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총구에서 나왔다 : 박정희 vs 마오쩌둥 - 한국 중국 독재 정치의 역사
박형기 지음 / 알렙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 정. 희

​우리는 그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어느 부류는 우리나라를 경제대국을 일으킨 위인으로, 어느 부류는 과거 독립운동 시절부터 일본의 압제비 노릇을 하며 현대 정부 들어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유신을 통해 권력을 휘둘렀던 독재자로, 어느 부류는 이도 저도 아닌 그저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으로만 알고 알고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기억하는 박정희는 과연 누구인가.

사실 박정희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다. 소위 친박계 사람들은 그를 찬양하다 못해 신격화하는 수준이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 더구나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을 지낸 사람의 업적이나 인물됨을 평가할 때 중요한 것은 바로 객관성이다. 하지만, 박정희를 찬양하는 사람은 가장 중요한 객관성은 철저하게 무시되고 오로지 한 가지만을 내새워 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물론, 그들과 반대의 의견을 가진 사람들 중에도 그들과 같이 주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박정희 그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를 다시 평가해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는 그동안 객관성을 잃어버린 채 편견만을 갖고 있는 그간의 시각을 벗어나 이웃나라 중국의 지도자인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을 예로 들어 국제적인 시각에서 그에 대한 재조명하고 있다.

이웃나라 중국의 지도자 중 가장 위대한 인물을 꼽으라면 당연히 이 두 사람이 아닐까 싶다. 중국의 자주독립을 이룩한 마오쩌둥과 중국의 경제적 성장을 이룩한 덩샤오핑이 바로 그들이다. 이 두 인물은 현재의 중국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마오쩌둥의 혁명이 있었기에 중국에 뿌리내린 제국주의 세력을 몰아내고 독립을 할 수 있었고 덩샤오핑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과거 소련처럼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지금의 자본주의적 사회주의(?)의 경제 성장을 이뤄냈으면 미국에 이어 G2로 성장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만큼 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만큼 덩샤오핑의 업적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반신반인, 신격화하여 숭배하는 인물은 덩샤오핑이 아닌 마오쩌둥이다. '덩샤오핑은 우리에게 돈을 벌게 해주었다. 마오주시는 우리의 체면을 살려주었다. 돈은 언제라도 벌 수 있지만 한번 깎인 체면은 영원히 회복할 수 없다'라는 게 그들의 이유다. 경제적 성장은 언제든 언젠가는 이룩할 수 있지만 한번 잘못 쓰인 역사는 두 번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70-80년대 보릿고개를 넘으며 하루 끼니 걱정을 하던 우리나라를 세계 경제 국가 중 하나로 이룩한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어떻해야 할까. 그가 이룩한 경제성장은 당연 존경할만한 업적이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그럴듯한 말로만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말만 하는 정치인들보다는 백배, 천배 훌륭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가 일궈낸 경제성장은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의 발판이 되기에 충분하기에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외에 그가 저지른 ​반인권적인 정치 행각은 비판받아 마땅하고 그를 신격화하는 일부 어설픈 무리들에게 따금한 충고를 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과거 일본의 침략 전쟁에 일본군으로써 참여했던 그의 이력부터가 민주주의 이 나라 이 땅의 지도자로써 자격이 없는 일임에는 그 가치를 논한 필요조차 못 느낀다.

새삼 이 책을 통해 박정희에 대한 평가가 재조명되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의 우리나라 정치 판도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에 어떤 인물이 정당하며 왜 ​그래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우리가 몸소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매번 그렇게 뼈아프게 경험을 하면서도 매번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박정희와 중국의 지도자들이 갖는 의미가 어떻게 다른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어설프게 알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에게도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게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의 거짓말 말의 거짓말
남재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주로 읽고 싶은 책을 고를때 책의 제목과 표지를 주로 세심하게 보는 편이다. 책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책의 제목과 표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부제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처음 접하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것은 앞서 말한것처럼 책 제목에 끌려서이다. '사람의 거짓말'은 익히 알고 있는 나조차도 때론 하곤 하는 것이지만, '말의 거짓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에 끌렸던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꾸준하게 언론 및 대중문화 강연을 해오며 틈틈히 비평적 글을 써온 저자의 글을 한데 모아 펴낸 비평적 산문집이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심각한 이야기들은 아니다. 우리가 신문, 방송 등 뉴스 미디어에서 흔히 접했던 사건, 사고들에 대한 저자만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통찰력있게 풀어낸 이야기다. 그렇기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며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몇년간 우리 사회에서 큰 이슈 또는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내용들이다. 한번씩은 보았었던, 한번쯤은 곰곰히 생각해봤던 주제들이다. 그래서일까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그 때 난 무슨 생각을 했었지'하며 생각하게 한다. 어렵지 않게 읽을 수는 있으나 쉽게 읽히지는 않는 이유다. 여운을 남기는 글들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뿌리 깊은 고정관념들, 부조리, 정치세력 등등 그것들에서 뻗어 나오는 파생되는 거짓말들에 대한 저자만이 갖고있는 본연의 날카로움이 이 비평적 에세이 <사람의 거짓말, 말의 거짓말>의 주 내용이다. 사실 책 제목을 생각하고 책 내용을 읽다보면 어떤 연관이 있는걸까하는 생각이 든다. 전혀 다른것 같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관련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제목이 이 모든 내용을 담아낸 함축적 의미로 쓰인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더러 해보기도 했다. 이 책을 읽음으로서 한 가지 깨달은것은 갈수록 부패해져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비평적인 식견을 갖고 있는 저자의 글을 통해 조금은 이 사회를 바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보수, 정치, 행복, 자본, 죽음, 윤리, 도덕, 폭력, 성, 병역, 권력, 진보, 문화, 언론...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된 내용들이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지극히 개인적인 키워들이다. 하지만, 이 키워들이 현재의 우리 사회가 어떤지 보여주는 키워드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긍정적이기보다는 행복하다기 보다는 왠지 부정적인, 불행한 기운이 느껴지는 말들이다. 그래서 조금은 우울하다. 슬프다. 나 또한 그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행복한 사회가 곧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음엔 '비평'이 아닌 '호평' 일색인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바라는건 단지 '희망'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들의 뇌 - 대한민국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
곽윤정 지음 / 나무의철학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에게서 흔하게 들리는 말이 있다. '아들보다 딸 키우기가 덜 힘들다'라는 말이다. 똑같이 배 아파 난 자식인 것은 마찬가지인데 왜 아들과 딸을 키우는 것이 이렇게 다른 걸까. 특히, 엄마 입장에서 보면 그 차이는 더 커 보인다.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하고 또 명백하다. 바로 아들과 딸의 뇌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엄마와 딸은 뇌 구조가 비슷한 여성이기 때문에 엄마가 딸아이를, 딸아이가 엄마를 이해하고 키우는데 아들보다 편하다는 것이다.

힘든 일은 바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것이다. 아들을 잘 키우는 방법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닌 듯하다. 바로 딸과 다름을 인정하고 아들의 특성에 맞게 키우는 것이 정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아들의 뇌구조가 어떠한지 아들의 특성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교육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상담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뇌 연구와 뇌 발달 이론을 자녀들의 양육과 교육, 상담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저자가 쓴 <아들의 뇌>가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 아빠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아이에게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시기를 구분하여 아들의 뇌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올바른 양육, 교육 방법을 제시한다. 먼저 임신했을 때부터 태어난 후 아들의 뇌를 살펴본다. 아들의 뇌를 떠나 뇌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뇌 발달의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아들의 뇌가 어떻게 발달하게 되며 엄마와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봄으로써 부모가 아들을 키울 때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지를 제시한다.

두 번째 유아기 아들의 뇌 다루기 편에서는 실제 아들의 행동과 엄마들의 대응 패턴을 분석하고 아들과 엄마에게 무엇인 필요한지 얘기한다. 아드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음직한 사례들을 통해 엄마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엄마여서 모를 수 있는 아들도 남자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특성들도 사례로 등장하고 있다. 유아기 아들의 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하고 아들의 뇌를 발달시키는 방법을 얘기하며 유아기 아들의 양육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세 번째 초등학생 아들을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 다룬다. 말썽쟁이 어린 아들에서 이제는 그나마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을 때 아들을 어떻게 양육하고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룬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라면 고민하고 있을 법한 게임중독, 공부습관, 운동부족 등등에 대해 다루면서 아이의 나쁜 습관을 줄이고 건강한 아들로 키우는 양육 지침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사춘기 아들에 대해서 다룬다. 요즘은 사춘기가 일찍 찾아오면서 어쩌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더 심란해지는 것 같다. 이 시기의 아들이 흔히 갖고 있는 고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부, 이성, 반항 등 아이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특히, 이성과 이유 없는 반항 같은 경우 아들에게서 좀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는 것들이다. 성인은 아니지만 성인과 비슷한 생각과 감정을 갖게 되는 이 시기의 아들을 위해 부모가 특히, 이성인 엄마가 할 수 있는 양육 방법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우리 부모들은 자식이 아들인지 딸인지에 따라서 달리 키우시진 않았던 것 같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그런 걸 생각할 여유도 물론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기에 자식을 키우는 방식도 달라져야 할 듯하다. 구별 없이 키웠어도 잘만 컸다는 말도 있음에 불구하고 좀 더 나은 양육과 교육 방식을 택하는 것은 우리 부모들이 자식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한다. 당장 내 아이만을 생각해도 모르고 있던 부분이 많았구나 하는 생각에 아빠인 나도 내 아들에 대해서 좀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것은 아이나 부모 둘 중 하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의 행복을 위한 길이라 생각한다. '아들 키우기 힘들다'라고 한 번쯤 생각해봤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숫자로 배우는 신기한 세상 - 2,000가지가 넘는 신비하고 놀라운 사실들
스티브 마틴 외 지음, 이요안나 외 옮김 / 21세기사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 인류의 역사는 기록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지금까지 우리는 무수히 많은 기록 속에서 살아왔고 앞으로 또 살아갈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문자와 숫자로 기록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구나 기록되지 않은 정보들까지 합한다면 그 양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표현하는 두 가지 방법 중에서 숫자로 이 세상의 놀라운 기록들을 살펴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 있다. 바로 <숫자로 배우는 신기한 세상>이란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은 영화 속에서 더 많이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바로 코미디언이자 영화배우인 스티브 마틴이다. 국내에 알려진 많은 영화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열두 명의 원수들>이란 영화다. 열두 명의 자식들을 키우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그려낸 가족 드라마다. 그런 그를 책의 저자로 만나게 되다니 느낌이 새롭다.

​숫자로 보여주는 기록, 사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기네스북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다루는 것도 기네스북에 버금가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사실들이다. 역사적인 사실을 포함하여 과학적이고 자연관찰적이고 우주적이고 초자연적이고 익스트림한 내용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고대 역사 이야기부터 최근의 일반 상식까지 아우르는 2000가지가 넘는 신기한 사실들은 이 책을 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굳이 첫 장부터 읽어 나갈 필요는 없을 듯하다. 책의 목차를 쭉 훑어보면서 가장 눈에 띄는 재미있는 내용들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유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써진 책이긴 하나 성인이 읽어도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다양한 상식을 재미있고 쉽게 배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겁지 않게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중간중간 쉬면서 가볍게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글로 된 설명을 이해하기 쉽도록 삽입된 삽화들은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 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아 책에 집중하게 만들만하다.

처음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아이를 위해서였다. 아이가 아직은 어려 책을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긴 하다. 하지만,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책에 관심이 많이 생길 듯하다. 아이를 위해서 아빠인 내가 먼저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읽게 되었지만 오히려 내가 더 배우게 된 시간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다. 부모가 되면 자연스레 아이를 위한 책을 많이 접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요즘은 아이들 책에서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배우고 깨닫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부모는 아이와 같이 성장한다는 말이 여기서도 증명이 된 셈이다. 스트레스로 머리가 무겁고 답답할 때 '숫자로 가득한 신기한 세상' 속으로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분 BOOn 6호 - 2014년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 편집부 엮음 /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월간지)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일본의 대중문화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로 유입되기 시작한 때는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았다. 일본의 대중문화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개방되기 시작한 때는 1998년 10월쯤이다. 그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통해 성사된 이래 총 4차에 걸쳐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었다. 그 이전에도 일본의 대중문화를 접하지 못 했던 것은 아니다. 미약하나마 간접적으로 접하고 있었는데 주로 드라마, 만화, 애니매이션 등을 많이 봤던 것 같다. 사실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함에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결과적으로는 양국의 대중문화가 조화롭게 잘 융합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을 우리는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표현하곤 한다. 그만큼 거리상으로는 가장 인접한 해외 나라이면서 과거 역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결코 가까이할 수 없는 그런 관계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역사적 관계에 따라 양국이 해결해야 될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그로 인해 서로의 문화 교류가 억제되거나 기피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든 일본이든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한가지 문제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흑백논리성 인식은 피해야 된다.

앞서 얘기했듯이 지금의 양국의 대중문화는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잘 융합되어 있는 듯하다. 원래부터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역시 문화적 차이는 남아있다. ​ 그 문화적 차이를 좁히고자 양국은 대중들이 서로를 좀 더 쉽고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로의 문화를 연구하고 대중들에게 알린다. RHK의 BOON 역시 그 일환으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듯하다. 이번 6호에서는 시각 문화 측면에서 일본을 바라본 내용이 특집으로 실렸다. 일본의 대중문화와 함께 일본의 예술, 미술을 통해 일본 문화의 오늘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BOON은 RHK 일본 문화콘텐츠 연구소에서 자신 있게 내놓은 일본 대중문화 읽기의 일환으로 올해 초 창간호를 시작으로 격월로 출간되는 잡지다. 잡지라면 보통 패션잡지처럼 큰 잡지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BOON은 마치 보급판처럼 언제 어디서나 펼쳐 볼 수 있도록 손에 꼭 잡히는 크기가 맘에 든다. 편집부에서 정성스럽게 마련하여 BOON에 실린 특집, 연재, 기획 기사들을 통해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일본 대중문화 읽기가 한결 쉽고 편해진 듯하다. 앞으로 계속해서 출간될 BOON을 통해 일본의 대중문화를 속속들이 들여다볼 기회가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