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뿌리, 인문학 - 소크라테스와 잡스, 삼장법사와 마윈이 만나다
다이애나 홍 지음 / 유아이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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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거센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곳곳이 서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땅속에 깊고 넓게 퍼진 뿌리가 있기 때문이다. 즉, 나무의 삶을 지탱해주는 것은 바로 '뿌리'다. 나무의 삶과 뿌리에 대해 생각해보며 '현재 내 삶의 뿌리는 어떠한가? 흔들리지 않을 만큼 단단한가?'라고 스스로에게 반문하게 된다. 인문학의 중요성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현대인들에게 고전이라 불리는 인문학 서적이 먼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읽히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시대에 인문학의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인문학이 우리 삶의 뿌리를 형성하고 단단하게 해주는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문학이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계기 중 하나는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21세기 혁신의 아이콘이 불리며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탈바꿈시킨 그다. 아이팟을 시작으로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그가 창조해낸 것들은 우리 삶의 모습과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지금 그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가 남긴 '혁신'이라는 아이템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로 인해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그런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바로 '인문학'이었다. 그가 떠올리는 많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은 모두 인문학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던 것이다. 사실 처음엔 모두가 의아해하지 않았을까. IT와 인문학의 조합이라니. 과학 기술에 인문학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단 말이가. 하지만, 그는 자신의 말을 이 세상에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 냄으로써 증명해 보였다. 그 후에 사람들에게 인문학이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스티브 잡스 외에도 인문학의 중요성을 설파한 이들은 많다. 이 책은 그런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들과 인문학이 만나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산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어떤 교훈을 얻고 깨달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 다이애나 홍은 자타 공인 대한민국 1호 독서 디자이너로 통한다. 독서를 통해 삶의 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리더 중 한 명이다. 그런 저자가 인문학적 삶의 뿌리에 이야기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 있다. 동양의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사마천의 사기를 비롯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 텔레스, 20세기 현대 미술에 큰 영향을 미친 위대한 화가 반 고흐,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조각 작품으로 유명한 로댕 등의 역사적 인물과 교세라 이나모리 회장, 알리바바의 마윈,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과 제임스 캐머런 등의 현대 인물들이 인문학적 사색을 따라가며 그들에게 배울 점이 무엇일지 시사한다.

우리가 인문학을 가까이해야 하는 이유를 이 책 한 권에 모두 담을 수는 없다. 어느 한 측면에서만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다룰 수 없기 때문이거니와 각 개인이 받아들이는 인문학에 대한 인식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삶의 근간이 되어줄 인문학의 본질에 대해서 알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을 깨닫고 실천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될 것이다. 내 삶에 있어 인문학이 어떤 힘이 되어줄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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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비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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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남긴 폐해는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의 뇌리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세대가 바뀌어도 역사라는 미명하에 계속해서 전해지고 기억된다. 그렇기에 전쟁이란 인류의 역사와 늘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은 셀 수 없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화자되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아닐까 싶다. 제2차 세계대전은 1939년 9월 4일, 아돌프 히틀러가 다스리는 나치 독일군이 폴란드 서쪽 국경을 침공한 것을 시작으로 1945년 8월 6일과 9일에 걸쳐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면서 일본이 항복함에 따라 사실상 종전되기까지 6년에 걸쳐 일어난 전쟁이다.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남긴 파괴적인 전쟁이라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지 70년 가까이 흐른 오늘날에도 전쟁에 따른 후유증은 남아있다. 전쟁을 겪지 못한 다음 세대에게는 그저 역사적 사건에 지날지 모르지만 침략자와 피해자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어버린다. 한국전쟁을 겪은 우리에게도 그처럼 떼어낼 수 없는 무거운 짐이 있으니 조금은 더 이해가 된다.

독일 스릴러 문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얀 제거스는 그가 창조해낸 고독하지만 유능한 수사관인 마탈러 형사를 통해 이 무거운 주제로 명작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한여름 밤의 비밀>은 긴박감 넘치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 전개는 읽는 이들로 하여금 소설에 빠져들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소설에 대한 평가는 역시 독자들의 몫이었던지 2008년 그에게 오펜바흐 문학상에 수상되는 영예를 안긴다. 그와 더불어 독일 TV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인기리에 방영되기도 했다. 외화 소설이기에 국내 팬들에게 소개된 시기는 8년이나 지나버린 오늘이지만 소설이 갖는 특유의 매력은 전혀 잃지 않은 듯하다. '절대로 독자를 지루하게 만들지 않겠다'라는 작가의 좌우명은 그저 명망 있는 인기 작가의 빈말이 아님을 증명한다.

얀 제거스는 사실 작가의 필명이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익히 들어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한여름 밤의 비밀>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국내 출간된 작품은 지금까지 두 권이다. 전작인 <너무 예쁜 소녀>도 마탈러 형사가 등장하여 아름다운 소녀를 둘러싼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이번 작품은 그에 이은 두 번째 마탈러 형사 시리즈로 나치에 의해 학살된 유대인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나치에 의해 유대인 수용소 아우슈비츠로 끌려간 아버지가 남긴 악보로 인해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사건 해결을 위해 마탈러 형사가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게 된다. 독일 시민에게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될 수 없는 주제로 긴장감 넘치는 흥미진진한 소설이 탄생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소규모 극장을 운영하던 70대의 노인, 호프만. 어느 날 그날 방송국 여기자와 만남을 계기로 TV 방송에 출연하게 된다. 그는 방송에서 그동안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그의 과거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나치에게 끌려간 부모님의 이야기며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를 말이다. 그렇게 방송이 나간 직후 방송국으로 한 통을 전화가 걸려온다. 나치에 의해 끌려갔던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유품을 남겼다는 남겼다는 것이다. 한 번도 본적 없는 의문의 낯선 여인​은 바로 아버지가 끌려갔던 아우슈비츠에서 만난 친구의 딸이었다. 아버지의 유품은 다름 아닌 평소 아버지가 좋아했던 작곡가 오펜바흐의 미공개 악보였던 것이다. 세계적인 작곡가의 미공개 악보는 그야말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악보에 관한 전화가 쇄도하게 되고 자신을 취재했던 여기자가 자신을 대신에 출판 계약 대리를 자청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어린 시절 그가 살던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게 된다. 하지만 곧이어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그녀는 행방불명되버린다. 그와 동시에 아버지의 유품인 악보도 사라진다. 과연 악보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사건을 맡게 된 마탈러 형사는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게 되는데..

오랜만에 실로 재미있는 스릴러 소설을 읽은 기분이다. 얀 제거스는 진정 페이지 터너다. 한순간도 책을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을 정도로 한마디로 말하자면 '꿀잼'이다.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탄탄한 스토리 구성으로 짜임새 있게 잘 살려낸 듯하다. 어쩌면 많이 다뤄지는 주제인 만큼 자칫 몰입감을 방해할 수도 있을 법한데도 전혀 그렇지 않다. 얀 제거스가 탄생시킨 형사 캐릭터인 마탈러는 소설에 빠지게 할 만큼 매력적이다.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와 닮은 구석도 있는듯한 게 두 캐릭터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전작인 <너무 예쁜 소녀>를 빨리 읽고 싶어진다. 그와 동시에 앞으로 나올 '마탈러 형사 시리즈'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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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비 해변
마리 헤르만손 지음, 전은경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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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곤 한다. 이는 과거를 추억할 때도 마찬가지다. 가능하면 나쁜 기억들은 뒤로하고 좋은 기억들로 자신의 추억을 부풀리기도 한다. 이것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자기 보호 본능의 하나라고 해야 될까. 과거에 일어났던 좋지 않은 일까지 모조리 기억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어쩌면 지금의 내가 있는 이유는 좋은 기억들만 간직하려는 무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일 수도 있을 듯하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울리카는 이혼 후 어린 시절 추억의 장소인 조가비 해변을 찾는다. 행복했던 그곳에서 새 출발을 하고자 한다. 그런데 오랜만에 찾은 조가비 해변의 별장의 모습은 왠지 낯설지가 않다.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다. 아니, 그 반대다. 그녀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행복했던 조가비 해변의 별장처럼 자신의 집을 꾸몄던 것이다. 잊고자 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은 여전히 그녀 안에 자리하고 있었다. 친구 마리의 동생 마야가 실종되면서 그동안 행복한 시간들은 깨지고 말았던 것이다. 추억 속에 사로잡힌 울리카를 깨어나게 한건 다름 아닌 그녀의 아이들이다. 지루함을 이기지 못하고 해변으로 낚시를 하러 가자고 그녀를 부추긴다. 아이들을 따라 해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 예전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기억 속의 조가비 해변 그대로다. 첫째 아이와 낚시를 하던 도중 갑자기 보이지 않는 아이를 찾아 나서는 울리카. 그런데 아이는 어른도 올라가기 힘든 바위에 올라가 고개를 쑥 내밀고 있다. 어린 시절 자신도 찾지 못 했던 비밀 동굴을 발견했던 것이다. 어린 시절 이곳 해변에서 보낸 시간이 많은 만큼 왜 몰랐을까 하는 의문도 잠시, 아이들이 무언가를 찾아내 그녀를 부른다. 아이들을 돌아본 그녀는 그만 놀라고 만다. 아이들이 찾아낸 것은 다름 아닌 오랜 시간이 지난 해골이었기 때문이다. 과연 그 해골의 정체는 누구일까? 발견된 해골은 마야의 실종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조가비 해변>의 작가 마리 헤르만손은 사실 내게는 낯선 작가다.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북유럽에서 인정받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이 작품만 해도 2009년 프랑스 스릴러 SNCF 독자 대상 최종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작품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고 한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두 명의 주인공이 화자로 등장하며 서술되는 독특한 구조의 이야기 전개 방식은 그간 접해온 스릴러 소설과는 달라 색다르다. 무의미할 것 같은 두 사람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그것은 이 소설의 큰 흐름이 되어 미스터리 한 사건의 실마리가 된다.

​울리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은 단편적이다. 오로지 그녀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기억이기 때문이다. 외동딸이어서 외로웠던 자신과는 달리 친구 마리의 대가족이 화목해 보였던 것은 어쩌면 그녀가 바라는 이상이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사실과 다르게 그녀의 어린 시절을 기억해왔는지도 모른다. 오랜 시간이 흘러 친구 마리의 가족은 그녀가 기억하는 만큼 화목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럼으로써 그녀가 오랫동안 간직해왔던 아픔도 치유되어 간다.

성장통이란 건 성인이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지만 때론 그것의 파급효과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성장통을 한낱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치부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듯하다. 누구나 어린 시절 나름의 성장통을 겪는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성장통이란 바로 사춘기다. 성인이 되기 위한 1단계라고 표현하면 맞을까. 그 시기에 형성된 가치관은 훗날 성인이 되었을 때 그 사람의 인격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일까. 어린 시절 성장의 아픔을 추억하는 과정을 그리는 이 소설이 그저 긴장감 넘치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로만 여겨지지 않는 건 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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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의 보물상자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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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릴 적 나만의 보물 찾기 놀이를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른들의 눈에는 그저 잡동사니로 보일지언정 어린 내게는 소중한 보물들이었다. 작은방 나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에 위치한 작은 상자엔 보물 찾기를 해 모은 것들이 한 가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분이 우울하거나 슬펐을 때 그 작은 상자 안의 보물들을 꺼내보며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주는 작가인 모리사와 아키오. 그를 처음 만난 건 <쓰가루 백 년 식당>이라는 소설을 통해서다. 그 후 <무지개 곶의 찻집>, <붉은 노을 맥주>, <스마일, 스미레> 등 여러 작품들을 읽었다. 그의 소설에는 은은하게 번지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그런 그가 이번엔 좀 색다른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지금까지의 그의 작품들의 성격과는 조금 다른 듯하다. <미코의 보물 상자>는 어려서 부모에게 버림받고 조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성장하는 미코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주위로부터 소외를 당하는 그녀가 매일 자신만의 작은 보물 찾기를 하면서 행복과 희망을 발견한다.

소설의 내용은 앞서 얘기했듯이 미코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야기의 화자는 미코만이 아니다. 그녀를 포함하여 7명이 화자가 등장한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기억하는 미코의 모습이 마치 기억을 회상하듯이 펼쳐진다.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미코는 동일한 사람이지만 이야기마다 미코의 모습은 다르다. 화자가 기억하는 미코의 모습들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른 모습조차도 그녀의 모습이다. 부모에게 버림을 받고 조부모 밑에서 성장했기 때문일까. 단지 그 이유 때문은 아닐지라도 미코를 보고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안쓰럽다. 주위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싫은 소리 잘 못하는 그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겐 신비한 힘이 있다. 그녀를 만난 이들은 모두 그녀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어린 시절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의 말처럼 말이다. '미코의 손은 고마운 손이야. 너의 두 손은 타인에게 감사 인사를 받기 위해 존재하는 거란다.' 누군가를 위해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곁에만 있어도 힘이 되는 사람이 있다. 그녀가 바로 그런 존재다.

이 소설은 작가가 취재를 통해 만난 여성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썼다고 한다. 소설 속에서 미코는 어린 딸을 홀로 키우면서 유흥업소와 간병 일을 병행하는 싱글맘이다. 힘든 생활을 하는 중에도 밝은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는 미코의 모습은 작가가 만난 여성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행복과 희망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때론 그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삶의 행복이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단지 아주 작아 눈에 쉽게 띄지 않을 뿐이다. 어쩌면 우리는 미코처럼 매일매일 행복을 찾아 보물 찾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보물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희망은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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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소비 생활 - 생활경제코치 박미정의 불안이 사라지는 돈 관리
박미정 지음 / 씨네21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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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맞고 바른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 있다. 바로 '적정'이라는 말이다. 이 말을 심도 있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적정 기술'을 알고 나서 부터다. 적정 기술이란 무엇일까. 그에 대한 위키피디아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적정 기술은 일자리 창출, 지역의 재원 사용,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의 이용, 저렴한 비용, 간단한 조작, 자원의 낭비 지양 및 기존 인프라 충족 등의 우수한 특징을 지닌 기술이며, 무엇보다도 현대 기술과는 달리 기술을 우위에 두지 않고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을 우위에 두는 기술이다. 이는 기술과 지역의 환경, 역사 문화 등의 특징 사이에 균형을 추구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적정 기술이란 환경에 맞게 저렴한 비용으로 간단하게 조작 및 사용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적정'이라는 말이 '기술'과 결합하여 환경에 적합하고 유용한 기술이라는 의미를 지닌 말이 되었다.

현대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소비문화'다. 소비 패턴만 봐도 사람의 생활 방식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 수 있듯이 현대인의 소비 생활은 중요하다. 지금처럼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는 저성장 시대에는 특히 더 그렇다. 그 이유는 잘못된 소비 생활은 곧 미래에 대한 불안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에도 체계가 있어야 하고 관리가 필요해진다. 즉, 적정 기술과 마찬가지로 소비에 '적정'함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적정 소비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 매우 유용하다.

매달 월급날은 돌아오지만 이상하게 항상 돈이 부족함을 느낀다. 왜 그럴까. 저자는 우리가 돈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유를 개인적인 측면과 사회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개인적인 이유로는 필요 이상의 욕망을 부추기는 마케팅과 신용카드의 등장, 연쇄 소비 프로세스, 과시적 소비 행태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사회적인 이유로는 '거울뉴런'이라는 인간의 사회성에서 비롯된 소비문화와 통신비, 먹거리 비용, 경조사 비용, 교육 및 보육 비용, 집에 대한 전세 및 매매, 자동차 비용 등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무엇 하나 현대인들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항목들뿐이다. 돈을 안 쓸 수는 없고 쓰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는 곧 삶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이때 필요한 것이 적절한 돈 관리법이다. 저자는 돈 관리는 '균형'이라는 말한다. 소득과 소비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이 바로 돈 관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균형 있게 돈 관리를 할 수 있을까. 저자는 'M 밸런스 노트'를 활용하여 균형 있는 돈 관리 노하우를 공개한다. 자산부채현황표, 월지출내역표, 소비예산표, 연간현황표, 변동지출표​ 등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하애지는 용어들을 어떻게 작성하고 활용하는지 그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다.

균형 있는 돈 관리를 통해 적정 소비 생활을 하려는 목적은 ​내 삶의 행복을 위해서다. 현대인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가 바로 '돈'이기 때문이다. 적정 소비란 돈에 끌려다니는 삶이 아닌 돈의 주인이 되는 삶을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돈을 잘 쓴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사회에서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이 된 듯하다. 물건 이상의 가치를 얻기 위한 적정한 소비를 지향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균형 있는 돈 관리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거나 무분별한 소비 생활을 바꿔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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