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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을 디자인하라 - 없는 것인가, 못 본 것인가?, 개념 확장판
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보이지 않는 고릴라'라는 유명한 심리 실험이 있다. 실험의 내용은 이렇다. 농구 경기 동영상을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주면서 흰색 옷을 입은 팀이 공을 패스한 횟수를 세는 단순한 실험이다. 단순한 만큼 대부분이 패스 횟수를 정확히 맞춘다. 하지만 이 실험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여섯 명의 사람이 서로 공을 주고받는 사이 눈에 뜨게 커다란 고릴라가 가슴을 치며 지나간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도 지나가고, 실험 장소 뒷부분에 있는 커튼 색깔로 바뀐다. 실험이 끝난 후 참가자들에게 이런 과정을 물어보면 대답하는 사람이 50%가 채 되지 않았다. 더구나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고 동영상을 다시 보여주자 다른 동영상이 아니냐고 하기도 했다. 공의 패스 횟수, 고릴라의 존재, 검은 옷을 입은 사람, 커튼 색의 변화까지 네 가지 모두 맞힌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이 실험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이 실험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공'의 존재다. 그것은 우리들로 하여금 다른 것을 보지 못하게 하는 직업이나 관심사와 같은 것이다. 즉, 사람들이 갖고 있는 한계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럼으로 인해 삶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좁아진다. 틀을 벗어나면 넓은 세상이 존재함에도 틀안에 우리를 가두고 있다.
오늘날의 세상은 미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하루가 멀다 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 바라본다면 변화하는 세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도태될 수도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물론 모든 변화를 다 알 수는 없다. 그 상황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되는 당연하다. 공의 패스 횟수를 세면서 고릴라와 검은 옷을 입은 사람 그리고 커튼 색을 변화까지 모두 알기는 힘들다. 우리가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는 한계다. 그렇다면 그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쿨하게 인정하고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받아들 일 수 있는 배포가 필요하다. 보지 못한 것을 인정하는 것은 패배하는 것이 아니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일보 후퇴일 뿐이다.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앞서 실험에서 참가자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그렇다. 공의 패스 횟수를 세는 것을 멈추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 삶에 적용해본다면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우리가 늘 해오던 생각, 행동을 잠시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자. 미처 내가 깨닫지 못한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당장에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출발점이 된다. 브라질에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태풍을 일으키는 나비효과처럼 말이다.
사실 이 책에는 책의 제목에서처럼 '관점을 디자인하라'라는 의미를 알 수 있는 사례들이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뇌리에 꽂힌 것은 다름 아닌 서두에 얘기한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이다. 그것만큼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과 한계를 잘 보여준 것은 없다는 생각에서다. 또한, 지금의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도 그 실험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했다. '책은 글로 표현된 영감 덩어리다. 책을 읽는 것은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라고 말이다. 그렇다.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박용후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책을 덮고 나서다. 그 후에도 박용후식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혀를 내두를 정도로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현대인이 가져야 할 필수 능력이다. 다시 말하면 이것은 성공한 인생을 살 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쉽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텐가. '인생은 넘어졌을 따가 아니라, 일어서는 것을 포기했을 때 실패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