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이의 사춘기가 두렵다 - 십대 아이와 이대로 멀어질까 두려운 부모에게
조덕형 지음 / 경향BP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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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된지 어느덧 13개월이 된 지금, 여전히 내가 부모라는 게 사실 실감이 나진 않는다. 이른 아침 잠들어 있는 아이를 뒤로하고 출근하기 전 지긋이 바라보곤 한다. 아이의 자는 모습은 천사와 같다고 했던가. 입가에 행복한 미소가 아른거리는 걸 보면 나도 부모가 맞긴 한 것 같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선배 부모들 입장에서 보면 햇병아리에 불과한 내가 어쩌다 부모가 되어 미리부터 걱정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내 아이의 사춘기다. 나와 같은 부모 세대나 그 이전의 부모 세대 때와는 달리 요즘은 사춘기가 일찍 찾아온다고 한다. 그래서 항간에는 사춘기를 3.5춘기라고 부르기도 한다니 그 이전 세대들과는 차이가 크긴 한 듯하다. 그런데 요즘의 사춘기는 비단 그 시기만 빠른 것이 아닌 듯하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예전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한다. 무엇이, 어떻게, 왜 다를까? 그렇다면 사춘기 자녀를 대하는 올바른 방법은 무엇일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정도로 아예 방법이 없는 것 아닌 듯하다.

사춘기 자녀를 둔 아빠이자 청소년 아이들의 상담자 역할도 하고 있는 저자가 그동안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중2병. 사춘기를 일컫는 말이다. 요즘 시대의 사춘기의 '끝'을 보여주는 시기가 바로 중학교 2학년이다 보니 붙여진 이름이다. 저자는 그 아이들에게 '중2 킬러'라고 불린다고 한다. 그만큼 사춘기 아이들의 겉과 속을 꿰뚫어 보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그가 부모가 사춘기 자녀를 대하는 자세와 올바른 방법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사춘기 자녀의 일을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상상을 해보곤 한다. 이 책의 저자처럼 오랫동안 아이들을 상담해오면서 쌓인 노하우를 갖고 있지 않은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사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때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아이를 대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떠나서 모든 인간관계에는 상대방과의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그 관계 속에서 차이가 생겨나고 득과 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나와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즉, 부모가 생각하는 기준으로 아이가 '왜 그럴까'를 고민하지 말고 아이의 입장에서 '왜 ​그럴 수밖에 없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랬을 때 부모는 아이와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

육아/양육 둘 다 부모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의무이자 책임이다. 어쩌면 이런 생각이 부모들을 더욱 압박하는지도 모르겠다. '내 아이만큼은..'하는 부모의 마음이 자신도 모르는 새 아이들에게 굴레를 씌우는지도 모르겠다. '부모가 원하는 데로 가 아닌 아이가 원하는 데로 키워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을 위한 자녀교육의 진리가 아닐까 한다. 내 아이의 사춘기 이제는 방관하고 무시하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대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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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다시 사랑하다 - 사랑의 거품이 빠진 사람들을 위한 관계 테라피
린다 캐럴 지음, 정미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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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 중 하나는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는 일일 것이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오던 남녀가 한순간 사랑에 빠지는 것은 인류의 오랜 역사를 살펴봤을때 그리고 미래를 내다봤을때도 설명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법칙이다. 온 세상을 다 갖은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결과가 결혼이다. 물론, 결혼이라는 것 자체가 사랑의 종착역은 아니다. 반대로 사랑의 환상이 깨지며 불행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이 사랑에 빠지는 거라 하지만 처음 느꼈던 그 감정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사랑이라는 눈꺼풀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사소했던 상대방의 말과 행동이 하나씩 눈에 보이며 사랑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다. <부부, 다시 사랑하다>는 사랑의 거품이 빠지는 단계를 거치는 모든 커플들을 위한 관계 개선 처방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동안 몰랐던 자신과 상대방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되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게 되며 제 2의 관계를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저자인 린다 캐럴은 오랫동안 커플 상담치료사로 일해오며 수많은 커플들의 관계 개선을 도와주고 있다. 다양한 커플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쌓인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 커플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지금의 관계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 시킬 수 있는지 그럼으로서 서로를 조금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 이야기한다.


저자에 의하면 모든 커플은 결합, 의심과 부정, 환멸, 결단, 진심을 다하는 사랑 이렇게 사랑의 다섯단계를 거친다.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혼을 하게 되는 결합단계, 부부가 된 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식 사랑의 감정이 식어가며 발생하는 의심과 부정단계,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갈등이 심화되며 힘겨루기가 시작되는 환멸단계, 앞으로 계속해서 미래를 함께 할 수 있는지 서로의 행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하게되는 결단단계 마지막으로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며 변화를 받아들이며 행복을 추구하는 진심을 다하는 사랑단계.


결혼을 했거나 현재 사귀는 사람이 있는 사람들에겐 아마도 앞서 말한 사랑의 다섯단계는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이미 경험한 사람도 물론 있을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오랜 시간 각자의 삶을 살아온 두 남녀가 만나 같이 생활한다는것은 많은 갈등을 야기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사소하지만 한 두가지씩은 있게 마련이다.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이 상대방이 내 기준이 미치지 못하다고 비난하지 않는 것인것 같다. 사실 쉽지는 않은것 같다. 하지만, 노력해야 할 점인것만은 분명하다. 그 사람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오래도록 같이 가고 싶다면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의 내 결혼 생활은 어느 단계와 와있나 점검해보는 시간이 된 것 같다. 부부 관계에 대해서 사실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된것 같다.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이나 결혼 생활에 위기가 찾아온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사랑의 거품이 빠진 사람드을 위한 관계 테라피'라는 책의 부제에 맞게 자신의 현 위치를 돌아보고 앞으로를 계획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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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 서른 살 빈털터리 대학원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공부법 25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효진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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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이 말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그만큼 독서의 중요성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독서를 좋아하고 꾸준히 하는 것은 아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각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독서에 흥미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사람들에게 독서의 필요성을 강요하는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독서를 원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도 아니다. 저자 자신이 독서를 통해 삶의 변화를 경험했고 그를 통해 왜 독서가 우리의 인생에서 중요한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저자를 알지 못 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전 저자의 소개를 읽어봤더니 일본 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꽤 유명한 도쿄대 교수라고 한다. 그런 그가 피력하는 독서의 중요성 먼가 달라도 다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떤 위대한 가르침이 담겨 있을 듯 책 제목부터가 이목을 끌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인 다카시 교수가 말하는 포인트는 사실 우리가 그동안 알지 못 했던 독서에 대한 비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한 번쯤 생각해봤고 들어봤음직한 내용들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독서에 대한 자기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고 이렇게 책에 대한 후기도 남기는 나도 사실은 몇 년 전만 해도 독서와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 중 한 명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한때는 소설책에 빠졌던 기억도 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책과 거리가 멀어졌던 것 같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렇게 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책 읽기가 습관이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참 우연한 계기였다. 때마침 하던 프로젝트가 종결이 되었고 시간이 평소보다 많이 남게 되었던 그때같이 일하는 동료분께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추천해준 게 계기가 되었다. 너무 재미있다는 얘기에 읽기 시작했고 시간도 많고 이왕 책 읽기, 독서를 시작했으니 1년에 50권 읽기를 목표로 삼게 되었다. 그 후 그냥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었다. 출퇴근을 하는 도중에, 회사에서 일을 하는 도중 잠깐 쉬는 시간에, 잠들기 전에 그렇게 책을 읽었던 게 어느새 독서하는 습관이 된듯하다.


평소 독서를 꾸준히 하지 않는 사람들이 새삼 책을 읽으려고 할 때 가장 두려워하는 점이 있다면 바로 어떤 책으로 시작해야 될까라는 점이다. 목표를 세웠으니 거창하진 않더라도 나한테 도움이 되는 책을 읽고 싶은데 적당한 책을 고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중도에 포기를 하게 될까 시작부터 우려하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독서란 내 취향에 맞춰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이다. 그게 소설책이든, 전공서적이든, 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책이든, 만화책이든, 잡지책이든 중요하지 않다. 첫걸음이 중요한 것 같다. 책을 읽는 것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 그런 책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그 후엔 자신도 모르게 어떤 종류의 책을 읽어야 할지 선택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독서는 나를 성장하게 하고 어떤 삶의 위기에도 넘어지지 않게 붙잡아 주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정치인, 기업인, 지식인 등 그런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들의 삶에 독서가 빠진 적은 결코 없었다. 그들의 지금의 위치를 만든 건 그들이 갖고 있던 책 읽는 습관이었다. 현재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필수조건 그것은 바로 독서다. 그런 의미에서 다카시 교수의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이 책은 독서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일깨워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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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메뉴 고르기도 어려운 사람들 - 선택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법
배리 슈워츠 지음, 김고명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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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의 출근 시간은 일반적인 다른 회사에 비해 조금 이른 편이다. 오전 8시까지 출근하기 위해 이른 아침 일어나서 부랴부랴 출근해 사무실에 도착한다. 그렇게 정신없이 오전 시간을 보내고 나면 평소보다 점심시간이 더 기다려진다.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회사 동료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간다. 그때부터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짧지만 긴박한 결정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 바로 점심 메뉴를 고르는 일이다. 사무실이 밀접해 있는 여의도 증권가 주변에 식당이 즐비하다. 그만큼 먹을 수 있는 음식 메뉴가 다양하다. 각자 입맛에 맞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왜 그럴까.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과 같은 선택처럼 우리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집에서와 회사에서는 물론, 쇼핑을 갔을 때도 야외로 놀러 갔을 때도 우리가 있는 곳 어디서나 선택을 한다. 자발적인 선택도 있고 강요받은 선택도 있다. 단지, 우리는 그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갈 뿐이다. 21세기 최첨단의 사회를 살면서 우리네 삶은 더욱 편리해지고 풍요로워졌다. 점점 더 자동화되어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도 여전히 선택의 갈림길에 노여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해 보인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음에도 현대인들은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고통스러워한다. 넓은 선택의 폭이 주는 무한 자유의 모순이다.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를 아쉬워하고 내 선택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판단한다. 스스로의 결정에 대해서 자신을 갖지 못한다. 미련과 불안감으로 선택에 따른 만족감을 떨어트린다. 결정 장애.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믿고 미련과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선택과 집중. 이것은 내 좌우명이기도 하다. 우리의 선택에 따른 미련과 불안감을 잠식시켜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선택에 집중하는 것이다. 자신의 선택에 집중하는 것은 나머지를 선택하지 못한 아쉬움을 떨쳐 버리고 오로지 한 가지에 자신의 노력을 쏟는다는 의미다. 비단 점심 메뉴를 고르는 아주 사소한 일에서부터 중요한 업무상 일처리서도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만큼 최상의 결과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한 노력에 따른 결과가 미흡하거나 생각했던 만큼의 기대치가 나오지 않더라도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있다. 그것은 후회를 남기지 않을 만큼 과정에 충실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떤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점심 메뉴를 고르는 등 사소한 일까지 선택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 자체가 너무 웃긴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면 그 사소한 행동 하나에 자신의 삶이 좌지우지되곤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선택에 따른 스트레스 덜 받는 11가지 방법이 자신에게 모두 잘 맞는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본인 스스로의 노력과 의식에 달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민에 따른 미련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긍정적인 생각이 아닐까 싶다. 내 선택에 만족하는 긍정적인 마인드. 이것이 우리가 점심 메뉴 하나 고르지 못하며 받는 스트레스로부터 해방시켜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점심 메뉴는 내가 먼저 나서서 정해보는 건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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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여행
미우라 시온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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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현실에 절망하고 좌절을 경험한다. 그 순간 사람들은 둘 중 하나의 선택을 해야 하는 갈림길에 놓이기 된다. 지금의 현실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극복하느냐 아니면 극단적인 선택으로 삶을 포기하느냐. 죽음이란 양면의 칼날과 같다. 끝을 나타냄과 동시에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죽음의 문턱에 다다라서 새롭게 살아야 할 이유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마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듯한 책 표지가 인상적인 미우라 시온의 <천국 여행>은 제각기 사연을 갖고 있는 죽음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결코 낯설게 느껴지지 않으며 부정적이거나 음습한 기분이 든다거나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삶을 느끼고 희망을 느끼고 깜깜한 어둠을 지나 밝은 빛을 향해 나아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들의 향연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릴 듯하다.

가족과 회사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중년의 가장이 자살하기 위해 찾은 나무의 바다. 그곳에 만난 낯선 청년과 우연찮게 같이 자살하기 위해 가장 적당한 장소를 찾기 위한 자살여행을 하게 된다. 그러는 중에 서로 숨겨두었던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고 어느새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결심을 하게 되고 청년이 준비한 수면제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잠든다. 하지만, 그 다음날 두통을 동반한 숙취와 함께 일어나게 되는 그는 비로소 깨닫게 된다. 자신과 함께 했던 청년이 자신을 살리기 위해 나무의 바다에서 길 잃은 자신을 이끌었다는 것을. 자신이 새롭게 살아가기를 바랐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미우라 시온의 <천국 여행>에는 총 7편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단편들이 담겨 있다. 그중에서 가장 공감을 했던 이야기는 중년 가장의 외로운 자살 이야기를 <나무의 바다>편이다. 동병상련이란 이런 것일까. 나 또한 아내와 아이를 둔 가장이기에 쉽게 흘려보낼 수 없는 이야기로 다가온 듯하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단편 속 주인공과 같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한 번쯤은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그 나이쯤 되었을 때의 삶의 모습을 어떠할까 하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다. 행복이든 불행이든 좌절이든 희망이든 그 무엇을 떠나서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삶이란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받아들일 때 진정 자신이 나아갈 길을 알 수 있다. 미우라 시온은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결코 죽음 자체를 미화하지는 않는다. 또한, 삶 또한 그렇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마치 현재 우리들의 모습을 이야기하듯이. 담담하게. 그래서일까. 그녀의 글은 공감을 자아낸다. 그리고 희망을 느끼게 해준다. 그녀의 글처럼 그저 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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