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생각의 기술
박종하 지음 / 김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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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 tvN에서 방영 중인 프로그램 중에 <문제적 남자>란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MC와 더불어 몇몇의 연예인이 패널로 참여해 수학적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들을 푸는 프로그램이다. 쉽게는 난센스 문제부터 고난도의 사고 능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이 나온다. 방송에서 나오는 문제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사실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다. 즉, 정답을 알고 나면 의외로 간단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작 문제만 딱 놓고 보면 알쏭달쏭하다. 그 이유가 멀까.

초등교육을 시작으로 대학교육까지 우리는 많은 시간을 수학이라는 교과목을 공부한다.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2차 방정식, 미분, 적분 등. 지금 생각하면 기억의 저편으로 흘러간 수학 공식들이 즐비하다. 오랜 시간 동안 배운 수학인데 왜 앞서 말한 간단한 문제들을 풀지 못할까. 그 이유는 우리가 수학을 입시 위주의 공부로서만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배운 수학들은 사실 실생활에서는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장롱면허와 다름없다. 하지만, 작금의 시대는 어느 때보다 수학적 사고력이 중요시되는 사회가 도래했다. 모든 분야에 인문학의 중요성이 높아감에 따라 더더욱 융합적 사고력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그에 맞는 인재들이야말로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사람들로 여겨지고 있다.

수학적 사고란 무엇일까. ​수학적 사고라는 말 때문인지 우리가 알고 있는 수학과 연관 지어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배워왔던 수학과는 거리가 멀다. 앞서 얘기했던 예능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문제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학 지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생각을 틀을 달리함에 따라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지식보다는 생각의 힘을 발휘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생각의 힘을 개발하고 키우는데 있어 수학만큼 적합한 도구가 없다. 책에서 논하는 수학적 생각의 기술에 앞서 소개되는 테스트용 문제들이 바로 그것들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금껏 우리가 해오던 생각을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7가지 기법을 소개한다. 어떻게 하면 좀 더 creative 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그 7가지 기법은 다음과 같다.

1. 생각을 확인한다 Why thinking

2. 개념을 생각한다 What thinking

3. 생각을 연결한다 Dual thinking

4.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한다 Indirect thinking

5. 패턴을 생각한다 Pattern thinking

6. 한 단계 위에서 생각한다 Meta thinking

7. 미지의 것을 생각한다 Paradox thinking

각 단계별 thinking 기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면 이렇다. 첫 번째, 어떤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는 단계를 거쳐 오류가 없는지를 검증한다. 두 번째, 그다음 문제의 대상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라는 명제를 통해 자신만의 개념의 정의한다. 대상에 대한 올바른 정의가 이루어진 후에라야 새로운 개념 또한 정립될 수 있다. 세 번째, 앞서 정의한 대상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연결하는 과정이다. 네 번째, 순서를 바꾸거나 뒤집어서 접근한다거나 하는 관점을 달리하여 접근한다. 다섯 번째, 지금까지의 다양한 생각들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패턴이란 문제 해결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여섯 번째, 메타 인지라는 개념을 통해 지금까지의 모든 문제를 한 단계 상위에서 전체를 바라보는 과정이다. 마지막 일곱 번째, 불가능, 답이 될 수 없는 것 즉, 패러독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틀을 깨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하루아침에 수학적 사고 능력을 갖추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듯하다. 그러나 결코 정복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성이라고 할 수도 없을 듯하다. 수학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제는 우리가 수학적 사고 능력을 키워 그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얘기했듯이 고난도의 수학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것이기에 누구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유수의 기업들과 더불어 여러 기업의 입사 면접에 수학적 사고력을 요하는 질문은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그만큼 이제는 천편일률적인 사고보다 다양한 분야에 열린 사고력을 갖고 있는 인재들을 원하는 추세다. 또한, 앞으로 미래 사회는 바로 그 생각의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변화되어 갈 것임에 틀림없다. 이 책이 미래 지향적인 또는 창의적인 생각의 힘을 기를 수 있게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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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최고의 열흘
아데나 할펀 지음, 황소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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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면 누구나 사후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기대감을 갖고 있다. 우주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최첨단의 문명사회를 이룩해낸 인간에게도 여전히 미지의 곳이 바로 죽음 이후의 세계다. 천국 또는 지옥은 어떤 곳일까. 죽음 이후의 삶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만약 천국과 지옥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이생에서의 삶을 결코 헛되게 보내서는 안될 듯하다. 지금까지의 내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 있다.

소설은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인해 이생에서의 삶을 마감하고 천국에 오게 된 천방지축 아가씨의 좌충우돌 천국 입주기를 그려내고 있다. 천국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다. 지상에서 상상했던 모든 것이 현실이 되어 내 삶이 되어버리는 곳이다. 청소도 빨래도 요리도 할 필요가 없으며 생각하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다 가능한 곳이다. 그러나 이 모든 혜택이 주어지기 위해서는 그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급작스러운 사고로 천국에 오게 된 알렉스에게 천국 생활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 입주 테스트가 기다린다. 그것은 바로 '내 생애 최고의 열흘'에 대해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완벽한 천국에서의 삶을 위해 지금까지의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된 주인공 알렉스. 과연 그녀는 지금껏 제멋대로인 삶 속에서 의미 있는 최고의 열흘을 찾아 입주 테스트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내 생애 최고의 열흘>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지만 소설이 전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많은 않다. ​지나온 내 삶을 되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을 그저 그런 재미없는 소설로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 소설을 읽는 내내 키득키득 웃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알렉스의 삶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부족한 것은 가정에서 태어난 천방지축 말괄량이 아가씨라고 해야 될 듯하다. 허나, 심성은 착하다. 그래서 엇나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부족하고 보잘것없던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스스로 개척해나간다. 얄밉지만 싫지 않은 캐릭터가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알렉스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가 제작된다고 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귀엽고 엉뚱한 매력을 지닌 아가씨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에이미 애덤스가 맡았다. 한 아이의 엄마인 그녀에게 이토록 어울리는 배역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소설을 읽는 내내 에이미 애덤스를 떠올리며 읽었을 정도다. 조금은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 소설이 필요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 좋은 느낌으로 행복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소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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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그림책 육아 - 0세부터 6학년까지 생각의 힘을 키우는 그림책 독서법
전은주(꽃님에미) 지음 / 북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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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 중 하나가 엄마, 아빠와 책 읽기가 아닌가 싶다. 영유아부터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기까지 부모들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것 또한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기다. 사실 책 읽기는 어린아이들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들에게도 중요하다. 특히, 부모와 함께 하는 책 읽기는 아이들의 정서 안정에 굉장히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그것의 시작이 바로 영유아기 때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그림책 읽기다. 그렇다면 그림책 읽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방송작가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전업주부가 되면서 10년 넘게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읽기에 집중해온 저자가 후배 엄마, 아빠들을 위해 그림책 읽기에 대한 가이드북을 내놓았다. 좋은 그림책 고르는 방법부터 책 읽는 습관 길들이기, 그림책 읽고 엄마, 아빠와 대화하는 방법 그리고 베스트 그림책까지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다. 단순히 아이들의 그림책을 소개하는 차원이 아니라 엄마로서 아이들과 그림책 읽기 노하우를 공유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림책', '친구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 '이야기가 있는 과학 그림책', '엄마를 위로하는 그림책', '육아의 힌트가 담긴 그림책'등의 테마를 바탕으로 저자만의 특별한 그림책 선별 방법과 아이들과의 이야기하는 힘은 본받을 만하다.

아이들을 위한 책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그림책을 통한 독서법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그림이 글보다 아이들에게 전달이 잘 되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공주 좀 해!", "밥 먹었니?", "늦겠다, 얼른 옷 입어", "TV 그만 보고 얼른 자" 같은 아이들을 향한 엄마, 아빠들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가 그림책을 함께 읽으면서 굳이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하니 과연 그림책의 힘이 아닐 수 없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눔으로써 평소 쉽게 하지 못 했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니 부모와의 유대감은 깊어질 것이다. 단,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책을 통해 아이들을 교육하겠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읽기에 부모의 생각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 듯한 태도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 읽기가 처음인 부모들에게, 아이와 정서적인 유대감 회복을 원하는 부모들에게, 사춘기에 접어들기 전 아이들과 소통을 원하는 부모들에게 그림책 읽기 가이드 북인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여전히 초보 부모인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올바른 그림책 읽기 방법을 터득해 나가려 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이와 부모 모두 올바른 그림책 읽기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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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
조윤제 지음 / 흐름출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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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전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멀까. 스마트 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우리가 원하는 정보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최첨단 21세기 시대에 동시대의 사람도 아닌 옛 현자들이 남긴 고언들을 공부해야 한단 말인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 정확한 이유는 몰라도 고전을 가까이해야 된다는 것은 알고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고전이란 무엇인가. 古 옛 고 典 법 전. 그것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을 뜻한다.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고전이라고 하면 단연 중국 고전들이 아닐까 싶다. 예부터 가까운 이웃나라인 중국은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같은 한자문화권에 속하며 문화적으로 역사학적으로 많은 교류가 있어왔음을 모르는 이는 많지 않다. 그만큼 서양의 다른 고전에 비해 동양 문화권의 중국 고전들이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옴은 당연한 듯싶다.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의 저자는 전 작인 <말공부>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읽고, 또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혜와 통찰이 담겨있는 어록들을 동양고전에서 찾아내 독자들에게 소개했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동양고전을 통해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중국 현인들의 명언과 지혜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각박한 현대인들의 삶의 내면이 보다 풍요롭게 변화하길 기대한다.

우리가 잘 아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들은 모두 인문학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의 혁신은 인문학의 힘을 빌렸다'라고 말하는 스티브 잡스, '인문학이 없었다면 나도 없고 컴퓨터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했던 빌 게이츠의 말은 그들의 일과 삶에 인문학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 기업의 리더들도 인문학의 중요성을 깨닫고 인문학을 접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인문학 열풍이 일어나고 있는 점도 이와 같은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우리가 고전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로 돌아가 보자. 한마디로 말한다면 옛것을 통해 현재를 통찰하고 미래를 내다보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겠다. 2500년 전 사람들의 글과 말이 변함없이 지금껏 읽히고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말 잘하는 방법, 일 잘하는 요령​, 공부 잘하는 방법, 부자가 되기 위한 지혜 등 현대인들이 원하는 삶의 지혜가 그대로 담겨 있다.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법을 찾고 일상에 적용해야 하는지는 각자의 몫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우리들에게 고전을 공부하기 위한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과연 고전 속 말과 글이 내 삶에 어떻게 연관되어 적용시킬 수 있을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난해한 고전을 주제별로 엮어 사람, 일, 삶에 대한 지혜를 선보이고 있는 이 책은 고전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에 안성맞춤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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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클래식 보물창고 35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아영 옮김 / 보물창고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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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의 삶은 진실과 거짓을 점철된 삶을 살아간다. 현대사회 속 우리들의 모습은 개인화가 가속화되고 자기중심적인 가치관과 생활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가지 못하는 사회적인 동물임과 동시에 나 홀로의 삶을 추구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뒤로 감추고 가면을 쓴 채 거짓된 자아를 세상에 드러낸다. 그 속에서 인간에 대한 불신과 공포는 날로 늘어난다.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오사무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인 <인간 실격>은 저자인 다자이 오사무가 내연녀와 함께 자살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완성한 작품으로 더 유명하다. 흔히 사소설이 불리는 그간의 작품들과는 달리 <인간 실격>은 처음으로 남을 위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 쓴 정신적 자서전이라는 평을 받아온 작품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요조의 삶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치 오사무 개인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비슷하다. 이것이 바로 그의 자전적 요소가 짙게 반영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인간 실격>은 내가 처음으로 접하게 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에서 무언가를 느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이었다. 인간 실격이라는 말 자체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존재 자체를 부인하려고 하는 듯한 이 말은 실로 무섭다. 섬뜩하다. 한편 '왜 그래야만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우리의 삶은 모두에게 동일한 가치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인간에게 느끼는 신뢰와 불신과 공포도 각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저자가 <인간 실격>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인간상은 결고 한쪽으로 치우쳐진 모습은 아닌 듯하다. 불신과 공포로 점철된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실로 추구하고자 했던 인간에 대한 신뢰와 긍정의 모습이 어려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어쩌면 이 책은 조금은 우울한 한 인간의 이야기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많은 독자들이 공감하고 오사무 문학의 결정체로 여기는 이유는 다름 아닌 우리들의 모습이 소설 속에 투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을 통한 오사무의 독백은 곧 읽는 독자들의 독백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인류의 기원이 시작된 이래로 끊임없이 계속되어 온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에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안겨준다. 시간이 흘러 40대, 50대가 되었을 때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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