 곁을 찾아왔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그는 바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기욤 뮈소다. 기욤 뮈소를 소개할 때마다 매번 다른 찬사를 늘어놓게 되는데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그만큼 그의 소설은 새로운 모험을 떠나고자 하는 나의 욕구를 채워주고 일상의 따분함을 갈증날 때 마시는 물 한 잔처럼 시원하게 해소시켜준다.

아서 코스텔로. 그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응급의학과에서 일하는 의사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응급실은 그에게 또 다른 세상이다. 하지만, 싫지 않다. 그 이유는 그렇게 정신없이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다 보면 다른 것들은 생각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겐 가족이 있지만 진정 가족이라고 부를만하지는 않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는 아버지와 형, 누나와 거의 왕래를 하지 않고 지낸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불쑥 찾아온다. 전날 밤 파티의 숙취가 채 가시기도 전에 나타난 아버지는 그간의 부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일까. 바다낚시를 제안한다. 서먹한 부자지간이지만 아버지와 단둘이 갖는 시간이 결코 싫지 않았던 아서는 아버지를 따라나서게 된다. 할아버지가 사들인 이후 코스텔로 가의 소유가 된 바닷가 등대 별장. ​아버지와 보낼 시간을 내심 기다리던 아서에게 아버지는 뜻밖의 유언을 한다. 다름 아닌 가족의 소유의 등대와 별장을 자신에게 물려주겠다는 것. 단, 등대의 지하에 숨겨놓은 비밀의 문은 열지 말 것을 당부한다. 아버지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에 등대 지하실에 있는 비밀의 창고 문을 열어보는 아서. 그 순간 그는 시간 여행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만다. 알 수 없는 곳에서 눈을 뜬 미모의 낯선 여인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지만 아서는 이미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을 알고 놀란다. 그리고 다시 그는 시간 여행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만다. 이유도 모른 채 그렇게 24방위 등대의 저주는 반복되고 마는데.. 과연 아서는 시간 여행의 저주를 풀고 사랑하는 여인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번에 그가 들고 온 소설은 타임 슬립을 테마로 한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다. 그의 소설을 이루는 큰 주제는 역시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펼쳐지는 숨 막히고 아찔한 판타지의 세계. 그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현실을 구분하기 힘들어진다. 그렇게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뛰어넘으며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된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번 작품도 어김없다. 그의 소설을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무비 노블'이라고 불러야 되지 않을까 싶다. 영화 같은 소설, 소설 같은 영화. 그의 소설 세계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이전 작품인 <내일>과 <센트럴 파크>에서 그동안 고수했던 작품 세계와는 달리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기욤 뮈소다. 그것은 바로 판타지 로맨스에 스릴러라는 양념을 더한 것. 이번 작품 역시 그 새로운 시도의 맥락으로 봐도 될 듯하다. 아니다. 이번 작품은 <구해줘>의 그와 <센트럴 파크>의 그가 만났다고 해야 될 듯하다. 판타지 로맨스와 스릴러의 절묘한 만남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300페이지가 결코 적은 분량이 아님에도 순식간에 1/3을, 1/2를 읽어버리고 만다. 이렇게 순식간에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렇게 끝난 이야기는 긴 여운을 남겨 놓는다.

누구나 꿈꾸는 시간 여행이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하루가 1년이 되어버리는 여행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에게도 가난한 사람에게도 건강한 사람에게도 죽을 병에 걸린 사람에게도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시간의 흐름이다. 한번 지나가면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지만 우리는 그 시간의 소중함을 쉽게 잊고 지낸다. 그렇게 흘러간 시간을 후회하며 살아간다. 어쩌면 이 소설은 그런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책 제목처럼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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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힘이 되는 논어
권경자 지음 / 소울메이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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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그룹의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말이 떠오른다. 그는 그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라는 인간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은 바로 논어다. 나의 생각이나 생활이 논어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해도 오히려 만족한다." 살아생전 이병철 회장이 공자의 <논어>를 얼마나 가까이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 사람이 남긴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이다. 과연 <논어>에 어떤 지식이 담겨 있길래 자신의 인생이 <논어>를 벗어나지 못할지라도 도리어 만족을 느낄 수 있단 말인가. 어쩌면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이 이 책에 담겨 있지 않을까 싶다.

<논어>는 정확히 말하면 공자가 직접 집필한 것은 아니다.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를 문답식으로 기록한 사서 중 하나로 저자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공자의 제자들과 더불어 그 수하에 있던 문인들이 함께 집필하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다. 논어라는 말은 '논'과 '어'로 나누어진다. '논'은 공자가 제자들의 질문 또는 그 외 많은 사람들의 물음에 답을 하고 함께 토론한 것을 뜻하며, '어'는 공자가 자신의 제자들에 전한 가르침을 뜻한다.

오늘날까지 전해져 우리가 읽고 있는 <논어>는 전 20편, 총 498장, 600여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논어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완역한 책으로 각각의 장마다 역해자인 권경자 교수의 현대적인 해석이 덧붙여져 있다. 살아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공자의 <논어>를 현대인들이 보다 쉽게 읽고 삶에 적용하기를 바라는 역해자의 바램이 곁들여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학창 시절 또는 지금보다 젊은 시절 얼핏 설핏 읽었던 <논어>를 새롭게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논어>는 같은 문장이라 하더라도 읽는 사람이 처한 환경과 의지에 따라 그 의미가 천차만별 달라진다. 이것은 비단 <논어>만이 갖고 있는 매력은 아닐 듯하다. 고전이라 칭해지는 작품들은 거의 모두가 그러하다. 아마도 그래서 고전이라 불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랜 시간을 흘러오며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읽히고 그 시대에 맞는 해석이 덧붙여진다.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전해진다. 그렇게 전해져 온 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읽는 고전이다.

앞서 논어는 공자가 사람들의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한 것이며 가르침이라고 했다. 공자가 활동했던 시기는 고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다. 그 시기는 그야말로 대혼란의 시기다. 천자의 나라인 주나라가 쇠망함에 따라 각지에서 세력 다툼을 일삼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논어>에 수록된 내용은 삶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래서 유독 삶에 관한 명언들이 많다. 그 명언들은 고스란히 현대인들의 삶에 적용해도 될 만큼 값진 것들이다. 삼성그룹의 고 이병철 회장이 그랬듯이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권경자 교수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논어는 배울 학(學)으로 시작됩니다. 배운다는 것은 사람의 놀라운 특징이죠. 사람은 배움을 통해서 자신을 변화시키고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며 내일로 나아갑니다. 공자는 배움으로 사람의 길을 연 존재이며 배움으로 인간 선언을 한 것이지요. 이 책에서는 인간 공자의 지향과 그가 다져놓은 인간의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성찰하고 자신의 지향을 뚜렷이 해서 지금 여기에서 나답게 산다면 오늘과 다른 내일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

그동안 어렵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져 <논어>를 멀리했다면 이제는 더 이상 주저할 필요 없을 듯하다. 하루 5분만 투자하여 내 삶을 바꿀 수 있다면 이보다 쉬운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이 책에 수록된 498장을 하루 1장씩 읽어나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하기에 앞서 <논어>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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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악마다
안창근 지음 / 창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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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큼이나 표지 그림이 섬뜩한 강렬한 것이 인상적이다. 범죄 심리 스릴러를 다룬 국내 장르 소설이다. 이런 종류의 장르 소설을 좋아함에도 많이 접해 보지 못한 듯하다. 어쭙잖은 독서량이 주는 한계가 아닐까 싶다. 장르 소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특유의 인기를 누리는 듯하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블랙홀 같은 마력을 갖고 있다고 해야 될까. 다른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짜릿함이 있다. 아마 많은 독자들이 그 짜릿함에 길들여진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각설하고, 올해가 가기 전 그 짜릿함을 선사해 줄 이 작품을 만나보자.

암호로 가득한 한 통의 메일이 도착한다. 전문가에 의해 해독된 그 메일엔 발신인이 누군지를 가리키는 짧은 한 문장만이 있을 뿐이다. 'My Name Is Phantom.' 자신을 유령이라고 소개한 이 의문의 사나이는 홍대의 거리에서 그것도 대낮에 살인이 일어날 것을 예고한다. 한편, 미국의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추모하는 행사가 벌어지는 홍대 앞거리는 발 디딜 틈도 없을 만큼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가운데 어디선가 익숙한 음악이 흐른다.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도입부가 흐름과 동시에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한마음이 되어 똑같은 춤을 춘다. 그렇게 <스릴러> 플래시몹이 펼쳐진다. 하지만, 그것도 사람들 틈에서 외마디 비명이 울려 퍼진다. 곧이어 유령의 살인예고로 인해 홍대 거리를 잠복근무하던 경찰이 사건 현장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미 피해자는 과다 출혈로 숨진 상태이고 살인범인 유령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지 오래다. 전대미문의 연쇄 살인이 계속됨에 따라 수사를 담당하는 관할 경찰서는 혼란에 빠진다. 유령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전직 경찰로 최고의 프로파일러였던 강민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가 있는 곳은 다름 아닌 교도소. 그 역시 유령과 같은 연쇄살인범이다. 연쇄살인범 vs 연쇄살인범. 과연 그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전대미문의 연쇄 살인범을 잡기 위해 그와 동급인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고수를 매치 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강력계 형사 시절 최고의 프로파일러로 살인죄로 감옥에 가지 않았다면 현재 그는 미국 연방 수사국(FBI)에서 연수를 받고 있을 몸이다. 앞날이 창창한 강민수가 연쇄 살인범이 되어 감옥에 있는 것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유령이란 존재는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그래서일까. 소설 속 유령은 이 세상에서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 강민수 밖에 없음을 지각한다.

살인은 이유를 막론하고 정당화될 수는 없다. 하지만, 유령의 행동이 틀렸다고 큰 목소리로 자신 있게 말할 수도 없을 듯하다.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선과 악이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말을 하곤 한다. 선이 있는 곳이 악이 있고 악이 있는 곳이 선이 있다는 뜻이다. 종이 한 장 차이로 달라질 수 있는 게 사람 마음이다. 그런 면에서 선과 악은 사람의 마음과 닮았다. 아니, 표현만 달리했을 뿐 같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무서운 존재인지 새삼 깨달았다. 책 제목처럼 '사람이 악마다'라는 말은 전혀 근거 없는 허황된 말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베일에 둘러싸인 유령의 존재가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작가가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도 드러난다. 이 소설은 성폭력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가족처럼 가까운 주변 인물에 의해 희생되는 여성들의 성폭력을 다룬다. 유령이란 존재는 그 성폭력 피해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듯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복수가 아니다. 피해자들을 위한 사회적 보상은 더더욱 아니다. 그는 단지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우리의 작은 관심을 원할 뿐이다. '나만 아니면 된다'라는 식의 무관심​이 성폭력 피해자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어쩌면 유령이란 눈이 보이지 않는 우리들의 무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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