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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몰락 - 이재용(JY) 시대를 생각한다
심정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한 기업이 국가 경제를
책임지는 것이 가능할까? 그것은 물론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만큼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기업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현존하는 세계 유수 기업들이
해당 국가의 경제 발전에 어느 정도 이바지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실례는 멀리 타국에서
찾을 필요 없다. 바로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우뚝 솟아있는 기업인 '삼성'의 현재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삼성 제국'. 해외
언론들은 삼성이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력을 이렇게 표현한다. 대한민국의 자국민으로서 썩 좋게 느껴지는 표현은 아닌 듯하다. 마치 대한민국이라는
한 국가가 삼성이라는 한 기업의 권력 아래 놓여있는 듯한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사는 그 누구도 삼성의 영향력에 벗어난 채
살아가는 사람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만큼 좋든 싫든 삼성이 갖고 있는 파워는 대단하다. 삼성이라는 기업이 갖고 있는 자본력, 기술력 등은
단연 국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이미 그 영향력을 미치기 있다.
2015년. 이번 한 해는
어쩌면 그런 삼성에게 중요한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삼성을 이끌어왔던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삼성전자 재용 부회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면서 차세대 삼성을 이끌어갈 핵심 사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갤럭시는 아이폰을 선두로 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갤럭시의 위상이 예전만큼의 당당함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G2로 급성장한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삼성 스마트폰의 시장을 조금씩 잠식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고가
전략을 바탕으로 전 세계의 사람들을 매료시켰던 갤럭시 스마트폰이지만 역시 G2 중국의 영향은 엄청나다. '중국에서 1위는 전 세계 1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의 내수 시장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 개발업체인 샤오미는 이런 중국의 사정에 밝은 경쟁업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앞으로의 샤오미는 중국 시장에만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다. 그 영향력은 점차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에게 최근 몇
년간은 삼성의 미래를 생각하게 만드는 중차대한 시간이 되었다. 아니, 지금 이 순간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GM은 반세기 가까이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GM은 겨우 그 명색만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난공불락과 같던 기업이 어떻게 지금처럼 몰락할 수
있었을까. 오늘날 이와 같은 현실은 비단 GM에게만 닥친 것이 아니다.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건재했던 유수의 기업들이 파산신청을 하고
도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 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다.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였던 GM, 포드, 크라이슬러, 워크맨의 신화를 주도했던 소니의 몰락이 그 증거들이다.
삼성도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미 삼성도 몰락을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 스마트폰 사업 이후 뚜렷한
신수종 사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삼성을 볼 때면 의문이 확신으로 굳어지는 듯하다.
해외 언론들은 삼성의
3세대 경영권 승계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연, 포스트 삼성 시대를 이끌었던 이건희 회장과 같은 카리스마 있는 경영전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 우려의 목소리는 우리나라 재벌기업의 경영권 승계 구조를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듯해 보인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의 대기업 경영권 승계는 우리나라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단순 경영권 세습이 아닌 준비된 경영자에게 승계가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차세대 삼성의 미래를 걱정하는 두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좋든 싫든 삼성의 영향력 아래에 살아간다. 그렇기에 삼성의 몰락, 위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이라는 기업을 위한 것이 아닌
삼성을 선두로 한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주도하는 산업 경제를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무섭게 따라오고 있는 중국의 경쟁업체들에게 자극을 받고
미래전략을 구상하고 짜임새 있게 추진해야 될 듯하다. 더 이상의 자만은 금물이다. 난공불락의 성 GM의 몰락에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현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