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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요리 - 요리 생초보 아빠를 위한 맛보장 밥툰 ㅣ Stylish Cooking 20
김인호 지음 / 싸이프레스 / 2018년 11월
평점 :
요즘의 아빠들에겐 해야 될 일이 많은 것 같다. 낮에는 가장으로서 열심히 돈을 벌고, 저녁엔 퇴근에 여우 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자식들과 시간 보낸다. 주말엔 아내에게 휴식시간을 주기 위해 피곤한 몸으로 아이들과 뛰어놀아준다. 엄마가 올 때까지 아이들의 끼니는 물론 아빠의 몫이다. 그런데 참 이게 쉽지가 않다. 놀아주는 거야 몸이 피곤해도 몇 시간 같이 뛰어놀아주면 되지만 먹는 건 허투루 먹일 수 없다. 웬만한 건 아이들 입맛에 맞지 않을뿐더러 조금 큰 아이들은 아예 먹기 싫다고 거부하기 십상이다.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아빠에게 돌아온다. 아이들의 불평을 들은 아내의 잔소리가 매섭다.
나 혼자라면 대충 끼니만 때우면 그만인데 아이들을 먹이자니 평소 요리를 해보지 않은 아빠라면 만만하지 않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요리를 배우는 아빠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아빠들이 슈퍼맨이 되려나 보다. 괜히 웃퍼진다. 그래도 어쩌랴 사랑하는 내 아이들인데 아빠가 조금만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밖에서 일하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아이들 요리까지 해야 하느냐고 투덜대지 말고 재미있는 만화책 한 권 읽어보자.
사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저자가 낯설지 않다. 긴가민가했었는데 지은이 소개를 보고 단번에 알아봤다. 사회 초년생 시절 좋아했던 만화의 작가였던 것이다. 김인호라는 이름 석자가 왠지 낯이 익다 생각했었는데.. 예전에 '럽스토리'라는 로맨스 만화와 '지랄발광'이라는 농구 만화를 그렸던 작가다. 이렇게 '아빠 요리'라는 만화 요리 책으로 만나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다. 서로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는 입장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 건 우연일까. 아니 이쯤 되면 인연이라 말하고 싶다.


이 책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요리할 줄 모르는 아빠들을 위한 아이들 요리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들을 위해 요리하는 아빠가 손수 '요리 못하는 아빠'들을 위해 쉽게 쉽게 요리 레시피를 알려준다. 4자매 키우는 아빠의 노하우라고 해야 될까. 정말 대단하다. 아이들을 위한 요리라지만 아빠인 내가 먹어도 맛있을 것 같다. 그만큼 아이들 입맛에 딱이다. 참고로 이 책에 나온 레시피대로 아이에게 만들어준 결과 대성공이었다. 내가 직접 해본 요리는 참치 마요 덮밥과 마늘 볶음밥. 평소 계란을 잘 먹지 않으려는 아이였지만 밥 한톨 남기지 않고 다 먹어치웠다. 먹으면서 연신 '아빠, 진짜 맛있어요!'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말이다.

요리 1도 못하는 아빠인 나조차 아이에게 '엄지척' 인정을 받았다. 아이들 입맛에 맞는 메뉴들만 그득하다. 보너스로 손님 접대용 요리 메뉴도 있다. 엄마들에게 휴가를 주고 친한 아빠들과 아이들을 초대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니면 '아빠 어디 가'처럼 아이들과 아빠들만 캠핑을 떠나 맛있는 요리를 해보는 건 어떨까. 아마도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아빠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동안 아이들과 소원했다면 이참에 점수를 따보는 것도 좋겠다. 요리 못하는 아빠들에게 진심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